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는 시골의 작은 교회의 목사였다. 교회의 신도라고 해봐야 농사를 짓는 십여 명 남짓한 노인들뿐이었다. 세월에 찌든 노인들은 한결같이 주름이 많고, 햇볕에 검게 그을린 얼굴들이었다. 주말이면 등허리가 휘어진 노인들은 성경책을 옆구리에 끼고 천천히 논과 밭 사이에 길을 따라서 마을 입구에 있는 이 작은 교회로 모여들었다. 언제 지어졌는지 모르겠지만, 교회의 건물도 늙은 신도들처럼 세월을 빗겨가지는 못했다.
비록 교회의 건물은 작년에 흰색 페인트로 새롭게 단장을 해서, 겉으로는 깔끔하고 멀쩡해 보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뱀처럼 꿈틀거리는 금들이 서로의 몸을 칭칭 감고 뒤틀면서 벽면을 타고 한 없이 천정을 향해 기어오르고 있었다. 누군가 어설프게 그 갈라진 벽과 벽의 틈새에 임시로 흰 종이테이프들이 다닥다닥 붙여 놓았는데, 마치 말썽꾸러기 어린 아이의 상처 난 얼굴에 의료용 밴드를 붙여 놓은 것 같았다.
아마도 S목사의 솜씨였을 것이다. 그는 그 마을에서 유일하게 젊은 남자였으니까. 오늘은 그가 서울에 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직접 차량을 몰고 마을을 빠져나왔다. 그는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까지 시속 100Km로 4시간 이상 달려야했다. 그가 없는 마을과 교회는 잠시 생기를 잃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에 가까워질수록 그는 자신의 몸 안에서 그 어떤 생기를 느꼈다.
서울은 생기 넘치는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친구의 집근처 작은 골목길까지 그 생기 넘치는 물결은 끝도 없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는 하루 종일 기다려도 사람들의 그림자를 보기 힘든데, 서울은 주택가 좁은 골목길마저도 사람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오히려 자신의 차량을 가로막고 천천히 걷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목적지에서 아주 천천히 서행을 하는 것이 낯설게만 여겨졌다.
그는 자신의 길을 막고 천천히 걸어가던 한 여학생을 향해 길을 비켜달라는 신호로 경적을 살짝 울렸다. 그녀가 힐끔 뒤돌아본다. 그는 중고등학생인지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어쨌건 앳된 얼굴에 눈 꼬리를 치켜들고 아니꼽다는 듯 그녀는 이쪽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다시 돌렸지만, 길을 비켜설 생각은 전혀 없는 모양이었다. 오히려 그 일행은 더욱 천천히 여유 있게 걸어갈 뿐이었다. 하릴없이 그는 그 일행들이 멀어질 때까지 차량을 세우고 기다렸다.
친구의 집에 도착해서, 그는 친구인 나에게 “시골 사람들은 차량이 오면 냉큼 길을 비켜서 비워 주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오랜만에 그는 차량이 사람들 때문에 주행을 멈추고 정차하고 있었던 경험이 낯설기만 한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그 낯설음이 불쾌한 감정만은 아니라고 했다. 나는 그가 살고 있는 마을의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시골길을 달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시골 사람은 서울이 그립고, 서울 사람은 시골이 그립다는 말을 나누며 둘은 웃었다.
눈 꼬리를 치켜 뜬 여학생........
눈 꼬리를 치켜 뜬 여학생........
S는 시골의 작은 교회의 목사였다. 교회의 신도라고 해봐야 농사를 짓는 십여 명 남짓한 노인들뿐이었다. 세월에 찌든 노인들은 한결같이 주름이 많고, 햇볕에 검게 그을린 얼굴들이었다. 주말이면 등허리가 휘어진 노인들은 성경책을 옆구리에 끼고 천천히 논과 밭 사이에 길을 따라서 마을 입구에 있는 이 작은 교회로 모여들었다. 언제 지어졌는지 모르겠지만, 교회의 건물도 늙은 신도들처럼 세월을 빗겨가지는 못했다.
비록 교회의 건물은 작년에 흰색 페인트로 새롭게 단장을 해서, 겉으로는 깔끔하고 멀쩡해 보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뱀처럼 꿈틀거리는 금들이 서로의 몸을 칭칭 감고 뒤틀면서 벽면을 타고 한 없이 천정을 향해 기어오르고 있었다. 누군가 어설프게 그 갈라진 벽과 벽의 틈새에 임시로 흰 종이테이프들이 다닥다닥 붙여 놓았는데, 마치 말썽꾸러기 어린 아이의 상처 난 얼굴에 의료용 밴드를 붙여 놓은 것 같았다.
아마도 S목사의 솜씨였을 것이다. 그는 그 마을에서 유일하게 젊은 남자였으니까. 오늘은 그가 서울에 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직접 차량을 몰고 마을을 빠져나왔다. 그는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까지 시속 100Km로 4시간 이상 달려야했다. 그가 없는 마을과 교회는 잠시 생기를 잃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에 가까워질수록 그는 자신의 몸 안에서 그 어떤 생기를 느꼈다.
서울은 생기 넘치는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친구의 집근처 작은 골목길까지 그 생기 넘치는 물결은 끝도 없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는 하루 종일 기다려도 사람들의 그림자를 보기 힘든데, 서울은 주택가 좁은 골목길마저도 사람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오히려 자신의 차량을 가로막고 천천히 걷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목적지에서 아주 천천히 서행을 하는 것이 낯설게만 여겨졌다.
그는 자신의 길을 막고 천천히 걸어가던 한 여학생을 향해 길을 비켜달라는 신호로 경적을 살짝 울렸다. 그녀가 힐끔 뒤돌아본다. 그는 중고등학생인지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어쨌건 앳된 얼굴에 눈 꼬리를 치켜들고 아니꼽다는 듯 그녀는 이쪽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다시 돌렸지만, 길을 비켜설 생각은 전혀 없는 모양이었다. 오히려 그 일행은 더욱 천천히 여유 있게 걸어갈 뿐이었다. 하릴없이 그는 그 일행들이 멀어질 때까지 차량을 세우고 기다렸다.
친구의 집에 도착해서, 그는 친구인 나에게 “시골 사람들은 차량이 오면 냉큼 길을 비켜서 비워 주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오랜만에 그는 차량이 사람들 때문에 주행을 멈추고 정차하고 있었던 경험이 낯설기만 한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그 낯설음이 불쾌한 감정만은 아니라고 했다. 나는 그가 살고 있는 마을의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시골길을 달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시골 사람은 서울이 그립고, 서울 사람은 시골이 그립다는 말을 나누며 둘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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