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사랑은47

미처리2009.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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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큼이나 유진은 힘없이 한쪽 그늘에 누워있었다.

수업은 안중에도 없는듯 휴대폰은 저 멀리 굴러다니고 있었고 점심또한 먹지 않았을 것이다.

[....자는 거야?]

[....]

[밥은? 오후 수업 준비 안해?]

유진의 곁에 털썩 앉으며 준영이 책을 걷어낸다.

발갛게 부어오른 입술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싸웠어? 왜?]

[...이제 .... 그만 하려고...]

[뭘?]

[....친..구...]

[!!!!]

준영은 유진의 대답에 놀란듯 입을 다물었다.

그의 눈은 정말 굳은 결심을 한듯 보였고, 그냥 화가나서 내뱉는 소리가 아님을 느낄수 있었다.

[....유..진아...]

유진은 준영에게 등을 돌려 다시 눈을 감는다.

오후 수업내내 돌아오지 않는 유진.

[민태민! 그 녀석 잡아와!! 너  어디 있는지 알지?]

화가난 담임은 언제나 그랬듯 태민을 불러세운다.

태민은 가방을 들춰메고 담임을 돌아본다.

[저 이제 그 자식 모릅니다]

그리곤 서둘러 교실을 빠져 나간다.

갑작스런 태민의 태도변화에 담임은 주위 학생들을 불러 모았다.

[무슨일 있었냐?]

[확실하진 않은데..소문에 둘이 싸웠다는데요. 일방적으로 유진이 맞았다는 설도 있고..]

[하루내내 한마디도 안했어여]

[분위기 냉냉하니...좀 살벌했죠...]

학생들의 이야길 전해듣던 담임은 눈을 감았다.

평탄하기만을 바라고 바랜 하반기...

또다시 불어닦칠 불길한 기운...

[휴~ 이놈의 팔자야...걍~잘라버려?...하아~~~]

긴 한숨을 토해내던 그는 허탈하게 교무실로 발길을 돌렸다.

태민은 샤워를 마친후

책상위에 놓여진 2개의 선물포장을 바라본다.

귀걸이...

예쁘고 작은 돌모양.

빛의 방향에 따라 색이 바뀌는 돌

고등학교 입학식때 기념으로 셋이서 귀를 뚫으러 갔었다.

넉살좋게 들어선 재희는 눈물을 보였고, 죽어도 싫다고 우기는 유진은 반 강제로...민망해서 싫었지만, 제법 어울리는 그녀석의 모습에 눈 질끈감고 애써 태연한척 입술을 깨물었던 그때...

지금도 가끔 무대에 오를때면 싫다는 유진의 귀에 막무가내로 귀걸이를 채웠었다.

그럴때마다 살짝 막혀있던 유진의 귓볼.."뜨끔"할텐데 항상 꾹 참았던 녀석...

태민은 침대에 벌렁드러눕는다.

[생각하지 말자...생각하지마...]

태민은 침대를 이리저리 뒹굴고는 벌떡 일어나 앉는다.

[용서 안해....]

태민의 손에 쥐어진 작은 상자가 힘없이 찌그러진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갔고, 살얼음판을 걷는듯한 둘 사이의 공기는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다.

지켜보는 이들은 그들대로 차가운 공기가 빨리 걷어지길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