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바지 두 벌, 마지막 20대의 푸념

파야와타2009.09.05
조회341

두 벌로 돌려 입던 바지가 둘 다 찢어졌다 결국. -_-...너덜너덜....

둘 다 청바지라서 찢어져도 뭐 크게 상관 될 게 없고....비즈니스 패션이 이 나라에선

중요한 게 아니니까 별로 개의치는 않는데...

 

여기선 옷 못 사입는다..

보통 여기 애들은 쓰리엑스라지 카라티에 칠부바지를 "국가교복"이라고 할 정도로

베이직으로 선호하는데...이 스타일이야말로 여자들에게 제일로 먹어주는 스타일이라면서....

 

젤을 치덕치덕 바르고 올 빽으로 넘겨주시거나

뒷정리 반듯하게 바리깡으로 정돈해 주시고 정가르마 머리를 타면서

이것이야 말로 남자의 패션인 양 "스~스~"를 연발하며 치마만 둘렀다하면 아무나

찝쩍대는 캐리비안 보이들......

 

도저히 나는 그런 80년대~90년대 초반 한국에서 유행했던 아이돌 패션스타일을

소화 못하겠을 뿐더러, 이상하게 옷이 사이즈도 맞는 게 없다...

나보다 키작고 왜소한 놈들 투성이인데...왜 사이즈가 없는 건지 모르겠다..

다들 크게 크게 입어서 그런가...

 

한국에 있을 때나 다른 아시안 국가를 돌 때 평소 스키니 스타일을 즐겨입어서 

스키니팬츠들을 주력으로 짊어지고 왔건만....젠장....

내 스키니 진들은 옷장속에서 1년이 넘도록 한 번도 빨지 않은채로 썩고 있다....

왜냐면 그걸 입으면 이미 난 이 나라에서 게이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아직도 입고 다닌 첫 날 수 많은 사람들의 저새끼 뭐야라는 눈빛들을 잊을수가 없다....

그래서 이미 지금은 헤질대로 헤진 너덜너덜한 바지 두 벌로

근 1년 가까이 버티고 있다..ㅡ_ㅡ...

 

(원래 세 벌이었는데....하나는 일하는 아줌마가 락스물에..ㅠ_ㅠ크흑....)

 

 

한 번은 아는 놈이 사뭇 진지하게

 

아는놈 : "너는 왜 아직도 여자친구를 안 사귀는거야...스패니쉬 걸들 어때?"

나 : "근데 여기 애들은 차이니보이들 별로 안좋아하잖아"

 

그러면서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 딱 한 번 입었던 스키니를 봤던 경험을 혼자

혼자 회상하면서

아는놈 : "풋...그렇게 입구 다니니까 니가 여자친구가 없는거야..."

나 : "니들은 스타킹 대가리에 쓰구 다니면서 말이 많다"..

 

이미 뭐 문화적 상대주의라는 걸 설명을 해서 알아듣는 애들이라면

내가 저렇게 대답할 일도 없을 텐데...뭐 이런 건 이미 포기했고....

 

암튼 정말 옷이 조금 있으면 정말 팬티만 입고 다녀야 할 정도로 심각한

한계상황이 와서;;;;큰 맘먹고 한국에 주문했다...

여기서 촌스러운 쓰리엑스라지티 비싸게 주고 사서 입을 바에야

운송료가 어마어마하게 깨져도 내 맘에 드는 옷을 입겠다는 취지에서 였다.

여기저기 쇼핑몰을 샅샅이 뒤진 뒤...팬츠 대량구매....=_=..

 

근데 역시나......깨달은 순간.....쇼핑몰 주문조회 서비스에서 본...

"XX 슬림진 배달완료..."

"XX 슬림 코튼팬츠...."

 

아...젠장....OTL ....@_@눈에 들어오는 건 어쩔 수 없어...

클릭질 할 때만 해도 후회하는 짓 따윈 하지 않겠다!! 게이가 되도 내 갈 길 가야지.

어차피 차이니인데 좀 튀면 차이니같이 안보일거야..

맘에 들진 않지만 쓰리엑스사이즈 카라티만 좀 사서 입어주면

스키니 입고 하이탑 신어두... 게이티가 쫌 중화되겠지?-_-;;; 라는 이런저런 생각....,

심각하게 Im not a gay.라는 프린팅이 있는 티셔츠를 사볼까도 잠깐 고민했었지만...

 

흠...이미 해외배송이 시작된 이 시점에서 살짝...후회가 되는 이유는....;;

 

아...쩝 뭐...괜찮아.

세상에 나를 맞추지 말고 나한테 세상이 맞춰지는 거다.-_-++++++

 

그러기엔 나이를 너무 먹었고.....OTL,.....

 

이상, 푸념아닌 푸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