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 쯤 느즈막히, 일어난다. 옷을 벗고 자취방을 뛰어다니며 남들 있으면 차마 눈뜨고 못볼 별 쇼를 다 하다가 배고픔이 귀찮음을 이길 무렵이 되면 라면 한봉을 뜯어 아무렇게나 끓여먹는다.
라면을 다 먹고 나면 설거지 따위 부질없는 짓을 하느니 차라리 죽어버리겠다는 각오로 냄비를 내팽개치고 발가락으로 컴퓨터를 튼다. 아이돌 사진을 감상하다가 저 옆에 누워도 좋겠다고 순간, 생각한 뒤 현실로 돌아와 냉장고를 열고 초콜릿이나 양갱 한입으로 성욕을 대신한다.
그 다음에는 일주일에 걸쳐 나눠먹겠다고 결심했던 바나나 한 다발을 하나씩 까먹다가 결국 뽕빨을 내고, 어제 다 먹은 한다발의 껍질이 쌓인 쓰레기통 위에 또 다시 겹쳐 얹는다. 쓰레기통 뚜껑을 열자마자 초파리떼가 백마리쯤 뛰쳐나와 방 안을 가득 메운다.
자취방이고 뭐고 다 싫어서 밖에 나왔는데 주머니에 딱 3500원이 있길래, 스타벅스에 들어가 33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앉아서 오늘은 분명히 우수에 젖은 뉴요커처럼 독서를 즐기며 촉촉한 입술로 커피를 마시겠노라고 결심을 하고는 5분만에 없던 일로 하고 각종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시시한 이야기를 하다가 끊고 혼자 지루해한다.
까페를 오고가는 온갖 여자며 남자를 보고는 가슴 허벅지 팔 다리 목 얼굴 헤어스타일 가방 바지 티셔츠나 귀걸이 목걸이 팔찌 루즈 색깔 등에 점수를 매겨준다. 그러면서 왠지 내가 한 계단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 같은 우월감을 근거도 없이 느끼다가 쉬가 마려워 화장실에 갔다가 거울을 보고 깜짝 놀라 급 우울해진다.
더 이상 멋져보이려고 버티기에는 마음의 힘도 없고 또 에어컨 바람이 너무 추워서 후져보이게 오들오들 떨리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친구와의 약속시간이 다가온다. 그런데 전화를 해보니 약속시간보다 10분정도 늦겠다고 한다. 방금 전에 까페에서 나온 것이 후회가 되지만 이미 나왔으니 어쩔 수가 없어 약속 장소에 가있는다.
지하철역 n번 출구에 서서 10분 쯤이야 하고 친구를 기다리기 시작하지만 20분이 지나도 친구는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는다. 이럴줄 알았으면 어디 들어가서 기다릴걸, 하는 생각을 잠시 하지만 알고보면 주머니에 돈도 없어서 어디 가기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다. 그냥 서서 기다리다 보니 어느덧 40분 50분이 지나가고 샹년 나오면 죽여버리겠다며 머리속으로 골백번은 능지처참을 하지만 문득 내가 여태까지 늦잠이며 늑장으로 갉아먹은 친구 시간 총계가 24시간도 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참기로 한다.
드디어 친구가 도착하면 가볍게 펀치 한방을 날리고 늦은 대신 밥을 사내라며 생떼를 쓴다. 어차피 친구가 안사면 내가 돈 낼 방법도 없기 때문에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 딱 밥만 얻어 먹기로 해놓고 결국 까페 pc방 당구장 노래방 술집 1차 2차 3차까지 다 얻어먹고 밤 11시까진 필히 귀가하겠노라 다짐했던 것은 온데간데없는 채 이미 익일 오전 7시가 넘어서야 뜨는 해 아래의 수많은 직장인 사이에 끼어 힘겹게 귀가한다.
집에 돌아와서 자기개발서를 팔락팔락 넘기며 아 이제 진짜 열심히살아야지 이건 미친짓이야 후후 오늘 친구녀석들 노는 것을 보니 아직 미래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 같은데 이 기회에 나는 어서 앞서나가서 인생을 준비해야지 라고 마음먹고는 아, 그런데 지금 너무 피곤하니까 조금만 자고 일어나서 샤워하고 운동하고 다시 하루를 시작하자, 조금밖에 안 자고 일어날거니까 밤에 잠이 잘 올거고 그럼 시계가 다시 맞아 들어가서 다음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있을거야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잠들고 일어나보면 어제보다 늦은 오후 2시. 어제보다 전체적으로 한 시간 늦은 잉여 짓이 내 앞을 먹먹하게 메우고 있다.
잉여생활단상
오후 1시 쯤 느즈막히, 일어난다. 옷을 벗고 자취방을 뛰어다니며 남들 있으면 차마 눈뜨고 못볼 별 쇼를 다 하다가 배고픔이 귀찮음을 이길 무렵이 되면 라면 한봉을 뜯어 아무렇게나 끓여먹는다.
라면을 다 먹고 나면 설거지 따위 부질없는 짓을 하느니 차라리 죽어버리겠다는 각오로 냄비를 내팽개치고 발가락으로 컴퓨터를 튼다. 아이돌 사진을 감상하다가 저 옆에 누워도 좋겠다고 순간, 생각한 뒤 현실로 돌아와 냉장고를 열고 초콜릿이나 양갱 한입으로 성욕을 대신한다.
그 다음에는 일주일에 걸쳐 나눠먹겠다고 결심했던 바나나 한 다발을 하나씩 까먹다가 결국 뽕빨을 내고, 어제 다 먹은 한다발의 껍질이 쌓인 쓰레기통 위에 또 다시 겹쳐 얹는다. 쓰레기통 뚜껑을 열자마자 초파리떼가 백마리쯤 뛰쳐나와 방 안을 가득 메운다.
자취방이고 뭐고 다 싫어서 밖에 나왔는데 주머니에 딱 3500원이 있길래, 스타벅스에 들어가 33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앉아서 오늘은 분명히 우수에 젖은 뉴요커처럼 독서를 즐기며 촉촉한 입술로 커피를 마시겠노라고 결심을 하고는 5분만에 없던 일로 하고 각종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시시한 이야기를 하다가 끊고 혼자 지루해한다.
까페를 오고가는 온갖 여자며 남자를 보고는 가슴 허벅지 팔 다리 목 얼굴 헤어스타일 가방 바지 티셔츠나 귀걸이 목걸이 팔찌 루즈 색깔 등에 점수를 매겨준다. 그러면서 왠지 내가 한 계단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 같은 우월감을 근거도 없이 느끼다가 쉬가 마려워 화장실에 갔다가 거울을 보고 깜짝 놀라 급 우울해진다.
더 이상 멋져보이려고 버티기에는 마음의 힘도 없고 또 에어컨 바람이 너무 추워서 후져보이게 오들오들 떨리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친구와의 약속시간이 다가온다. 그런데 전화를 해보니 약속시간보다 10분정도 늦겠다고 한다. 방금 전에 까페에서 나온 것이 후회가 되지만 이미 나왔으니 어쩔 수가 없어 약속 장소에 가있는다.
지하철역 n번 출구에 서서 10분 쯤이야 하고 친구를 기다리기 시작하지만 20분이 지나도 친구는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는다. 이럴줄 알았으면 어디 들어가서 기다릴걸, 하는 생각을 잠시 하지만 알고보면 주머니에 돈도 없어서 어디 가기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다. 그냥 서서 기다리다 보니 어느덧 40분 50분이 지나가고 샹년 나오면 죽여버리겠다며 머리속으로 골백번은 능지처참을 하지만 문득 내가 여태까지 늦잠이며 늑장으로 갉아먹은 친구 시간 총계가 24시간도 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참기로 한다.
드디어 친구가 도착하면 가볍게 펀치 한방을 날리고 늦은 대신 밥을 사내라며 생떼를 쓴다. 어차피 친구가 안사면 내가 돈 낼 방법도 없기 때문에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 딱 밥만 얻어 먹기로 해놓고 결국 까페 pc방 당구장 노래방 술집 1차 2차 3차까지 다 얻어먹고 밤 11시까진 필히 귀가하겠노라 다짐했던 것은 온데간데없는 채 이미 익일 오전 7시가 넘어서야 뜨는 해 아래의 수많은 직장인 사이에 끼어 힘겹게 귀가한다.
집에 돌아와서 자기개발서를 팔락팔락 넘기며 아 이제 진짜 열심히살아야지 이건 미친짓이야 후후 오늘 친구녀석들 노는 것을 보니 아직 미래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 같은데 이 기회에 나는 어서 앞서나가서 인생을 준비해야지 라고 마음먹고는 아, 그런데 지금 너무 피곤하니까 조금만 자고 일어나서 샤워하고 운동하고 다시 하루를 시작하자, 조금밖에 안 자고 일어날거니까 밤에 잠이 잘 올거고 그럼 시계가 다시 맞아 들어가서 다음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있을거야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잠들고 일어나보면 어제보다 늦은 오후 2시. 어제보다 전체적으로 한 시간 늦은 잉여 짓이 내 앞을 먹먹하게 메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