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bed src="http://c2down.cyworld.co.kr/download?fid=6422188870b00b06c21d18fb3ed2afd3&name=1446513568178901282719906.swf" cywrite_src="http://c2down.cyworld.co.kr/download?fid=6422188870b00b06c21d18fb3ed2afd3&name=1446513568178901282719906.swf" wmode="transparent" quality="high" menu="false" pluginspage="http://www.macromedia.com/go/getflashplayer"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630" height="509"> ♡우리는 인어(人魚)였구나! 인어의 하늘 <청운의 꿈> (1)≪우리는 인어였구나!≫걸음 멈춘 젊은이는피고름을 삼킨 듯 진저릴 쳤다.어떤 혼간(混姦)의 현장을 목격하듯네온사인이 명멸하는 빌딩 사이에 서서,잃어버린 열쇠꾸러미를깊은 우물 밑바닥에서찾아 쥐고 올려다보던 때의노을 진 하늘같은 얼굴의 거울주름 잡힌 변모(變貌)를 읽는다.거기, 안개구름 휘감고 굽이치는 강,고통 삼킨 깨문 입술.삭히고 견디는 눈과 이마.바위벽에 기대고 몸부림치는 가슴과 허리.물살 속 휘어 내린 하반신 꿈틀거림 따라떨어지는 비늘마다 붉은 통곡(痛哭).얼룩지는 강(江), 졸아드는 물. (2)한줄기의 강물이 밤하늘을 가르며유성(流星)같이 스치고 간 속눈썹 속비빌수록 파고드는 슬픔을 누르는 채,골목마다 누비며 찾아보았지만줄줄 흘러나오는 눈물샘을어느 누구도 막아주질 못했다.병원에겐 머릴 저었다.웃고 있는 닥터 김의그 두려운 인술(仁術) 때문이겠지.빙그레 웃고 또 웃는다.서럽도록 뒤틀리는 자학(自虐)의마지막 미장(美裝)일까.아니면, 철창(鐵窓) 속 찌들던 눈 비집고속속들이 짜르르 훑어내어 주던그 혀끝의 잔상(殘像)이라도 떠올리는가.시시각각, 눈멀어가는 철새의 파닥임으로삭신 쑤셔오는 빙점(氷點) 기슭.언젠가 밝혀 주리라, 불타는 눈동자를 찾아서먹구름 덮힌 파도에 찢긴 맨발의 녹슨 우산 속열쇠꾸러미 목걸이 여인의 목쉰 노래여.한 자국 또 한 자국, 어둠을 밀어 올려치켜든 젊은이의 손, 손안에선검붉은 술병이 부서지고,내출혈의 가슴으로 비탈진 간격(間隔)은합류(合流)의 소용돌이 속으로 무너지고 있었다. (3)여기저기, 올빼미 눈알들이 번뜩거리는판잣집 골목에서 빠져나와떨고 서있는 여인 손을 낚아챈젊은 탈주(脫走)의 발바닥이통금 박두의 차바퀴에 밟힌 뒤핏발선 탐조등이 확 달려들면서어지러운 구두소리 맞닥뜨릴 때둘은, 벗어나는 차체 속에서, 핸들을 가늠하며오랜 불면(不眠)의 향수(鄕愁)를 토닥거리고 있었다.≪지금쯤, 장관실 캐비닛속의 아버지는 무얼 하실까? … 넌, 너는 눈감고 누워서도 뒤흔들 수 있어야만 해!저 답답한 별들이 온통 우박같이 쏟아지도록 말이야.나는 난 말이야, ……참, 너 몇 살이지?맞다 맞아, 그렇지 그래! 그러면 오늘은,안(安)사장의 이것부터 권(權)의원께 전해주고,곧바로 법원에 들려서…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지?이 모두가 다 나라를 위하고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야! -하여, 당신은 민들레씨앗 같은 서자(庶子)들을 뿌려 밟으며한눈으론 숨겨두었던 비밀지도를 더듬거렸고또 한눈은 뜀질하는 초침 끝에 불을 켜달고애국공채 모금으론 비행기를 샀는가.…≫상반신을 꺾으며 급정거한 자동차는풀러준 금시계를 움켜쥐고서야바보의 얼굴로 환해지면서휘파람을 날리듯 미끄러졌다.≪사옥 9층의 사장실에서 내던진 창밖의 지폐들이 삭풍 뒤의 낙엽으로 난무하고 있을 때 전직 검사 김(金) 전무는, 싸늘히 일그러진 풍경 속에 공산명월의 이마를 문지르며 지껄이고 있었지. 소유자 자신의 피보다도 중(重)한 백만 인의 수의(囚衣)도 불사를 수 있는 그 무엇인 것이었노라고. 때문에 그날의 시민들은 원숭이로 뒹굴며 어금니를 드러내어 물고 뜯고 하였던가.≫교차로를 건너서 적신호의 노선을 치달리며운전수는 아직도 귀로(歸路)를 생각할 때깔아뭉갤 듯 휘몰아 일던 먹구름이거세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앞질러서 추격(追擊)했던가.질풍을 끊고 달려오는 특급열차의 기적이문둥이 떼울음으로 밤하늘을 뒤흔들었을 땐이미 철교로 접어든 자동차가 덜커덕거리고 있었다. (4)겨울 밤바다의 빙산(氷山)에 부딪쳐침몰하는 선박의 기관실 전등불같이피가 사위는 시공(時空) 속에,벗기고 벗은 옷소매 엮어 쥐고 불을 댕겨양쪽 난간위로 뛰어올라가 마구 흔들었을 때불 뿜는 불가사리로 달려들던 검은 형체는무서운 몸부림의 붉은 성벽(城壁)을 세웠다.돌연 무너지듯 괴성(怪聲)이 터진 뒤악어의 이빨을 까뒤집으며핏방울이 뚝뚝 듣는 쇠갈퀴 손의앞가슴을 내밀어왔을 순간,휙- 뛰어내린 둘은바람 끊는 기합과 동시, 필사의 육탄으로 날아갔고한 덩이로 뒹굴며 치고받고 물고 뜯고 엎치락뒤치락숨 막히는 순간순간들이 덮치고 지나갔다.이윽고 정적(靜寂).쭈그러진 차의 운전수가 거품을 물고게걸음쳐 사라져 가버린 종점 부근,피 묻은 탄피로 떨어져 뒹굴며비틀려 찢어지는 피부의 아픔을 견디던악몽 속 낭떠러지 끝 허공 잡은 여인이이빨 긴 비명의 할퀴임에 소스라쳐해일(海溢)에 휘말리듯 달려들었을 때쓰러질 듯 질 듯 마주선 것은허물어진 광탑(光塔)의피투성이 등대지기, 그러나해바라기 꽃 핀 가슴이었다.≪이제, 우리는,저 바람 찢는 철조망 울타리의뒷문 안 질컥거리는 마당구석흙투성이 몽유병자가 아닌 것이오.꽃구름 피어나는 사랑의 꽃동산에이름까지 새겨놓은 석이와 옥이의달빛 같은 햇빛 같은어머니 아버지가 되는 것이오!≫그렇듯 숨통이 뜨거워지는꿈과 눈을 마주하고선 자리에대화(對話) 그것은벅찬 호흡 속에 날개를 폈고,불꽃 튀는 아궁이의 가슴으로목이 마른 입술은솟구치는 분수탑 뒤에서무지개를 머금고 있었다. (5)거기, 순간과 영원이 입맞춤한시간 끄트머리, 녹슨 철교를 지나나선형 층계를 돌아내리며,검은 체액이 줄줄 녹아 흐르는화장터 굴뚝 속의허공을 찢던 비가(悲歌)를 삼켜버려짙은 환영(幻影)을 떨치고한 모금 따끈한 청주를 따라잔을 비우듯 창공을 우러르는은하가 보이는 정오(正午)의 가슴 속엔안으로만 출렁여 이랑져오는“비창(悲愴)”의 한 가닥 선율이차고 맑은 눈물로 흐르고 있고,애틋이 머리를 묻어오는 동공(瞳孔) 속으로미소를 띠우는 젊은이의 망막(網膜)에는피(皮) 감독의 아내 순애(純愛)의 옛 모습이빙그르르 맴돌다 스러져 갔다.≪그날은, 젖은 눈시울의 커튼을 걷어 올리고아름다운 우화(寓話)의 창문을활짝 열어 주었었는데,끝내는, 애소(哀訴)하는 여승(女僧)의얼룩진 전갈(傳喝)을 꾸겨 쥐고남편이란 그 포주(抱主)의 가슴팍을산산조각 깨뜨리고 돌아섰던 것을,지금은 어디쯤 울고 섰을까.≫ (6)저기, 해풍에 나부끼는 오색 깃발들이우리의 심장 속에 뿌릴 펴고 있는 한,한자국도 다시는 물러설 순 없다.버섯 그늘 우거진 지하시장 한복판에서함부로 목숨을 바꾸던 혼돈의 숯으로 문지른 나체들이,빼앗기고 잃은 자의 최후 고뇌가 둘러앉은원탁을 둘러메고 둔갑하는 오늘이어도.빙고(氷庫)에 갇힌 가슴보다도 더 뼈 시린화형대에 흐르는 회한의 눈물과마지막 죽음으로도 사랑으로도아직은 이루지 못한 소망의 땅이여.무정할 수밖에 없는 세월을 삼키며역류(逆流)할 수 없는 강(江)의 생리 속에하늘도 눈을 감고 웃는 것인가. (7)하건만,간단없이 뻗어 내리는보이지 않는 하늘 뿌리를 휘어잡고톱질하다 못 박혀 문드러진벙어리 산하(山河)의 흰 구름을안고 누운 마음 밭 가까이,폐환의 몸에 치미는 기침과도 같이함성(喊聲)의 뼈를 밟고일어서는, 일어서는, 일어서는 것한 무더기 폭약으로 끌어안고 엎드리어으그르르 목젖 앓는 청맹(靑盲)은타들어오는 도화선을 끊어내듯귓구멍만 후비어 파내고 있다던가.아직도, 신기루의 안경(眼鏡)인 채사슬 얽힌 무르팍의그을리는 냉가슴이 깍지 끼어 매달리는모가지여, 그림자여, 사랑이여.지금은 당신과 나의낡은 가면을 벗어던지고내 얼굴, 내 목소리로우러를 수 있는 하늘과땅을 찾아 떠나야할 시간,어긋난 발목엔 접골을 해야 할 때 (8)축등(祝燈)처럼 밝아오는 가슴으로늪가에 솟아오른 연꽃 봉오리활짝 웃어 창공을 보듯강물을 굽어 맞는젊은이와 여인은.아물지 않은 상처를 어루만지듯보랏빛 지표(地表)를 닦아 비추던늙은 사랑의 일월(日月)이시름겨운 나그네 등에 업혀잠든 강변.밤보다도 오히려 낮이 더 어두운지난 오늘의 때 묻은 밝음을씻어 흐르는 강의 마을 어귀에오아시스 그늘로 앉아,푸른 산정(山頂)을 넘어 불어오는 바람 속새 생명의 약동(躍動)을 가슴에 담아고향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여기, 폭풍우 잠들어 별빛 춤추는 밤이 있고, 이 강물을 타고 돌아나가면 갈매기 우는 바다가 있고 동창 열린 침실이 있고, 무지개 업고 밝아오는 변신한 우리들 인어의 하늘이 있으니….≫ ♣(1966. 5. 동대문 창신동에서) 1
♡♡ 우리는 인어(人魚)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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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인어(人魚)였구나!
<청운의 꿈>
(1)
≪우리는 인어였구나!≫
걸음 멈춘 젊은이는
피고름을 삼킨 듯 진저릴 쳤다.
어떤 혼간(混姦)의 현장을 목격하듯
네온사인이 명멸하는 빌딩 사이에 서서,
잃어버린 열쇠꾸러미를
깊은 우물 밑바닥에서
찾아 쥐고 올려다보던 때의
노을 진 하늘같은 얼굴의 거울
주름 잡힌 변모(變貌)를 읽는다.
거기, 안개구름 휘감고 굽이치는 강,
고통 삼킨 깨문 입술.
삭히고 견디는 눈과 이마.
바위벽에 기대고 몸부림치는 가슴과 허리.
물살 속 휘어 내린 하반신 꿈틀거림 따라
떨어지는 비늘마다 붉은 통곡(痛哭).
얼룩지는 강(江), 졸아드는 물.
(2)
한줄기의 강물이 밤하늘을 가르며
유성(流星)같이 스치고 간 속눈썹 속
비빌수록 파고드는 슬픔을 누르는 채,
골목마다 누비며 찾아보았지만
줄줄 흘러나오는 눈물샘을
어느 누구도 막아주질 못했다.
병원에겐 머릴 저었다.
웃고 있는 닥터 김의
그 두려운 인술(仁術) 때문이겠지.
빙그레 웃고 또 웃는다.
서럽도록 뒤틀리는 자학(自虐)의
마지막 미장(美裝)일까.
아니면, 철창(鐵窓) 속 찌들던 눈 비집고
속속들이 짜르르 훑어내어 주던
그 혀끝의 잔상(殘像)이라도 떠올리는가.
시시각각, 눈멀어가는 철새의 파닥임으로
삭신 쑤셔오는 빙점(氷點) 기슭.
언젠가 밝혀 주리라, 불타는 눈동자를 찾아서
먹구름 덮힌 파도에 찢긴 맨발의 녹슨 우산 속
열쇠꾸러미 목걸이 여인의 목쉰 노래여.
한 자국 또 한 자국, 어둠을 밀어 올려
치켜든 젊은이의 손, 손안에선
검붉은 술병이 부서지고,
내출혈의 가슴으로 비탈진 간격(間隔)은
합류(合流)의 소용돌이 속으로 무너지고 있었다.
(3)
여기저기, 올빼미 눈알들이 번뜩거리는
판잣집 골목에서 빠져나와
떨고 서있는 여인 손을 낚아챈
젊은 탈주(脫走)의 발바닥이
통금 박두의 차바퀴에 밟힌 뒤
핏발선 탐조등이 확 달려들면서
어지러운 구두소리 맞닥뜨릴 때
둘은, 벗어나는 차체 속에서, 핸들을 가늠하며
오랜 불면(不眠)의 향수(鄕愁)를 토닥거리고 있었다.
≪지금쯤, 장관실 캐비닛속의 아버지는 무얼 하실까?
… 넌, 너는 눈감고 누워서도 뒤흔들 수 있어야만 해!
저 답답한 별들이
온통 우박같이 쏟아지도록 말이야.
나는 난 말이야, ……참, 너 몇 살이지?
맞다 맞아, 그렇지 그래! 그러면 오늘은,
안(安)사장의 이것부터 권(權)의원께 전해주고,
곧바로 법원에 들려서…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지?
이 모두가 다
나라를 위하고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야!
-하여, 당신은 민들레씨앗 같은
서자(庶子)들을 뿌려 밟으며
한눈으론 숨겨두었던 비밀지도를 더듬거렸고
또 한눈은 뜀질하는 초침 끝에 불을 켜달고
애국공채 모금으론 비행기를 샀는가.…≫
상반신을 꺾으며 급정거한 자동차는
풀러준 금시계를 움켜쥐고서야
바보의 얼굴로 환해지면서
휘파람을 날리듯 미끄러졌다.
≪사옥 9층의 사장실에서 내던진 창밖의 지폐들이
삭풍 뒤의 낙엽으로 난무하고 있을 때
전직 검사 김(金) 전무는,
싸늘히 일그러진 풍경 속에
공산명월의 이마를 문지르며 지껄이고 있었지.
소유자 자신의 피보다도 중(重)한
백만 인의 수의(囚衣)도 불사를 수 있는
그 무엇인 것이었노라고.
때문에 그날의 시민들은 원숭이로 뒹굴며
어금니를 드러내어 물고 뜯고 하였던가.≫
교차로를 건너서 적신호의 노선을 치달리며
운전수는 아직도 귀로(歸路)를 생각할 때
깔아뭉갤 듯 휘몰아 일던 먹구름이
거세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앞질러서 추격(追擊)했던가.
질풍을 끊고 달려오는 특급열차의 기적이
문둥이 떼울음으로 밤하늘을 뒤흔들었을 땐
이미 철교로 접어든 자동차가 덜커덕거리고 있었다.
(4)
겨울 밤바다의 빙산(氷山)에 부딪쳐
침몰하는 선박의 기관실 전등불같이
피가 사위는 시공(時空) 속에,
벗기고 벗은 옷소매 엮어 쥐고 불을 댕겨
양쪽 난간위로 뛰어올라가 마구 흔들었을 때
불 뿜는 불가사리로 달려들던 검은 형체는
무서운 몸부림의 붉은 성벽(城壁)을 세웠다.
돌연 무너지듯 괴성(怪聲)이 터진 뒤
악어의 이빨을 까뒤집으며
핏방울이 뚝뚝 듣는 쇠갈퀴 손의
앞가슴을 내밀어왔을 순간,
휙- 뛰어내린 둘은
바람 끊는 기합과 동시, 필사의 육탄으로 날아갔고
한 덩이로 뒹굴며 치고받고 물고 뜯고 엎치락뒤치락
숨 막히는 순간순간들이 덮치고 지나갔다.
이윽고 정적(靜寂).
쭈그러진 차의 운전수가 거품을 물고
게걸음쳐 사라져 가버린 종점 부근,
피 묻은 탄피로 떨어져 뒹굴며
비틀려 찢어지는 피부의 아픔을 견디던
악몽 속 낭떠러지 끝 허공 잡은 여인이
이빨 긴 비명의 할퀴임에 소스라쳐
해일(海溢)에 휘말리듯 달려들었을 때
쓰러질 듯 질 듯 마주선 것은
허물어진 광탑(光塔)의
피투성이 등대지기, 그러나
해바라기 꽃 핀 가슴이었다.
≪이제, 우리는,
저 바람 찢는 철조망 울타리의
뒷문 안 질컥거리는 마당구석
흙투성이 몽유병자가 아닌 것이오.
꽃구름 피어나는 사랑의 꽃동산에
이름까지 새겨놓은 석이와 옥이의
달빛 같은 햇빛 같은
어머니 아버지가 되는 것이오!≫
그렇듯 숨통이 뜨거워지는
꿈과 눈을 마주하고선 자리에
대화(對話) 그것은
벅찬 호흡 속에 날개를 폈고,
불꽃 튀는 아궁이의 가슴으로
목이 마른 입술은
솟구치는 분수탑 뒤에서
무지개를 머금고 있었다.
(5)
거기, 순간과 영원이 입맞춤한
시간 끄트머리, 녹슨 철교를 지나
나선형 층계를 돌아내리며,
검은 체액이 줄줄 녹아 흐르는
화장터 굴뚝 속의
허공을 찢던 비가(悲歌)를 삼켜버려
짙은 환영(幻影)을 떨치고
한 모금 따끈한 청주를 따라
잔을 비우듯 창공을 우러르는
은하가 보이는 정오(正午)의 가슴 속엔
안으로만 출렁여 이랑져오는
“비창(悲愴)”의 한 가닥 선율이
차고 맑은 눈물로 흐르고 있고,
애틋이 머리를 묻어오는 동공(瞳孔) 속으로
미소를 띠우는 젊은이의 망막(網膜)에는
피(皮) 감독의 아내 순애(純愛)의 옛 모습이
빙그르르 맴돌다 스러져 갔다.
≪그날은, 젖은 눈시울의 커튼을 걷어 올리고
아름다운 우화(寓話)의 창문을
활짝 열어 주었었는데,
끝내는, 애소(哀訴)하는 여승(女僧)의
얼룩진 전갈(傳喝)을 꾸겨 쥐고
남편이란 그 포주(抱主)의 가슴팍을
산산조각 깨뜨리고 돌아섰던 것을,
지금은 어디쯤 울고 섰을까.≫
(6)
저기, 해풍에 나부끼는 오색 깃발들이
우리의 심장 속에 뿌릴 펴고 있는 한,
한자국도 다시는 물러설 순 없다.
버섯 그늘 우거진 지하시장 한복판에서
함부로 목숨을 바꾸던
혼돈의 숯으로 문지른 나체들이,
빼앗기고 잃은 자의 최후 고뇌가 둘러앉은
원탁을 둘러메고 둔갑하는 오늘이어도.
빙고(氷庫)에 갇힌 가슴보다도 더 뼈 시린
화형대에 흐르는 회한의 눈물과
마지막 죽음으로도 사랑으로도
아직은 이루지 못한 소망의 땅이여.
무정할 수밖에 없는 세월을 삼키며
역류(逆流)할 수 없는 강(江)의 생리 속에
하늘도 눈을 감고 웃는 것인가.
(7)
하건만,
간단없이 뻗어 내리는
보이지 않는 하늘 뿌리를 휘어잡고
톱질하다 못 박혀 문드러진
벙어리 산하(山河)의 흰 구름을
안고 누운 마음 밭 가까이,
폐환의 몸에 치미는 기침과도 같이
함성(喊聲)의 뼈를 밟고
일어서는, 일어서는, 일어서는 것
한 무더기 폭약으로 끌어안고 엎드리어
으그르르 목젖 앓는 청맹(靑盲)은
타들어오는 도화선을 끊어내듯
귓구멍만 후비어 파내고 있다던가.
아직도, 신기루의 안경(眼鏡)인 채
사슬 얽힌 무르팍의
그을리는 냉가슴이 깍지 끼어 매달리는
모가지여, 그림자여, 사랑이여.
지금은 당신과 나의
낡은 가면을 벗어던지고
내 얼굴, 내 목소리로
우러를 수 있는 하늘과
땅을 찾아 떠나야할 시간,
어긋난 발목엔 접골을 해야 할 때
(8)
축등(祝燈)처럼 밝아오는 가슴으로
늪가에 솟아오른 연꽃 봉오리
활짝 웃어 창공을 보듯
강물을 굽어 맞는
젊은이와 여인은.
아물지 않은 상처를 어루만지듯
보랏빛 지표(地表)를 닦아 비추던
늙은 사랑의 일월(日月)이
시름겨운 나그네 등에 업혀
잠든 강변.
밤보다도 오히려 낮이 더 어두운
지난 오늘의 때 묻은 밝음을
씻어 흐르는 강의 마을 어귀에
오아시스 그늘로 앉아,
푸른 산정(山頂)을 넘어 불어오는 바람 속
새 생명의 약동(躍動)을 가슴에 담아
고향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여기, 폭풍우 잠들어
별빛 춤추는 밤이 있고,
이 강물을 타고 돌아나가면
갈매기 우는 바다가 있고
동창 열린 침실이 있고,
무지개 업고 밝아오는
변신한 우리들
인어의 하늘이 있으니….≫
♣(1966. 5. 동대문 창신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