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沐

김보성200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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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랬듯이 그녀는 적당한 온도의 물이 가득채워진

욕조 속에 몸을 담근 채

어깨와 머리만이 수면 밖으로 빼꼼히 나와있었다.

 

천정이 비치는 투명한 수면 속에는

그녀의 몸이 드러나고, 그 위로 그녀의 손이

수면을 파(破)한다.

작은 회오리들이 요동을 치는 듯 하더니 이내 수면은 잠잠해진다.

 

눈에 총점을 잃은 채, 달뜬 얼굴을 한 여자가

점점 수면아래로 가라앉기 시작한다.

어깨에서 목, 그리고 점점 아래로 가라앉기 시작한다.

 

적당히 뜨거운 온도의 물이 머리까지 가득 차버렸을 때

상념에 잠긴다.

 

두눈을 꼭 감고, 코와 입을 호흡하는 것을 멈추었다.

 

그리고, 한참 뒤 살아야겠다는 본능이 용솟음 칠 때

물갈래를 치며 몸을 들썩하고 일어난다.

한 껏 물을 머금은 머리 가닥들이 얼굴에 다닥 다닥 붙어있어

이물감이 느껴지게 시작했다.

여전히 물 속에 잠겨있는 무거운 팔을 움직어

느릿하게 머리카락들을 뒷 머리로 쓸어넘겼다.

 

그리고,

얼굴에 묻은 물기를 쓸어내리고 감았던 두눈을 떴다.

 

물 밑으로 가라앉기 전과 후의 눈앞에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다만, 터질 것 같은 심장과 달뜬 호흡

그리고 붉어진 홍안(紅顔)

 

옅은 미소를 지은 여자는 이내 몸을 일으킨다.

 

夜沐(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