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오는 눈

제이2009.09.03
조회343

여름에 오는 눈

 

나의 그녀가 아주 많이 아파요.
요 몇년간 그녀는 침대속에서 나를 맞지요.
아침일찍 문을 나서며 힘없이 웃어주는 그녈보면
난 가슴이 찢어집니다.

그녀는 어여쁜 내 아이를 잃고 그렇게 무너졌지요.
네모진 방안에서 작게난 창문을 하루종일 응시하며
그녀는 무얼 생각 할까요.
아이가 가던날 쓰고있던 털모자를 지금도 베게맡에
감춰둔채 내 앞에선 겨우 참았던 눈물을 하루종일
쏟고 있을까요.

어제 다녀온 병원에서 이젠 그녀를 볼수없을거라 하네요
난 지금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아요.
아이도 그녀도 내겐 너무도 소중한 의미 였는데.....
해줘야 할일이 너무나도 많은데 어찌하여 그들은
서둘러 가는걸까요.

외곽에서 조그만 낚시용품을 팔아요.
근근이 겨우 먹고는 살았는데,
아내가 갈길이 바쁘다하니 휴업을 해야 겠네요..
단단히 빗장을 걸어 잠그고 돌아 서는데 빨간 잠자리 두마리가
사랑을 하나봐요.
눈물이 나네요.
닦아도 닦아도 너무많이 흘러서 와이셔츠 소매깃이
다 젖어 버렸어요.

눈이 보고 싶어요. ................


이른아침 나서는 내게 그녀가 말했죠.
아이가 죽던 그 날도 눈이 왔어요.
하얀눈이 평펑와서 그렇게 둘은 좋아 했는데.....

자 지금부터 눈이온다.-------
난 종이가루를 책장위에 올라서서 뿌려 주었죠.
그녀가 웃습니다.
그렇지만 가루는 곧 떨어지네요.
스프레이도 뿌려 줍니다.
그것또한 엉기어서 소용이 없어요.
안타까운 내 표정에 그녀가 안쓰러운듯 웃어 줍니다.

약방에 가서 새하얀 탈지면을 여러장 사왔습니다.
그리고 아주 꼼꼼하게 무명실에 길께 늘어뜨렸죠.
아주많이...그녀가 신기한듯 바라보았지만 난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지요.
길게도,짧게도....그렇게 아주많이.......
선풍기를 틀어서 그녀앞에 놓았을때 그녀는 감동으로
울고 있었어요.
바람에 날리는 솜 뭉치들이 정말 눈같이 날리고 있었어요.
종이가루나 스프레이처럼 떨어 지거나 엉기지도 않고......

그녀가 웃으면서 웁니다.
오랜만에 보는 기쁜 그녀의 모습 이네요.
그렇게 환하게 웃는 얼굴로 그녀는 내곁을 떠났어요.
손에는 아이의 털모자를 꼭 쥔채.....

그녀가 떠난 여름은 춥군요.
아마도 방안에는 늘 눈이 내리기 때문인가 봐요.
창문너머 잠자리가 숨어 들려다가 너무 추운지 도망가는군요.
내마음도 그녀떠난 집도 늘 겨울이라 그런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