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하고 싶은 곳은 서울, 수도권이 70%가 넘고, 그 이유로는 문화 시설과 혜택의 부족, 교육 등을 꼽았다.
* 얼마 전 강준만 교수의 <지방은 식민지다>라는 책을 읽었고 많이 공감했다.
대한민국은 모든 것이 서울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서울 공화국'이고, 기성 권력(정치와 언론과 문화 권력 모두)은 그 체제를 유지하고 나아가 강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 언론이 죽어가고 있다는 안타까움과 함께 스스로 만든 바가 크다는 비판도 있었다. 개인 적으로 이 책을 읽은 후로 지방 언론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방의 서울 의존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이주하고 싶은 곳이 서울, 수도권이고 그 이유가 문화, 교육 때문이란다. 특히 수도권 대학에 가고 싶다는 이유를 묻자 취업과 교육 환경이라는 의견과 함께 '무조건 가고 싶다'는 의견도 무려 10%가 넘었단다.
하지만 다행히 전북 거주에 대한 만족도는 39.4%가 만족한다고 했고, 매우 불만족 2.8% 불만족 12%였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조금 웃음이 나왔다.
물론 전북이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문화 시설과 혜택에 있어 절대적으로,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전북 도민들이 "진정으로" 문화에 목말라 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내가 서울에서 계속 근무하고 싶다고 했을 때, 한 선배가 나에게 물었다.
"서울에 애인 있어? 서울에서 대학원이라도 다녀? 신림동에서 고시 공부해야 돼? 한 달에 연극을 몇 편 씩 봐야돼?"
내 대답은 모두 '아니오' 였고, 난 지금 (물론 꼭 이 이유 때문은 아니지만)전주에 와 있다.
그리고 전주에서 2년을 지내면서 그 전에 알던 전주와 달리 많은 공연과 콘서트와 전시와 행사들이 계속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수들의 콘서트 투어는 물론이고, 대형 뮤지컬과 유명 연극도 주말을 이용해 전주를 찾아오고 있다. 다음달까지 예정된 공연 중에도 <로미오와 줄리엣>, <지킬 앤 하이드> 등이 있다.
모두 전북대 문화관, 특히 소리문화의 전당과 같은 좋은 공연 시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이런 혜택이 전주가 아닌 군산, 익산 그리고 다른 시군에까지 미치면 더욱 좋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그래도 전주는 꽤 서울과 '거의 실시간'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영화는 어떤가?
전주는 서울의 종로(71), 강남(64)과 비슷한 65개의 스크린 수를 가지고 있었다!! (최근에 몇개 영화관이 제한 상영을 하거나 아예 문을 닫아서 실제 돌아가는 스크린 수는 36개다.) 그러나 스크린당 인구수는 서울이 1만 7천여명이지만, 전주 1만 8천여명으로 서울과 비교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서울 스크린 중 전주처럼 돌아가지 않는 것들이 있다고 본다면 그 격차는 더 줄어든다.
상영 영화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전주의 치명적 약점이지만, 다행히 전주영화제작소(http://www.cineplex.or.kr) 디지털 독립영화관이 살짝 목을 축여주고 있다.
그럼, 전주 나아가 전북 도민은 얼마나 문화를 향유하고 있을까?
영화의 경우 인구 비례에 살짝 못미치는 수준(2.7%)의 관객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내 주변이 잘못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한 달에 한 번 이상 영화를 보는 사람은 내가 거의 유일하고,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을 찾는다는 사람도 못 보았다.
전북 현대의 K리그 경기는 관중석이 텅텅 빈다. 반값 쿠폰을 마구 뿌리고 있음에도. 그나마 군산에서의 KIA 야구경기나 전주KCC의 농구 경기는 늘 만원이다.
단지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문화 생활을 즐기지 못하고 있는데 그 핑계를 문화시설 부족, 콘텐츠 부족으로 책임을 전가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전주에서 보낸 고등학교 시절에 콘서트를 더 많이 갔다. 서울에서 연극과 뮤지컬을 많이 보기는 했지만, 이 역시 관심 있는 몇몇 사람들만의 것일 뿐이다.
그리고 꼭 서울의 유명 공연이 전주에 와야 할 필요는 없다. 전주에까지 와서 공연을 해 준다면 반가운 일이지만, 전주에서 자생한 공연집단, 밴드의 공연이 더욱 늘어나야 한다. 그리고 이들의 공연을 시민들이 찾아가야 한다.
전주의 경우, 시립극단, 시립관현악단, 시립국안관현악단, 시립합창단이 있다. 다른 시군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정기공연만 찾아다녀도 일년이 훌쩍 가겠다. 공연이 없을 때는 전시회를 찾아도 된다. 도립미술관이나 예술회관과 작은 화랑에서 미술 전시는 얼마든지 하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많은 응답자 중 상당수는 내심 (공짜) 문화시설이나 혜택이 없다고 답했을지도 모른다. 방송국에서 제공하는 공짜 공개방송, 자치단체 주관 지역 축제에서 볼 수 있는 공짜 공연에만 젖어서 돈 내고 보는 공연 문화에 익숙하지 않음을 탓해야 하지 않을까? 스스로 문화행사를 찾아다니며 그 수요를 보여준다면, 질 높은 공연이 뒤이어 따라온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향후 전북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전북의 상징 이미지로 한옥, 한지와 같은 전통 요소를 떠올리는 것도 한 예이다. 새만금으로 들떠 있지만 여전히 전북 도민은 살짝 패배주의에 빠져 있는 듯하다.
그래서 문화가 부족하다고 답하는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이런 마음의 그늘을 떨쳐내는 힘을 문화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문화는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찾게 되는 법이지만, 스스로 여유를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전북 도민은 문화에 목마르다?!
전북 도민의 47%가 타 시도로 갈 맘이 있다고 답했다.
전북 애향운동본부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에 의뢰한 조사 결과다.
이주하고 싶은 곳은 서울, 수도권이 70%가 넘고, 그 이유로는 문화 시설과 혜택의 부족, 교육 등을 꼽았다.
* 얼마 전 강준만 교수의 <지방은 식민지다>라는 책을 읽었고 많이 공감했다.
대한민국은 모든 것이 서울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서울 공화국'이고, 기성 권력(정치와 언론과 문화 권력 모두)은 그 체제를 유지하고 나아가 강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 언론이 죽어가고 있다는 안타까움과 함께 스스로 만든 바가 크다는 비판도 있었다. 개인 적으로 이 책을 읽은 후로 지방 언론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방의 서울 의존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이주하고 싶은 곳이 서울, 수도권이고 그 이유가 문화, 교육 때문이란다. 특히 수도권 대학에 가고 싶다는 이유를 묻자 취업과 교육 환경이라는 의견과 함께 '무조건 가고 싶다'는 의견도 무려 10%가 넘었단다.
하지만 다행히 전북 거주에 대한 만족도는 39.4%가 만족한다고 했고, 매우 불만족 2.8% 불만족 12%였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조금 웃음이 나왔다.
물론 전북이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문화 시설과 혜택에 있어 절대적으로,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전북 도민들이 "진정으로" 문화에 목말라 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내가 서울에서 계속 근무하고 싶다고 했을 때, 한 선배가 나에게 물었다.
"서울에 애인 있어? 서울에서 대학원이라도 다녀? 신림동에서 고시 공부해야 돼? 한 달에 연극을 몇 편 씩 봐야돼?"
내 대답은 모두 '아니오' 였고, 난 지금 (물론 꼭 이 이유 때문은 아니지만)전주에 와 있다.
그리고 전주에서 2년을 지내면서 그 전에 알던 전주와 달리 많은 공연과 콘서트와 전시와 행사들이 계속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수들의 콘서트 투어는 물론이고, 대형 뮤지컬과 유명 연극도 주말을 이용해 전주를 찾아오고 있다. 다음달까지 예정된 공연 중에도 <로미오와 줄리엣>, <지킬 앤 하이드> 등이 있다.
모두 전북대 문화관, 특히 소리문화의 전당과 같은 좋은 공연 시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이런 혜택이 전주가 아닌 군산, 익산 그리고 다른 시군에까지 미치면 더욱 좋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그래도 전주는 꽤 서울과 '거의 실시간'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영화는 어떤가?
전주는 서울의 종로(71), 강남(64)과 비슷한 65개의 스크린 수를 가지고 있었다!! (최근에 몇개 영화관이 제한 상영을 하거나 아예 문을 닫아서 실제 돌아가는 스크린 수는 36개다.) 그러나 스크린당 인구수는 서울이 1만 7천여명이지만, 전주 1만 8천여명으로 서울과 비교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서울 스크린 중 전주처럼 돌아가지 않는 것들이 있다고 본다면 그 격차는 더 줄어든다.
상영 영화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전주의 치명적 약점이지만, 다행히 전주영화제작소(http://www.cineplex.or.kr) 디지털 독립영화관이 살짝 목을 축여주고 있다.
그럼, 전주 나아가 전북 도민은 얼마나 문화를 향유하고 있을까?
영화의 경우 인구 비례에 살짝 못미치는 수준(2.7%)의 관객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내 주변이 잘못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한 달에 한 번 이상 영화를 보는 사람은 내가 거의 유일하고,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을 찾는다는 사람도 못 보았다.
전북 현대의 K리그 경기는 관중석이 텅텅 빈다. 반값 쿠폰을 마구 뿌리고 있음에도. 그나마 군산에서의 KIA 야구경기나 전주KCC의 농구 경기는 늘 만원이다.
단지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문화 생활을 즐기지 못하고 있는데 그 핑계를 문화시설 부족, 콘텐츠 부족으로 책임을 전가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전주에서 보낸 고등학교 시절에 콘서트를 더 많이 갔다. 서울에서 연극과 뮤지컬을 많이 보기는 했지만, 이 역시 관심 있는 몇몇 사람들만의 것일 뿐이다.
그리고 꼭 서울의 유명 공연이 전주에 와야 할 필요는 없다. 전주에까지 와서 공연을 해 준다면 반가운 일이지만, 전주에서 자생한 공연집단, 밴드의 공연이 더욱 늘어나야 한다. 그리고 이들의 공연을 시민들이 찾아가야 한다.
전주의 경우, 시립극단, 시립관현악단, 시립국안관현악단, 시립합창단이 있다. 다른 시군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정기공연만 찾아다녀도 일년이 훌쩍 가겠다. 공연이 없을 때는 전시회를 찾아도 된다. 도립미술관이나 예술회관과 작은 화랑에서 미술 전시는 얼마든지 하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많은 응답자 중 상당수는 내심 (공짜) 문화시설이나 혜택이 없다고 답했을지도 모른다. 방송국에서 제공하는 공짜 공개방송, 자치단체 주관 지역 축제에서 볼 수 있는 공짜 공연에만 젖어서 돈 내고 보는 공연 문화에 익숙하지 않음을 탓해야 하지 않을까? 스스로 문화행사를 찾아다니며 그 수요를 보여준다면, 질 높은 공연이 뒤이어 따라온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향후 전북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전북의 상징 이미지로 한옥, 한지와 같은 전통 요소를 떠올리는 것도 한 예이다. 새만금으로 들떠 있지만 여전히 전북 도민은 살짝 패배주의에 빠져 있는 듯하다.
그래서 문화가 부족하다고 답하는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이런 마음의 그늘을 떨쳐내는 힘을 문화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문화는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찾게 되는 법이지만, 스스로 여유를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