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의 독백*** 몇 달을 찾지 못한 엄니가 보고 싶었지, 허리 필 새도 없이 모를 내고 구부정한 허리로 밭으로 내달으며 그대로 꼬부랑 할머니로 만들어야 했던 텃밭이 그리웠고 태평으로 드러 누운 뱀 그림자 같은 논배미가 그리웠는지, 배불리 먹어 보지 못한 젖 생각이 간절했는지는 나도 몰라, 집에 갈 시간이 아까워 술로, 갈증을 해갈하고 허기를 달래며 취기(醉氣)로 끊어질 듯한 허리통증을 이기려 했던 미련 곰퉁이같은 엄니 줄려고 산수유술을 샀지, 체, 동이 터기도 전에 밭에 나가 깜깜한 오밤중이 되어야 더듬어 집에 들어와 부뚜막에 걸터 앉아 된장 속에 박아 두었던 무장아찌랑 밥 한 술 뜨면 눈물 콧물 쏙 빼 놓던 연속극도 볼 새가 없이 주무셔야 했지, 옮기다 만 들깨 모종도 있었고 작은 키에 지게목발을 끌고 다녀야 했던 지게도 그대로 이였는데 엄니는 없더라! 주인 없는 빈 농막에 앉았지, 합판천정도 천정이라고 말벌이 집을 지었더라, 집 지키는 말벌 아내랑 주거니 받거니 했지, 술도 목이 메더라 쭉정이 같은 세상, 빈 땅만 쪼는 참새 떼 틈에 기웃거리는 비둘기는 또 뭐지? 결국 우린, 보드라운 콩잎을 노루란 놈이 뜯어 먹지 못하도록 지켜야 하는 여름 허수아비일 뿐이었어, 글/이희숙
***특별한 날의 독백***
***특별한 날의 독백***
몇 달을 찾지 못한 엄니가 보고 싶었지,
허리 필 새도 없이 모를 내고
구부정한 허리로 밭으로 내달으며
그대로 꼬부랑 할머니로 만들어야 했던
텃밭이 그리웠고
태평으로 드러 누운 뱀 그림자 같은
논배미가 그리웠는지,
배불리 먹어 보지 못한
젖 생각이 간절했는지는 나도 몰라,
집에 갈 시간이 아까워
술로,
갈증을 해갈하고
허기를 달래며
취기(醉氣)로
끊어질 듯한 허리통증을 이기려 했던
미련 곰퉁이같은 엄니 줄려고 산수유술을 샀지,
체, 동이 터기도 전에 밭에 나가
깜깜한 오밤중이 되어야
더듬어 집에 들어와
부뚜막에 걸터 앉아
된장 속에 박아 두었던 무장아찌랑 밥 한 술 뜨면
눈물 콧물 쏙 빼 놓던 연속극도 볼 새가 없이 주무셔야 했지,
옮기다 만 들깨 모종도 있었고
작은 키에 지게목발을 끌고 다녀야 했던
지게도 그대로 이였는데
엄니는 없더라!
주인 없는 빈 농막에 앉았지,
합판천정도 천정이라고 말벌이 집을 지었더라,
집 지키는 말벌 아내랑
주거니 받거니 했지,
술도 목이 메더라
쭉정이 같은 세상,
빈 땅만 쪼는 참새 떼 틈에
기웃거리는 비둘기는 또 뭐지?
결국 우린,
보드라운 콩잎을
노루란 놈이 뜯어 먹지 못하도록 지켜야 하는
여름 허수아비일 뿐이었어,
글/이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