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을 만난 남친이 친구로 지내자고 하네요.(고민有)

쬐깐이2009.09.13
조회1,125

28동갑내기 커플이예요. 대학졸업하고 알게된 대학동기구요,

작년 가을에 제가 남친이 사는 도시로 독립겸 이사왔습니다.

남자친구는 한번도 일을 해본적이 없는 취업 준비생이구, 저는 5년차 학원강사입니다.

 

지금까지 만나면서, 물론 모든데이트 비용도 제가 다 부담을 했구요.

지난 겨울엔, 집에 있기 답답하다는 남친을 위해 제가 사는 고시텔에 방 잡아주고 3달을

방값내주고, 삼시세끼 해먹이고, 기분전환겸 주말마다 영화보여주고,,,

사실 학원강사 월급 그래봐야 200도 안돼는데 두사람 방값과 생활비와 외식비 등등..

저는 위계양을 몇년째 앓고있지만, 병원한번 제대로 못가봤지만,

남자친구가 가지고 싶어하는것, 먹고싶어하는것, 하고 싶어하는것은 뭐든 해줬습니다.

차비가 없어서 1시간 반을 걸어서 출근하고 학생들 틈에 학원버스타고 퇴근해도

남자친구는 택시태워 보내고, 꼭꼭 지갑에 1~2만원 챙겨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만나는동안 3번의 임신중절수술을 했고, 그비용의 80퍼센트는 제가 부담했어요.

 

저는 물론 남친이 일자리를 열심히 구하고 있는거라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친의 형이 워낙 빵빵한 직장을 다니는터라 집안의 기대도 크고,,

어지간한 회사는 성에 차지 않는지, 이래서 싫고 저래서 싫고 가리고 가려내내요.

그래도 내사람이니,,, 더좋은데서 일했으면하는 마음에뭐라고 하진 않고,

그래...더좋은데, 너 가치 알아보는데가 있을거야..늘위로했습니다.

 

결국 저는 돈에 너무 치여서, 늦게마치는 학원에서 일하게 됐다고 말하고,

노래방 보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6개월이나 아침에 퇴근을 했지만,

의심을 안하더군요.. 나를 굳게 믿는구나,, 생각했지만,사실 관심이없는걸까,,도 생각했죠.

 

아침에 겨우 잠이 들어도, 낮동안 오는 연락들에 답장해줘야하기에,

푹잠들지도 못하고 자다깨서 답장하고, 목소리 가다듬고 전화 받았습니다.

(남자친구는 제가 아프거나 졸려서 잠을 자면 게으르다며,자기심심하게 내버려 둔다며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혹은 또 아프냐고 핀잔주거나, 맨날 디비자라..이런식.ㅠㅠ)

맘편히 쉬지도 못하고, 주말은 또 신나게 놀아주려고 계획을 짜고 도시락을 싸고

야외로 바람쏘여주거나, 영화를 보여주고, 맛있는 음식을 먹여주고 했습니다.

(2시간도 못자고 주말마다 데이트를 해줬습니다. 매일 마시는 술에 쉬지못하고 몸은 점점 망가졌습니다.)

 

그런 제게,그는말합니다. 주말에 할일도 많은데, 시간내서 만나주는 자기에게 고마워하라고... 자기 인생만 신경쓰기에도 바쁘고 여유없는데, 나까지 신경쓰느라 힘들다고...

 

평일에 한번씩 출근하기 전에 찾아올때도 있습니다. 전 그게 또 고마웠습니다.

고기 멕이고,회 사멕여서 집에 보냅니다..공부열심히 해. 용돈도 주고.

그러고 부랴부랴 준비해서  노래방출근해서 또 손님들이 추근대는거 받아주면서

속으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남자친구가 너무 보고싶고,주말만 기다리고,,,

그시간에 남친은 제가 준 용돈으로 친구들만나서 술마십니다. 나는몰랐습니다.

어디가서 돈없어서 주눅들지말라고 챙겨준 돈이니까 괜찮습니다. 나한테 미안해서

말안하거라고 생각하고 이해했습니다.

 

기다리던주말... 그는 주말에 할일이있다며 만나주지 않습니다.

여기 이도시. 이사람말고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고향은 멀고,, 매일매일 외로움과

안아픈곳이 없는 내몸과 위장병과 싸우며 500일의 시간을 버텨왔습니다. 

 

남친은 잘못했을때도, 항상 자기합리화를 시키고 더 화를 내는 성격인데다.

싫은 소리는 죽어도 못듣는 성격까지... 싫은소리한번 제대로 못하고 만나왔어요.

그래서 최근에 참다 참다 서운하다고,

한마디했더니 견딜수가 없다며, 지친다며 차라리 친구로 지내줄테니까

그럴수있으면 만나고, 그게 싫으면 헤어지자고 합니다.

 

왜그러냐구,, 뭐가 부족하냐구,, 했더니, 자기도 외롭답니다. 내가 일하는 동안 답장도안하고, 남들처럼 컴퓨터로 게임도 하고, 잘자 통화하고 자고 그런거 하고 싶은데,

못하니까 서운하고 이런 연애 재미없다고 합니다.

 

아... 그랬겠다 많이 외웠겠다.그에게 미안해졌습니다. 이제 겨우 자리잡았는데,,,

돈이 문제가 아닌것 같았습니다. 매일 아프고 힘없는 모습도 짜증난다는남친...

그래서 다시 학원으로 돌아갔습니다. 300만원이나 손해를 보는것이지만,

그래..옳은 일도 아니었고, 원래대로 돌아가자... 학원일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반찬이라고는 고시원김치뿐이지만, 맨밥의김치로 버티면서도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그가원하는대로 보자면 보고, 보기 싫다면 못보는 연애도 익숙해졌습니다.

차라리 안볼때, 돈을 아낄수 있다고 나를 위로했습니다.

 

친구로라도 그와 함께 이고 싶었기에, 그때 이후로 친구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최근 온라인게임에 빠진 그는 이겨야 재미가 있기때문에, 항상지기만하는 나랑 붙어야 재미있어합니다. 거의 밤12시에 퇴근하는데, 오래기다려서 화낼까봐 옷도 못갈아입고 화장도 못지우고 컴앞에 앉아서 한두시간 또 놀아 줍니다. 졸린다고 하면 그래 잘자...하고 그제서야 쉴수 있습니다.

 

 

금요일 새벽, 마찬가지로 게임을 끝내고, 제가 내일 주말인데 볼수있냐고 했더니.

할일이 많아서 못본답니다. 이럼 미리 말해주면 좋지 않냐고 했더니 

내가 왜 그래야하냐고 화를 냅니다. ㅅㅂ 친구아니냐고.. 친구한테 내가 왜 그렇게까지 해야하냐고 화를 냅니다. 눈물이 터져나와서 나는 아직도 사랑하고있다고..

언젠가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버텨왔는데 너무 하는거 아니냐고 했더니,

"멍청한 년, 착각에 빠져서 이제까지 자기를 그렇게 숨막히게 한거였냐 도움도 안돼는게..너때문에 새벽까지 못자고 이게 뭐냐고 ㅅㅂ년아, 제발 내인생에서 꺼져....."

 

 

헤어지는게 맞다는거 압니다.

 

홧병이나서 죽을것 같은 마음을..누구에게도 말못하는 내 이야기를...

이렇게라도 털어놓아야 제가 살것 같아서요.

 

아직도,,, 그를 기다리는 '멍청한 년'입니다....

영원히 함께 하며 나를 지켜주겠다는 그말만을 믿은 멍청한 년입니다.

 

이렇게된게 다 내탓인것만 같은,,,그가 잘해줬던것만 생각나는 멍청한 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