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를 한 법학도와의 사랑.

휴우~2009.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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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놀랬습니다, 톡이 되다니, 조인성 느낌이 난다는 말은 딱 1번 나왔는데 그걸로 제목이 바뀌어 이렇게 올라 가는군요.

소설을 써라, 손발이 오글아 든다, 머, 이런저런 말이 많은데, 제 이야기가 소설처럼 느껴진다면, 제가 다른 사람들이 겪지 못할 특별한 사랑을 해본것만은 분명 하네요.(아마 이 부분을 보고, 또 말들이 많겠죠?)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길고 긴 글 읽을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안해봤었고, 그냥 전 제 추억을 정리 하고 싶어 쓴 글입니다. 또 누군가 정말 호주에 오래 살고 이쪽분야에 대해 알고 있다면 조언을 들을수고 있겠다 싶어. 그래서 추억을 쭉, 끄집어 내면서 쓴 글이였어요. 몇몇개의 리플 읽으면서, 이래서 리플이 무섭구나라는 것도 느낍니다.

 

 

작년 3월 그를 처음 만났습니다.

 

한국으로 들어가야 할 날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마음은 조급하고. 하루하루를 우울증으로 보내던 날들이였습니다. 매일 아침까지 혼자 와인을 마시다 울다 잠들고, 굉장히 힘든 날들이였어요..

 

그날은 같이 사는 룸메이트 동생이 생일이였습니다. 새벽까지 생일 축하가 이어 졌고,

집에 들어 가는 길에 클럽을 들렸습니다. 잠깐 서 있는데 누가 옆에 오더군요..

내귀에 머라고 속삭이는데 잘 들리지 않아 옆을 보는데...키가 크고 깔끔하게 생긴 남자가 옆에 서 있었습니다. 요목조목 예쁘게 생긴 얼굴을 가진 남자였습니다.  제 키가 172고 힐까지 신었는데도 고개를 살짝 들어야 보이는 그는. 첫 시선에 저의 맘을 사로 잡았습니다.

"음료수 마실래?" 라고 그가 물었습니다. 사실 전 춤도 안좋아 하거니와, 누가 사주는 술,음료는 왠지 못믿어워 괜찮다고 하니, 혼자 Bar로 뛰어가더군요. 그러고 나서 바로 룸에이트가 집에 가자며 왔습니다, 사실 가고 싶지 않았지만, 그와 더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누군가 추든대서 짜증이 난 룸메이트 때문에 인사도 못하고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 갈려고 하는데 "HEY~!" 누가 부릅니다!! 뒤돌아 보니 그였습니다. 동생은 안으로 들어 가고 잠깐만 이야기 하자는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밝은 곳에서 보니, 훨씬 깔끔하고 멋찐 모습이였습니다. 솔직히 제 이상형에 완벽하게 가까운 사람 이였습니다. 그는 호주에서 태어난 홍콩계였습니다,

중국말은 못하지만 영어는 네이티브였죠. 핸드폰 번호를 물어 봅니다, 내일 다시 꼭 만나고 싶다며,

사실 호주에 사는 동안 단 한번도 모르는 이가 물어봤을때 번호를 준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왠지 그사람에게는 주고 싶었습니다. 번호를 알려주고, 내일 전화 하겠다며 그가 사라집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부지런하게도 핸드폰을 봤지만,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오후 3시.. 그냥 씻고 준비를 합니다, 6시부터 일을 하기 때문에 천천히 준비를 하고 나갈 생각이였습니다,

 밥을 먹고 있는데! 문자가 옵니다!! 그였습니다! 영화를 보자고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지만, 우선 보기로 하였습니다,

준비하는 내내 두근 거리고, 전날 봤던 그의 모습이 확실한지 기억도 어렴풋 하지만, 터질듯한 마음으로 극장으로 향했고,

멀리서 손흔드는 그의 모습을 봤을땐, 정말 온몸에 힘이 빠질듯 했습니다.

 

그런말 들어 보셨죠?? 사람에게 빛이 난다는말. 큰키에 하얀 얼굴 갸름한 턱선.. 검정 바지에, 검정 남방을 입은 그. 풀어 해친 두개의 단추, 무심하게 걷어 올린 팔셔츠.. 어쩜 옷차림도 그토록 제 스타일인지..  조인성 느낌이 나는 그는,,,정말..

그가 제 옆에 있다는게 꿈만 같았습니다.

 

네, 첫눈에 반한다는 말 처음 느꼈습니다, 이런거구나, 너무 긴장을 해서 그가 하는 말이 하나도 귀에 안들어 옵니다, 영어도 못하는데;

 

영화가 시작하고 손을 잡습니다. 덜덜덜 떨고 있는, 저. 나이 27살이 참 무색합니다.

손에 땀이 차기 시작하니, 그가 저를 봅니다.긴장했냐면서, 귀엽다고 말하더니..

그리고 키스를 합니다..

이 남자 선수 인가 봅니다..짧은 키스 후 미친듯이 수줍어 하는 제게 말합니다

"Give me more..."  제가 20년동안 들어본 영어 중에 가장 감미롭고 심장 떨리는 말이였습니다.

 

그렇게 영화가 끝나고, 전 일을 하러 갔고 새벽 1시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때 일이 끈났거든요. 새벽에 다시 만난 그는 더욱 멋졌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호주에서도 명문대에 꼽히는 UNSW 학생이고, 법대생이였습니다. 학생증을 보니 86년생.. 저보다 4살이나 어리더군요. 밤이 새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키스하고, 안아주고, 내 눈을 바라보고, 모든게 황홀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말했습니다. 자기와 오늘밤 함께 있어 줄수 있냐고. 전 그가 너무 좋았지만,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렇게 집에 데려다 주는 그는 또 안아주고, 키스해주고, 집에 들어 가는 저에게 다시 뛰어와 또 안아주고... 정말 그와 헤어지기 싫었습니다.

 

아침부터 그가 생각 났습니다, 모든일이 꿈만 같고, 그가 바람둥이 일꺼라는 생각은 천번도 넘게 들었지만, 이미 그에게 빠졌나 봅니다. 미친듯이 생각나고, 또 생각나고.. 핸드폰만 바라 봤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시름시름, 그의 연락만 매일 기다리며 보냈습니다. 만나기로 하면 일이 있다며 미루고 미루고.. 상상병이 나서 죽으면 이렇게 죽을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혹시 그날 내가 같이 있자고 한걸 거절해서 안만나는 건가??같이 저녁도 먹자고 했었는데. 다른곳에 데이트도 가자고 했었는데.....

그와의 대화가 하나하나 생각나 너무 힘든 시간 이였습니다. 그리고 3주가 지난 후 그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 그를 만났습니다. 그동안의 미친듯이 그리웠던 그의 얼굴을 보니, 너무 행복하고, 또다시 설레였습니다. 

그 후 그와의 연락은 예전보다 더 뜸해졌고, TESOL공부를 시작한 저는 학교, 일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항상 그를 생각하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답변이 오지 않은 문자를요..

 

그러던 어느날. 전화가 왔습니다! 그입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난 너 누군지 모른다는 식으로 누구냐고 물어 봅니다.. 그가 말합니다. 너무나 힘든 이야기를 나에게 해야 될꺼 같다고. 벌써부터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버립니다..

자기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합니다. 알콜중독자에 폭주를 즐기는 사람이였다고... 이게 무슨말인가 싶지만, 들어 봅니다. 그러던중, 큰 사고가, 아주 큰 사고가 났었다고..그 사고로, 자기는 모든것을 잃었다고 합니다.

지금 자기의 발에는 발찌가 채워져 있고, 그게 채워져 있는 한 집과 학교 말고는 아무곳도 갈수 없다고 합니다. 어디를 갈때에는 꼭 경찰에 허락을 받고 가야 된다고.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귀에 들어 오지도 않아.. 주저 앉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너무 제가 보고 싶었지만, 나갈수가 없어서.. 볼수가 없었다고...

머릿속에 물어 보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럼 대체 날 만났던 날은 어떻게 볼수 있었던 거냐고. 사고로 사람을 죽인거냐고. 머릿속은 뒤죽박죽이고, 말이 안나옵니다.

전화를 끊고 룸메이트에게 대충 설명을 하니, 그 자식 또라이라고, 언니 가지고 논거라고 화를 냅니다.

근데,, 왜 나는 그의 말이 진심으로 느껴 질까요??? 정말, 제가 미친걸까요?? 주위에서 말리고 말려서 연락은 끊었습니다. 거짓말이나 하는 미친 또라이고, 그게 사실이라도 그는 범죄자라고.,

 

연락하고 싶은 마음을 끝까지 누르며 TESOL 코스를 다 마치고, 이제 한국을 가려면 일주일이 남았습니다. 못참을거 같아, 그에게 마지막 문자를 보냅니다. 한국 간다고. 정말 짧은 시간이였지만, 너무 많이 좋아했었다고, 잊지 못할꺼라고, 고마웠다고.

답변이 옵니다. 다시 시드니 올수 있냐고... 이리저리 문자 끝에 그날밤 택시를 타고 그의 집에 갔습니다, 미쳤었습니다, 그에게 미쳐 앞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오늘이 아니면 정말 못본다는 생각에 심장이 미어 지는듯 했습니다. 

부보님이 모두 잠든 시간 조심 조심 그의 방으로 올라 갔습니다. 방에 올라가 문을 닫는 순간 저를 꼭 안는 그는, 정말 보고 싶었다며, 계속 귀에 속삭입니다. 그의 말에서 진심이 전해와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긴 키스를 나눕니다, 그동안의 그리움을 모두 쏟아 내듯이..

침대에 둘이 나란히 앉아 이어폰을 나누어 끼고 음악을 듣습니다. 그의 발목에서 무언가 느껴졌습니다. "느껴지니?" 그가 물어 봅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저를 창문쪽으로 데리고가 꼭 모뎀같이 생긴물건을 보여 줍니다. 정말 전자 발찌 입니다. 하지만, 이제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여전히 그가 좋습니다.

날이 새기 직전까지 손을 꼭 잡은채 이야기를 나누웠습니다, 내년 2월이 되면 이 발찌를 풀을수 있는데 그때, 너와 여행을 가고 싶다며, 서로 좋아 하는 나라 이름을 말해 봅니다.

 

지금 전 한국에 들어 온지 벌써 1년하고 3개월, 그를 못본지도 꽤 되었네요.

그는 그후 올해 2월에 중국으로 회계와 법을 공부 하러 교환학생으로 왔고,

이제 다시 시드니로 돌아 갑니다. 그 전에 한국에서 만나기로 했구요,

그동안, 자주는 아니였지만 꾸준히 MSN으로 대화 하며, 여전히 그리워 하는 마음을 누르며 서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를 생각하면 심장이 뛰고 몸이 뜨거워집니다. 아마 서로 만날수 없었던 상황들이 절 더 애타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아직도 궁금한건, 그가 전자 팔찌를 한게 정말 교통 사고를 냈기 때문인지. 호주 법을 모르니까, 더 알수는 없지만, 전자 발찌는 원래 성범죄자에게만 채우는 거니까. 의문이 남아 있지만, 그런 범죄자가 최고의 대학에서 법을 공부 하는것도 아이러니 하고. 가끔 그런것들을 생각하면 머릿속이 어지럽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건, 아직 그를 많이 좋아 하고 있다는 사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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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데, 어떻게 만났을수가 있냐고. 그 사람은 대학교내에 무슨 모임에 가입되어 있었고, 행사를 종종 클럽에서 한다고 했습니다. 그날도 행사 후 였구요. 그리고 면접이나 중요한 일이 있을경우 시티로 외출이 가능 했구요. 밑에 답변을 보니, 그사람이 나에게했던 말처럼 미성년때 음주운전사고를 냈었구나, 라는게 믿음이 가서 마음이 조금 가벼워 졌습니다.(물론 음주운전도 나쁘지만, 성범죄자는 아니니까요.) 답변 감사합니다.
그리고, 단지 호주에서 만나서 하루만에 손잡고 키스했다고 욕하시는 분들, 한국은 어떤가요?? 술마시고 키스하고 원나잇이 성행하고 있는데,단지 외국이라고 욕하시는건 아닌지요? 제가 호주에서 많이 놀았었다면, 지금 이 사람 생각도 나지 않았을겁니다. 자신의 모습이 깨끗한지 먼저 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