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짝사랑..끝내렵니다..

Hitman2009.09.09
조회40,287

안녕하세요..

인천에서 공익을 하고있는 24살 남입니다..

대부분 이렇게 글을 시작하시더라구요..

신세한탄이나 하려고 글을 써봅니다..

글재주가 별로 없으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부탁드려봅니다..꾸벅~

 

 

참 오랫동안 좋아하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때 처음 보고 첫눈에 반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을정도로 좋아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어느덧 사랑은 커가고, 제 인생의 전부가 되버렸습니다..

 

목소리만 들어도 떨리고, 생각만 해도 배가 부르며..

 

한번 마주치기만 해도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치 하늘을 훨훨 날아갈듯한 그런기분이요..

 

(혹시 톡커들도 그런 경험 해보셨나요?)

 

그렇게 사랑을 키워나가 얼마전까지 11년이라는 세월을 좋아했습니다..

 

언제나 그 아이는 제 맘을 받아주지 않더라구요..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내 외모가 맘에 안들어서 인가?

 

아니면 내가 공부를 못해서 인가?

 

내가 잘하는게 없어서 그런가?

 

미친듯이 노력했습니다..

 

전교 뒤에서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정도로 공부를 못하던 저였습니다..

 

140kg이나 나가는 돼지였습니다..

 

할줄아는거라곤 먹고 자고 게임만 하는 쓰레기 인간이였습니다..

 

다시한번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마음먹었습니다..

 

열심히 해야겠구나..

 

내 자신을 바꿔보자..

 

고1 미국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이악물고 공부와 운동 그리고 에체능을 병행했습니다..

 

3년이라는 세월..

 

하루에 3시간씩 자면서 덜먹으며 놀지않으며..

 

결국 192cm 의 키에 83kg 이라는 몸무게를 만들었고..

 

좋은 성적으로 미 주립대 의대에 입학했으며..

 

할줄 모르던 기타,피아노,베이스 등등 예체능도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올려놨습니

다..

 

그리고 나서 대학입학 후 한국에 놀러와 그 아이를 다시 만났습니다..

 

역시나 받아주지 않습니다..

 

내가 능력이 없어서 그런가 보다..

 

신촌 모 대학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오게 된 후..

 

이번엔 돈을 벌어보쟈 라는 생각으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휴학을 하고 한국에 머물며 미친듯이 돈을 벌어댔습니다..

 

하지만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

 

뭐가 문제인지 몰랐습니다..

 

중간중간에 삐딱선을 탔습니다..

 

술..담배..게임..유흥..

 

열심히 배운걸로 다른사람을 이용해 먹습니다..

 

상처를 줍니다..

 

그러면서도 다시끔 한번씩 일어서며 그녀를 찾아갑니다..

 

그런데 안됩니다..

 

그런데 이제서야 알겠습니다..

 

내가 왜 안됐는지..

 

 

말로만 잘해준다, 좋아한다, 사랑한다..

행동으로 보여준게 없습니다..

나만 초조하고 조급해서 항상 일을 서두릅니다..

말도 안되는 핑계로 난 널 다시는 안볼꺼라고 그 아이에게 상처를 줍니다..

내 자신의 악습관들을 버리지 못합니다..

돌아보면 제 자신은 겉모습만 변하고..속은 변한게 하나 없습니다..

그래서였나 봅니다..

부족한 제 자신이..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야 하는데..

맨날 기대기만 하는 짐이였던 나..

 

이젠 정말로 그녀와 평생 보지못할 상황에 놓인듯 합니다..

그아이의 생각도, 심정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제자신도 지치고, 그녀도 지치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냥 슬프기만 하진 않습니다..

저의 잘못을 알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알게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기분좋은 마음으로 그녀를 놓아주려 합니다..

(그녀는 아마 지긋지긋한 골치덩이 하나 띄어낸 기분이겠죠? ㅋㅋㅋㅋㅋ)

제 인생에서 가장 오랫동안 연락을 하고 지내며..

외국에 나가있을때도..

일하느라 바빠서 아무것도 못할때도..

항상 곁에있어주던 사람이였는데.......

그녀에게 너무나 감사합니다..

많은걸 배우고,느끼고..

덕분에 얻은게 많습니다..

학창시절 11년..

아직 대학을 졸업하진 않았지만..

그 학창시절 거의 모든것..

내 삶의 모든것..

그 아이니까요..

행복하길 바랍니다..

내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족함..

친구로써 지키지 못한 약속들..

열심히 제 인생을 사는것이..

가장 올바른 일이라고 느끼니까요..

아쉬움은 남지만..

미련은 남지만..

전 안될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

 

 

 

친구랑 이야기 하다가..

문뜩 생각이 들어..

원근법 이라는 글을 쓰게되었습니다..

사랑하고 이별하는 톡커님들도..

같은 느낌이실련지요..^^

글 읽어주신 분들은 감사합니당..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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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근법 Perspective

 

 

가까워지면 크게 보이고

멀어지면 작게 보입니다.

 

때로 원근법이 잘 적용되지 않는 영역이 있는데

그것은 '관계'라고 하는 영역입니다.

 

멀리 있는 그 사람을 처음 보았을 때

그렇게도 크게 보였던 그 사람

온종일 생각나게 할 만큼

내 가슴을 가득 채운 그 사람은

눈을 씻고 보아도 크게 보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점점 가까이 왔을 때

이상하게도 점점 작아 보입니다.

이제는 온종일을 보는데도

내 가슴에 다른 것을 잔뜩 채울 수 있을 만큼

그 사람은 작아져 있습니다.

 

왜 관계의 원근법은 정반대일까요.

 

처음 그 사람을 멀리서 보았을 때는

나의 온갖 기대감이 작용합니다.

멀리 있기 때문에 아직은 희미한 그 모습 속에

내가 원하는 모든 모습들을 투영합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 사람은 내게 거인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점점 내게 가까와지고

나의 기대감이 걷히고 내가 뿌려준 신비로운 금가루가 사라지면

그가 '나만큼' 작은 모습이라는 것을 보게 됩니다.

내 눈 앞에까지 가까이 온 그 사람은

정확히 '나만한' 크기의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당황합니다.

실망합니다.

익숙해지면 질수록

지겹습니다.

우스워지고

별 것 아닌 사람 같아 보입니다.

 

실제 그 사람이 그래서일 수도 있지만

이제는 나의 실망감과 익숙함이

가까이 온 그 사람을 덮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불행의 악순환을 끊는 존재가 있습니다.

그 이름은 '이별'이라고 부릅니다.

이별이 찾아와 그 사람을 내 곁에서 데려간 후에야

나의 착각 놀이가 끝이 납니다.

그제서야 아쉽습니다.

그제서야 미안합니다.

그제서야 그립습니다.

 

지구에는 '사람'이 삽니다.

꼭 '나만한' 크기의 사람입니다.

내 품으로 꼭 안아줄 수 있는 크기의 사람입니다.

나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크기의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내 곁에 왔을 때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거인이 아닌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다행인 일입니다.

 

지금 당신이

그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별이 와서

그 사람을 데려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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