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싫어졌습니다.

이시내2009.08.27
조회182
어느날 갑자기 싫어졌습니다.

 

 

He say...

 

떨어져 있기 싫다며,

1박 2일 답사도 가지 말라던 그녀가

갑자기,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합니다.

 

점심시간,

급한 일이 생겨 내가 그녀와 점심을 먹지 못하면

혼자서는 밥도 못 먹어 하루 종일 쫄쫄 굶던 그녀가

갑자기, 혼자 밥 먹는게 편하다 합니다.

 

영화를 볼 때면 주인공의 대사를 들을 수도 없을만큼,

내 귀에 바짝 붙어 종알거리던 그녀가

갑자기, 영화는 혼자 보는게 좋다 합니다.

 

우리가 만난지 30개월,

카페에 가면, 그녀가 내 옆자리에 앉은건 29개월.

그러던 그녀가 내 옆이 아니라, 내 앞에 앉은지는 1개월.

 

그 한달 사이에 그녀를 지켜주던 내가

갑자기.. 그녀를 가두는 철창이 되었다 합니다.

 

내가 있어야 안심이 된다던 반쪽짜리 그녀가,

갑자기.. 혼자형 인간이 되었다 합니다.

 

그녀가 같이 해 달라 하였고

그래서 내가 함께 해준 모든 행동이,

갑자기..

헤어지는 이유가 됩니다.

 

나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였는데..

그녀는 지금

그냥 혼자있고 싶다는 자기의 말을

내가, 믿을 거라 생각하나 봅니다.

 

 

 

 

 

She say...

 

나는

그 사람이 바쁘다 하면

같이 밥 먹을 사람 하나 없고

 

주머니 없는 옷을 입으면

내 손들을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가 아니면 아무도

내게 메세지를 보내지 않습니다.

 

한 달 전, 그가 잠시 서울을 떠났을 때

나는, 그가 돌아올 날만 기다리며

내내 방 안에만 있었어요.

 

꼼짝 않고 웅크린 채 달력을 보며

'아, 드디어 내일이면 오는구나.'

 

그 순간,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나는 권태에 빠진 뚱뚱한 고양이였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나의 다정한 주인님.

 

놀랍게도 그 때부터

그 사람이 꼴도 보기 싫어졌어요.

웃는게 싫고, 목소리가 싫고,

내 몸에 닿는 것도 싫고.

 

그저 변덕인가 생각도 했고

다시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도 했지만

 

지금 난 그 사람이

'너무...' '다..' 싫기 때문에

다시, 얼마만큼 좋아진다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좋아질 때처럼

내가 어찌할 사이도 없이, 갑자기 싫어졌다는 것.

그게 전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