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와 재혼한 새언니의 임신으로 싸우셨다는 글쓴이님, 꼭 봐주세요~

저기요...2009.09.11
조회8,072

저기요... (IP: MDA0NjE2MTU6) 09.09.11 10:42
조언 구한다고 하셨죠? 꼭 읽어주세요.

(댓글로 달았었는데 하도 많은 분들이 리플 달아놓으셔서 못 읽으실까봐 여기에 다시 올려드립니다.)

 

저는...솔직히 이혼남과 결혼 한 이혼녀에요.

둘 다 상처 있고, 아픔을 겼어봐서 처음 시작할 때 너무 힘들었어요.

남편 쪽 애 둘은 애엄마가 이혼할 때 절대 못준다고  난리 났었대요.

그래서 그쪽에서 키우고 있고(저도 엄마 입장이라 그 분 마음이 이해가 가요), 저희 아들은 시댁에서 안 주려고 했지만 제가 교육이나 뭐 그런문제 때문에 우기고 우겨서 데려다가 키우고 있어요.

현재 남편과 우리 아들 정 드는데 한 3년 정도 걸린것 같아요. 아직도 친 부자 관계 같진 않아요. 평생 그렇진 않더라도 친구처럼, 조언자처럼 그렇게 좋은 관계만 유지 해 주면 두사람에거 너무 고맙겠어요.

저희는 처음부터 같이 살지는 않았어요.

익숙 해 지고, 아들이 이해 할 때 까지 띄엄띄엄 만났죠. (저희 아들은 10살 입니다.)

그러다가 합친지는 얼마 안됐어요.

현재는 저도 직장생활하고 남편은 사업을 하기 때문에 현재 벌이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처음 만났을 당시 남편은 사업 실패하고 그나마 남아있던 재산도 이혼하면서 위자료로 다 주고(이혼한 이유는 사업실패-돈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남편의 외도 때문이었구요...) 정말 집도 절도 없는 상태에서 어머님께 500만원 빌려서 원룸(월세)얻어서 살고있을 때 였습니다.

저도 원룸에서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고요.

그런상태에서 만나서 사랑하게 되고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됐네요.

현재는 남편이 5년의 공백기 끝에 다시 재기에 성공해서 남부럽지 않게 생활하고 있고 애들 교육비도 넉넉히 보내 줄 수 있지만,

지난 5년의 재혼생활은 제가 혼자 벌어서 어렵게 어렵게 생활 했었습니다.

그런데 애들 엄마가 교육비를 보내라고 해서, 제 월급에서 또 얼마를 떼어다가(남편이 경제능력이 노력해도 잘 안풀리던 때 였기에) 그집 애들 생활비로(정말 쥐꼬리 만큼이라 미안한 마음이지만..) 보내기도 했습니다.

네. 우린 재혼한 죄인이니까요.. 당연한 일입니다.

이부분에서 님의 새언니 부부가 월세내고 빚갚고 애들 둘을 키웠다는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절절히 이해가 됩니다. 

어쩌면 저희는 이혼남, 이혼녀이기에 상황이 안 맞는다고 하실수도 있겠지만...

어느정도 이해도 되고 또 안타깝기도 해서 자판을 두드립니다.

 

첫째.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네요.

아이들이 있는 이혼남과 결혼을 결정한다는건 쉬운일은 아니었을꺼에요. 물론 그 반대의 상황도 마찬가지 였겠지만요.. 그런데 저와같은 케이스도 아니고 초혼이었다니... 원룸에서라도 아이들을 키웠다던 그 분이 정말 대단하네요. 입장 바꿔서 생각 해 보세요.

아무리 나이가 어리고 철이 없어도 한방에서 신혼인 두 부부가 아이들과 생활하는게 쉽지는 않았을꺼에요.

이 부분에서 차라리 몇 푼 손해 볼 작정을 하고서라도 방 두칸짜리로 얻어주지 않은 남자쪽 부모님의 미련함이 안타깝네요.

결국 그 일 때문에 아이들은 또 버림받게 된거잖아요. (엄마 된 입장에서 이 부분이 정말 짠합니다. 처음부터 함께 살만한 집을 얻어주고 다 함께 살 수 있도록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원룸에서 네 가족... 그거 너무 힘듭니다.)

 

둘째. 님의 가족은 기본적인 사람에 대한 믿음이 없네요. 이게 안타까워요.

어쨌든 전 새언니는 그런 결과였지만, 오빠가 다시 선택했고 그런 사정 다 알고 오빠와 결혼까지 했으면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믿어주시면 어땠을까요?

처음 새언니가 그랬는데, 또 안그럴 보장 어딨냐구요...?

아... 이런 사고방식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시댁식구들이 이런시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걸 느꼈을 새언니가 시댁에 들어가 살고 싶었을까요? 언제 도망갈지 모르는 반쪽만 식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한솥밥 먹고 싶진 않았을겁니다.  

지금 님의 가족은 새언니네 가족에게 "처음에 그렇게 얘기했으니 어디 해볼만큼 해봐"라는 심정으로 팔짱끼고 본인들의 입장만 생각하고 계신게 아닌가 해요.

저기요...

그쪽집(새언니네 집)에서 오빠랑 새언니는 들어가는데 애들은 데리고 들어오게 안했다고 뭐라 하셨나요?

만약 그 여자분이 저처럼 애딸린 이혼녀였다면 님 어머님께서 오빠네 친 자녀 둘과 그 아이....다 데리고 살 수 있었을까요? (저희도 아직 시댁에는 비밀로 합니다. 저희 아들..ㅠㅠ)

만약! 오빠가 초혼이었다고 칩시다.

초혼인 아들이 이혼녀와 결혼하는것 자체가 기가막힐텐데, 애까지 데리고 들어온다고 한다면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쌍수들고 환영했을까요? 제발..님의 입장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 해 보세요.

 

셋째. 생명의 소중함은 어디로 갔나요?

요즘.. 낙태수술이 맹장수술보다 쉬워지긴 했다지만...그래도 님은 가족이잖아요.

두 부부가 낳겠다고 결정 했는데, 꼭 그런식으로 얘기 했어야 했나요?

그냥.. '솔직히 우리가 능력이 없어서 (혹은 아직은 새언니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 방 두개 못해준건 미안하다. 하지만 애들이 너무 가엾지 않냐. 애기 낳으면 어느정도 몸조리 하고, 힘들겠지만 방 다시 얻어줄테니 오빠 애들도 따뜻한 아빠 엄마 품에서 클 수 있도록 배려 해 달라' 했으면 ... 그랬으면 아이들 입장에서 어땠을까요?

아이들 입장에서 결과가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요?

 

넷째. 이혼남, 이혼녀도 사람이고 사랑 합니다.

저희도 재혼한지 5년 되었지만, 아직도 고민합니다.

아이를 가질지 말지..

사람들이 이런 고민한다는걸 알면 욕할지도 모르지만...(네, 저희 둘에게 딸린 애들 합이 벌써 셋입니다.) 

저는 가끔씩 내가 사랑하는 이 사람의 아이들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그러기엔 우리 아들과 남편쪽 아이들이 어찌 생각할지, 혹은 상처 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결정은 쉽지 않습니다.

남편과 가끔 상의 해도 남편또한 저와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난다면 너무너무 기쁘고, 예쁘겠지만, 두고 온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 된다고 합니다. 아직 제 나이가 그리 많지는 않으니 몇 년 더 생각 해 보자구요..

이혼남, 이혼녀인 주제에 저희도 이런 고민을 하는데, 초혼인 님의 새언니는 어땠을까요?

얼마나 자신과 남편의 아이가 갖고 싶었을까요?

아마도 오빠네 아이들이 예쁘니까 그런생각도 했을꺼에요. 그쵸? 애들이 지긋지긋 했으면 애 가질생각도 안 들잖아요.

이혼이라는거, 애딸린 이혼녀가 된다는거... 애 둘 딸린 이혼남과 재혼한다는것...

제 인생 플랜에도 없었던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됐다고 해서 모든걸 포기해야 하는건 아닙니다.

아마 오빠분도 자신의 그런 입장때문에 사랑하는 아내에게 소중한 아이가 생겼는데 지우자고 할 수는 없었을거라는 생각... 해보시면 어떨까요? 마누라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머저리라고 욕하는 대신에 말예요..

 

그렇다고 님의 입장을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어떤심정인지는 압니다.

조카들과 친정엄마를 진심으로 걱정하신다는것도 알겠습니다.

하.지.만..분명하고 단호하게 말씀드리자면,

방법은 틀렸습니다.

정말 조카들을 생각하신다면 그까진 돈 버린다고 생각하고 친정부모님과 님 부부가 가진 돈 얼마라도 합쳐서 방 두개짜리 작은 전셋집이라도 해 주세요. 그리고 애들 잘 키워달라고 고개숙여 사과하고 부탁하세요.

지금 상황이면 님의 새언니가 애들까지 꼴보기 싫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상황이 아닌것 같습니다.

그러니, 부디 아이들을 생각 해서 그 분들이 재혼과 아이들 양육에 성공하도록 도와주세요.

감정에 치우치지 마시고 현명한 방법으로요... 제발...

너무 안타까워서 긴 글 씁니다. 글쓴이 님이 꼭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