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낮잠에 빠져있던 오후 두 시, 전화벨이 울렸다. 난 거실 소파에 누워 자고 있었고, 전화기는 내 방 책상 위에서 충전 중이었다. 잠은 깼지만, 눈이 떠지지 않았다. 비몽사몽... 정신을 차리고 전화를 받으러 갈 것인가, 그냥 이 단잠을 더 자고 나중에 전화를 걸 것인가.. 달콤한 유혹... 순간, 어쩌면 이력서를 낸 회사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전화기를 향해 뛰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대했던 전화는 아니었다. 반갑지도 않고, 반갑지 않지도 않은..오나마나한 그녀의 전화, 전화기 속 목소리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동창, L이었다. "뭐해? 나와..내가 팥빙수 사 줄께"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온 몸이 땀범벅이었다. 백수 주제에 에어컨을 켜고 잘 수가 없어 그냥 수건 한 장 찬물에 적셔 목에 감고 잤더니, 온 몸이 물 범벅에 땀범벅이었다. "팥빙수? 어디에서 사 줄 건데? 나..유기농 팥 아니면 안 먹는 거 알지?? "무슨 남자가 그렇게 구체적이냐? 빨리 나와~" "근데 나...좀 씼어야 되는데.." "야, 니가 언제부터 씻고 다녔다고 그래? 그냥 모자 하나 눌러 쓰고 나와" "알았어..." "일단..김밥 집 앞에 P사진관으로 와..이유는 묻지 말고.." "P사진관에 도착하자 그녀는 증명사진을 찍고 있었다. 취직이 되어 사원 증을 만들 사진이라며, 팥빙수도 취직 턱이라고 했다. 그녀는 사진사 아저씨가 활짝 웃으라고 해도, 몇 번이나 입 꼬리만 어색하게 올렸다. "야, 내가 축하선물로 한우 쏠께~~" 한우..라는 말에 그녀가 활짝 웃었다. 사진이 찍힌 후 내가 다시 말했다. "나도 취직하면..취직해서 사원증 사진 찍으러 오면..그 날..쏠께.." 오늘따라 그녀 앞에서 자꾸만 작아지는 것 같아서, 어디론가 숨고 싶었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어깨를 활짝 펴라고, 당신에게도 기회는 꼭 올 거라고...
괴정동 P사진관, 그 세번째 이야기
한참 낮잠에 빠져있던 오후 두 시, 전화벨이 울렸다.
난 거실 소파에 누워 자고 있었고,
전화기는 내 방 책상 위에서 충전 중이었다.
잠은 깼지만, 눈이 떠지지 않았다.
비몽사몽...
정신을 차리고 전화를 받으러 갈 것인가,
그냥 이 단잠을 더 자고 나중에 전화를 걸 것인가..
달콤한 유혹...
순간, 어쩌면 이력서를 낸 회사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전화기를 향해 뛰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대했던 전화는 아니었다.
반갑지도 않고, 반갑지 않지도 않은..오나마나한 그녀의 전화,
전화기 속 목소리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동창, L이었다.
"뭐해? 나와..내가 팥빙수 사 줄께"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온 몸이 땀범벅이었다.
백수 주제에 에어컨을 켜고 잘 수가 없어
그냥 수건 한 장 찬물에 적셔 목에 감고 잤더니,
온 몸이 물 범벅에 땀범벅이었다.
"팥빙수? 어디에서 사 줄 건데? 나..유기농 팥 아니면 안 먹는 거 알지??
"무슨 남자가 그렇게 구체적이냐? 빨리 나와~"
"근데 나...좀 씼어야 되는데.."
"야, 니가 언제부터 씻고 다녔다고 그래? 그냥 모자 하나 눌러 쓰고 나와"
"알았어..."
"일단..김밥 집 앞에 P사진관으로 와..이유는 묻지 말고.."
"P사진관에 도착하자 그녀는 증명사진을 찍고 있었다.
취직이 되어 사원 증을 만들 사진이라며, 팥빙수도 취직 턱이라고 했다.
그녀는 사진사 아저씨가 활짝 웃으라고 해도,
몇 번이나 입 꼬리만 어색하게 올렸다.
"야, 내가 축하선물로 한우 쏠께~~"
한우..라는 말에 그녀가 활짝 웃었다.
사진이 찍힌 후 내가 다시 말했다.
"나도 취직하면..취직해서 사원증 사진 찍으러 오면..그 날..쏠께.."
오늘따라 그녀 앞에서 자꾸만 작아지는 것 같아서, 어디론가 숨고 싶었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어깨를 활짝 펴라고,
당신에게도 기회는 꼭 올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