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어느 날 장애인이 내 앞에 나타나 한평생 함께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소. 내 마음을 흔든 오직 한 사람, 그 사람이 장애인일 줄이야.
내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한 그날을 당신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겠지요. 서울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팔각정을 향해 남산을 힘겹게 오르던 당신에게 청혼했었지요. 결혼하자고…. 당신의 눈에 흥건히 고이던 눈물이 넘쳐 나와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렸지요.
그리고 난 당신을 아내로 맞아 27년 동안을 하루같이 살아왔잖소.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난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 한마디 못했네요. 분명히 사랑했는데…, 왜 그랬을까?
유달리 토마토만 먹으면 꾸역꾸역 토해내던 당신은 우리에게 허락하신 신의 특별한 선물을 내게 안겨주었지요. 우리 첫아이가 태어났을 때, 당신은 아이의 다리부터 만져 보았다고 했던가? 장애의 아픔을 우리 아들에게까지 물려질까 두려워서 그랬다면서요.
허허, 그래서 그런가? 우리 아이들 모두 내편이 아니라 당신 편이잖소. 그래도 난 하나도 섭섭하지 않소. 아무리 우리 아이들이 당신 편이라 해도 당신은 언제나 내편이잖소. 내가 무슨 말을 하든지, 또 무슨 짓을 하든지 다 받아주고 들어주는 당신의 그 넉넉함은 아직 난 어느 누구에게도 느껴보지 못했구려.
반달 치 봉급 죄다 날리고 노심초사하다, 죽은 목숨 살려 달라는 심정으로 조아리는 내게 웃음 한 번 던지고 그냥 용서하던 당신.
나중에 왜 그리 쉽게 용서했느냐고 물었을 때 당신은 이런 대답만 했지.
“당신을 믿으니까.”
둘째를 낳으면서 수술이 잘못돼 생사가 불투명할 때 난 간절하게 기도했었소. 꼭 살려 달라고, 죽으면 안 된다고, 아직 가족을 위해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그래서 지금 죽으면 안 된다고….
오갈 데 없는 우리 어머니, 걷지도 못하는 우리 어머니, 정신도 없으신 우리 어머니를 당신은 흔쾌히 모셔 와서 모든 걸 접고 매달려 봉양했던 당신. 어머니 목욕 시켜드리다 그 풍만하던 가슴이 이제 다 줄었다면서 훌쩍거리던 당신.
어머니는 그즈음 거의 매일 자신의 변을 손으로, 입으로, 벽으로, 침대로, 온 방에 칠하며 난장판을 벌이곤 했지요. 문만 열면 악취가 나서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는 내게 당신은 매섭게 노려보며 쏘아붙였지요.
“차라리 나가요. 이제 어머니 방에 들어오지 말아요.”
그리고 어머니께 돌아서며 혼자 중얼거렸지요.
“어머니, 아들이 참 한심하지요?”
그러나 우리 어머니는 그렇게 그냥 가시지 않고 돌아가시기 한 달 전에 정신이 돌아왔잖소. 한결 맑아지신 어머니가 당신의 손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고맙데이” “니 고생 참 마이 했데이”
하시면서 눈시울을 붉히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소.
그리고 한 달 후 어머니는 당신 손과 내 손을 잡으신 채로 먼 여행을 떠나셨고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어느 날 무심코 야쿠르트를 쟁반에 받쳐 들고 어머니 방문 앞에서 “어머니” 부르며 문을 열다가 그 자리에 서서 하염없이 울던 당신을 기억하고 있소. 당신이 우리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했으면 그렇게….
당신이 우리 어머니를 그처럼 잘 챙겨줘서 너무 고맙소. 이제 내가 당신에게 할 수 있는 보답이 뭔지 알 것 같소. 앞으로 당신에게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지금도 당신에게 미안한 건, 당신을 위해 모든 걸 다 해 주고 싶은데 내가 줄 것이라곤 마음밖에 없어서 정말 미안하오. 내 진실한 마음만이라도 받아주시면 안될까.
중국에서 몇 만 원짜리 ‘짝퉁’ 롤렉스시계 하나 사준 지가 언젠데 아직도 차고 다니며 남편이 사준 ‘진짜’ 롤렉스시계라며 자랑하고 다니는 당신에게 진짜 롤렉스시계는 아니더라도, 다음 달에 우리 딸이 귀국하면 우리 아이들과 함께 당신이 무척 가고 싶어 하는 야구장에 가서 당신이 좋아하는 생선초밥이나 나눌 작정이오.
내가 혼자일 때 참을 수 없을 만큼 그리워지는 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당신일 거요. 가장 소중한 것을 꼭 건네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도 바로 당신일 거요.
만일에 당신이 먼저 천국엘 가게 된다면 내가 거기 문 앞까지 데려다 주리다. 당신 혼자 어떻게 목발 한 짝 짚고 그 먼 길을 갈 수 있겠소?
그리고 하나님께 부탁할거요. 우리 다시 태어날 때는 역할을 좀 바꿔 달라고…. 그땐 내가 목발을 대신 짚고 다니고 당신은 훨훨 좀 뛰어다닐 수 있게 해 달라고…. 그땐 당신이 나를 좀 부축해 주셔야겠네.
부디 오래 사시게…, 나와 함께 오래오래….
끝으로 서툰 영어로 내 마음을 표현해 보내겠네. 받아주시게.
I'll be there for you whenever you need me. And If you want, I will be long to stay with you. Because you are always in my heart.
난 당신이 나를 필요로 할 땐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하겠소. 그리고 난 당신이 원한다면 오래도록 당신 곁에 머물겠소. 당신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으니까.
- 정말 이런 인연이 있을까...생각이 들정도로...두분은 천생연분 같습니다...마치 멜로영화에 나올법한 예기입니다..
누군가 자신을 믿음의 눈으로 보아주며, 따라준다면 그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이길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을수 있을거 같습니다.
어느 남편의 思婦曲(사부곡)
초록봉사대 홈피에서 감동적인
글이 있어 허락없이 퍼왔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생각하며
사랑의 마음을 담으며 써낸 글입니다..
- 어느 남편의 思婦曲(사부곡)
정말이지,
어느 날 장애인이 내 앞에 나타나 한평생 함께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소.
내 마음을 흔든 오직 한 사람, 그 사람이 장애인일 줄이야.
내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한 그날을 당신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겠지요.
서울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팔각정을 향해 남산을 힘겹게 오르던 당신에게
청혼했었지요. 결혼하자고….
당신의 눈에 흥건히 고이던 눈물이 넘쳐 나와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렸지요.
그리고 난 당신을 아내로 맞아 27년 동안을 하루같이 살아왔잖소.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난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 한마디 못했네요.
분명히 사랑했는데…, 왜 그랬을까?
유달리 토마토만 먹으면 꾸역꾸역 토해내던 당신은 우리에게 허락하신
신의 특별한 선물을 내게 안겨주었지요.
우리 첫아이가 태어났을 때, 당신은 아이의 다리부터 만져 보았다고 했던가?
장애의 아픔을 우리 아들에게까지 물려질까 두려워서 그랬다면서요.
허허, 그래서 그런가? 우리 아이들 모두 내편이 아니라 당신 편이잖소.
그래도 난 하나도 섭섭하지 않소.
아무리 우리 아이들이 당신 편이라 해도 당신은 언제나 내편이잖소.
내가 무슨 말을 하든지, 또 무슨 짓을 하든지 다 받아주고 들어주는 당신의 그 넉넉함은
아직 난 어느 누구에게도 느껴보지 못했구려.
반달 치 봉급 죄다 날리고 노심초사하다,
죽은 목숨 살려 달라는 심정으로 조아리는 내게
웃음 한 번 던지고 그냥 용서하던 당신.
나중에 왜 그리 쉽게 용서했느냐고 물었을 때 당신은 이런 대답만 했지.
“당신을 믿으니까.”
둘째를 낳으면서 수술이 잘못돼 생사가 불투명할 때 난 간절하게 기도했었소.
꼭 살려 달라고, 죽으면 안 된다고, 아직 가족을 위해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그래서 지금 죽으면 안 된다고….
오갈 데 없는 우리 어머니, 걷지도 못하는 우리 어머니, 정신도 없으신 우리 어머니를
당신은 흔쾌히 모셔 와서 모든 걸 접고 매달려 봉양했던 당신.
어머니 목욕 시켜드리다 그 풍만하던 가슴이 이제 다 줄었다면서 훌쩍거리던 당신.
어머니는 그즈음 거의 매일 자신의 변을 손으로, 입으로, 벽으로, 침대로,
온 방에 칠하며 난장판을 벌이곤 했지요.
문만 열면 악취가 나서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는 내게
당신은 매섭게 노려보며 쏘아붙였지요.
“차라리 나가요. 이제 어머니 방에 들어오지 말아요.”
그리고 어머니께 돌아서며 혼자 중얼거렸지요.
“어머니, 아들이 참 한심하지요?”
그러나 우리 어머니는 그렇게 그냥 가시지 않고
돌아가시기 한 달 전에 정신이 돌아왔잖소.
한결 맑아지신 어머니가 당신의 손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고맙데이” “니 고생 참 마이 했데이”
하시면서 눈시울을 붉히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소.
그리고 한 달 후 어머니는 당신 손과 내 손을 잡으신 채로 먼 여행을 떠나셨고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어느 날 무심코 야쿠르트를 쟁반에 받쳐 들고 어머니 방문 앞에서
“어머니” 부르며 문을 열다가 그 자리에 서서 하염없이 울던 당신을 기억하고 있소.
당신이 우리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했으면 그렇게….
당신이 우리 어머니를 그처럼 잘 챙겨줘서 너무 고맙소.
이제 내가 당신에게 할 수 있는 보답이 뭔지 알 것 같소.
앞으로 당신에게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지금도 당신에게 미안한 건,
당신을 위해 모든 걸 다 해 주고 싶은데 내가 줄 것이라곤 마음밖에 없어서
정말 미안하오.
내 진실한 마음만이라도 받아주시면 안될까.
중국에서 몇 만 원짜리 ‘짝퉁’ 롤렉스시계 하나 사준 지가 언젠데 아직도 차고 다니며
남편이 사준 ‘진짜’ 롤렉스시계라며 자랑하고 다니는 당신에게 진짜 롤렉스시계는 아니더라도, 다음 달에 우리 딸이 귀국하면 우리 아이들과 함께 당신이 무척 가고 싶어 하는 야구장에 가서 당신이 좋아하는 생선초밥이나 나눌 작정이오.
내가 혼자일 때 참을 수 없을 만큼 그리워지는 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당신일 거요.
가장 소중한 것을 꼭 건네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도 바로 당신일 거요.
만일에 당신이 먼저 천국엘 가게 된다면 내가 거기 문 앞까지 데려다 주리다.
당신 혼자 어떻게 목발 한 짝 짚고 그 먼 길을 갈 수 있겠소?
그리고 하나님께 부탁할거요.
우리 다시 태어날 때는 역할을 좀 바꿔 달라고….
그땐 내가 목발을 대신 짚고 다니고 당신은 훨훨 좀 뛰어다닐 수 있게 해 달라고….
그땐 당신이 나를 좀 부축해 주셔야겠네.
부디 오래 사시게…, 나와 함께 오래오래….
끝으로 서툰 영어로 내 마음을 표현해 보내겠네. 받아주시게.
I'll be there for you whenever you need me.
And If you want, I will be long to stay with you.
Because you are always in my heart.
난 당신이 나를 필요로 할 땐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하겠소.
그리고 난 당신이 원한다면 오래도록 당신 곁에 머물겠소.
당신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으니까.
- 정말 이런 인연이 있을까...생각이 들정도로...두분은 천생연분 같습니다...마치 멜로영화에 나올법한 예기입니다..
누군가 자신을 믿음의 눈으로 보아주며, 따라준다면 그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이길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을수 있을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