심플 플랜

김필송2009.08.22
조회305

 

 

 

 

저자 : 스콧 스미스(Scott Smith)

출판사 : 도서출판 비채

531쪽 / 2009.3.23 / ISBN 89-92036-83-2 03840

 

"그날...우리 눈앞의 행운은 너무 엄청났고 우리가 저지른 일은 너무나 사소해 보였다."

1. 여기 4백40만 달러를 실은 채 추락한 비행기가 있어

2. 조종사는 죽었고 그 돈을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3. 돈을 챙겨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가지고 있다가

4. 잠잠해질 때쯤, 삼등분하여 멀리 튀는 거야!          

 단순하고 완벽한 계획! 그러나 미세한 균열만으로 신뢰는 쉽게 무너진다!

 

 

 

악하기 때문에 악을 선택하는 사람은 없다.

단지 선을 추구하고 행복을 찾다가 그렇게 될 뿐이다.

매리 월스톤크래프트 

 

 

마지막으로 읽었던 소설이 무엇이었나..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어렴풋하게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만큼 소설은 내가 선호하는 분야는 아니다. 선호하지 않는다고 하여 싫어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최근 몇 년간의 생활에 있어서 느긋하게 앉아 소설을 볼 만큼의 여유가 나에게는 없었기 때문일지다. 그래서인지 500여 페이지가 넘는 분량에서부터 나는 지레 겁을 먹고 있었다. 거기다가 장편, 스릴러 소설이라니... 만약 나에게 결정권이 주어졌더라면 단언컨데 나 스스로 이 책을 선택하였을리가 없다. 하지만 도서 서포터즈 모임에서 만나서 서로의 책을 교환하면서 받게 된 책인지라, 나에게 책을 건낸 이에 대한 예의차원에서라도 나는 이 책을 다 읽어야만 했다.

 

몇 년만의 나의 첫 스릴러 소설의 도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래도 한여름이라서 스릴러가 왠지 잘 어울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스콧 스미스의 첫 데뷔작인 이 책은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에 오를정도로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샘 레이미 감독의 심플플랜>

 

토요일 오전 잠깐 시간을 내어 조금 읽어둬야겠다고 생각하고 책을 잡은 이후, 이 책이 나의 주말을 완전히 망쳐(?)버렸다. (물론 장마전선으로 인하여 주말내내 비가 오기는 했지만..) 오랫동안 소설류를 읽지 않았던 탓인지 아니면 너무나 긴장감 있어서인지 500여 페이지가 되는 책을 단박에 읽어 내려가느라 주말동안에 계획하였던 모든 일정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혹시 이 글을 읽다보면 스릴러물이기에 '줄거리를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드러나지는 않을까' 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실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심플플랜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서스펜스물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책 제목에서 말해주듯이 처음에는 아주 간단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 간단한 계획이 인간의 심리와 그로인한 신뢰의 균열로 인하여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천사와 악마>  <파이트클럽>  <식스센스>  <프라이멀 피어> <유주얼서스펙트>

 

 반전영화를 좋아하는가? '프라이멀 피어'라는 영화를 처음 접하고 난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았다. 반전이 있다는 것조차도 모르고 본 영화였기에 그 충격이 더 했을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도 난 화려한 볼꺼리가 있는 영화보다는 뭔가 반전이 존재하거나, 혹은 반전이 아니더라도 결말을 다양하게 해석내릴 수 있는 영화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프라이멀 피어에서 유주얼서스펙트..파이트클럽, 식스센스, 그리고 최근에 본 천사와악마.

수없이 많은 반전영화를 보았지만 몇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이정도가 기억에 남을듯 싶다. (물론 천사와악마는 오로지 '최근에 보았기 때문에'라는 단서를 붙이고 싶다.)

 

 

심플플랜은 서스펜스 스릴러물이기는 하지만 사람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만큼 충격적인 반전으로 엮어진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심플플랜이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 이유는 (물론 뉴욕타임즈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면 내가 뉴욕타임즈와 같은 생각이었던지 말이다..) 바로 '실제감'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실제감'이란 책의 내용이 사실성 있음을 뜻하는 현실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심리에 기반을 둔 표현이라고 말하고 싶다.(배운 것이 미천하여 표현하고자 하는 적절한 단어를 적지 못함이 한탄스럽기만 하다. 인터넷이라는 문명의 도구도 사용하여 보았으나 30여분을 뒤적여도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하여, 그냥 '실제감'이라고 표현했음을 부언해둔다. 소설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고언을 부탁드린다.)

 

심플플랜은 기막힌 반전이나 엄청난 사건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닌, 인간의 심리를 바탕으로 하여 신뢰의 균열에서 생긴 아주 조그마한 실금이, 사건을 주체할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들어 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바탕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나도 어쩔 수 없었어", "처음에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대학교 새내기 시절에 들었던 이야기가 기억난다. 어떤 유명인사의 강연이었는데 강연자 왈, 우리가 착각하며 살고 있는 것이 있다고 그랬다. 그것은 우리가 인생에서의 성공이 어떠한 엄청난 사건이나 굉장한 노력에서 기반한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생에서의 성공은 로또복권 당첨과 같은 엄청난 사건을 기반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의 조그마한 선택으로부터 기인된, 일종의 나비효과이다.

 

 

심플플랜은 이러한 점에서 몸서리칠만큼 빼어난 실제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책에 표현된 상황들...그리고 그 상황이 엄청난 결과를 향하여, 거스를 수 없는 그러면서도 아주 자연스러운 양 흘러가는 것을  보고 있다보면 그것이 흡사 우리의 인생과도 같은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이 책은 장편소설이지만, 정작 소설로서 읽히지가 않았다고 말한다면

난 이 책을 너무 오독한 것일까?

 

 

 

어찌할 수 없음. 그 어찌할 수 없음에 빠져들지 않기위해,

아니..어쩌면 이미 빠져들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벗어나기 위해

난 무엇을 어찌하여야 하는가?

 

 

개인 삶의 선택에 있어서의 나비효과. 심플플랜. 

 

 

 

 

 

□ Book Review

쉽게 읽어내버릴 스릴러물일 수도 있을테지만, 우리 삶의 매 순간도 선택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 조그마한 선택이 훗날 돌이켜봤을 때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에 그 선택의 중요성을 느껴 본 사람이라면,,, 이 소설이 주는 쾌감과 전율은 여타 소설에 비견될 수 없을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