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망치는 교육 정책과 탈출구 없는 미래?

하얀손200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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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망치는 교육 정책과 탈출구 없는 미래?


  “이제 한국을 영원히 떠나서 잊도록 하자!”


S씨는 17살 된 딸아이의 손을 꼭 붙잡고, 공항으로 향하는 리무진 버스에 올랐다. 그녀는 국내 모 대학의 미대강사로 재직한 적도 있지만, 자신과 딸의 미래를 위해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련 없이 이탈리아로 떠나고 있었다. 그녀는 그곳에서 가급적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 작정이라고 했다. 어째서 그녀는 자신이 태어난 조국을 버리고, 자신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지워버리려는 독한 결심을 한 것일까?   


그녀는 십년 전에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했지만, 나름대로 혼자 딸을 키우며 열심히 살아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국내 대학에서 교수로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난관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의 실력보다는 우선시되는 은밀한 거래와 인맥이 있어야만 안정적인 교수 생활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녀에게 거래를 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했고, 작품 활동에 전념에 전념하지 못하고 인맥을 쌓기에 동분서주한 자신의 모습이 한심스럽게 생각되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집에 늦게 돌아가면 자신의 유일한 희망인 딸아이의 얼굴보기 조차 힘들었다. 이른 아침부터 딸아이는 학교에 갔다가, 다시 밤늦도록 학원에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딸아이는 진정한 친구가 없었다. 명문대학에 진학하기 위해는, 자신의 딸아이와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매우 어리석은 사치였다.


그녀는 딸아이에게 “결코 친구가 밥 먹여주지 않는다. 한국 사회에서는 출세만 유일한 살 방법이다. 두고 보아라. 네가 어른이 되어 능력이 없으면, 친척이나 친구도 모두 소용없다.”라고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듣던 잔소리를 하는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교수인 자신의 눈치를 보면서 취업을 위한 학점을 챙기려고 아양을 떨고, 안간힘을 쓰는 불쌍한 여우같은 제자들이 떠올랐다.     


제자들은 자신만의 소신과 신념으로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누군가 이미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맴도는 그림들만 그렸다. 그들은 예술인이 아니라, 기계처럼 정확한 선을 그리고, 규격화된 색상을 입히는 공사장의 페인트 작부에 불과했다. 자신의 딸아이도 어렵게 명문대학에 진학해 교수들의 눈치를 보고, 영혼을 팔아 웃음을 짓겠지. 그녀는 이미 영혼이 메말라버린 딸아이를 보기에 안쓰러웠다.


마침, 이탈리아의 모 대학에서 그녀를 전임 교수로 채용하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국내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던 그녀의 작품이 인정을 받게 된 것이었다. 그녀는 은밀한 거래와 인맥이 없이도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인정해주는 이탈리아로 주저 없이 결정했다. 지난 8월 MBC 100분토론 <미래형 교육정책, 사교육 잡을까?>를 시청한 그녀의 반응은 냉담했다. 현 정부에서 ‘교육으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겠다.’며 정부의 교육정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지만, 학벌주의 입시정책이 청산되지 않는 한 교육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더군다나 국영수 중심의 입시 몰입교육을 위해 학교장이 최대 20%까지 수업 시간을 조정할 수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현실화 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영혼이 메말라버린 어린 학생들에게, 국제적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 하에 윤리과목마저 축소시켜, 이기심과 경쟁심만 가득한 사람들이 국가와 경제에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어, 사회적 유대감은 희박해 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녀는 “가정이나 국가나 집단 구원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이 머물 수 없도록, 숨 막히게 몰아가고, 정신적 행복의 작은 뿌리마저 송두리째 뽑아버리면, 그 누가 그 가정을 사랑하고, 그런 국가에 대한 애국심이 남아 있겠습니까?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친구들과 쓸데없이 놀고 있는 것 같지만, 그들은 이 나라에 구성원이 될 그들과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있는 소중한 행위란 것은 정말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이 없는 텅 빈 놀이터를 바라보던 모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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