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GoM2009.10.01
조회92
인연.

가을 냄새가 사방에서 진동을 한다.

 

태양이 사라지고 어둑둑한 세상이 되면

차가운 공기가 내 코로 스며들어

중독된 담배 연기마냥 가을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오늘은 약속이 잡혀 사람을 기다리던 중

무심코 서점에 들렸다.

 

아직 읽을 책이 조금 남았는데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내 발이 서점을 향해 달려가는 걸 보아하니

가을이 맞구나 하고 손뼉을 친다.

 

가을은 유독 수필을 읽기 좋은 계절이다.

왜 수필이냐고 묻는다면 수많은 수필가들이

좋아하는 계절이 봄과 가을이겠거니 하는 혼자의

짐작 때문이요.

 

그래서 그들의 감성이 가을에 가장 잘 전달될 거라는

허무맹랑한 나의 수필이론 때문일거다.

 

다른 무엇보다 오늘은 다 제쳐두고

그동안 꼭 보자고 두고두고 미뤄던

금아 피천득 선생님의 <인연>이란 수필집을 집어 들었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인연이란 수필은 매년 해가 바뀌고.

강산이 변해도 이 어구를 보기위해 찾고 또 찾는 수필이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보는 문구와 달리

오늘 직접 책을 들고 보는 인연의 클라이막스라 할 수 있는

이 문구는 더욱더 내 가슴을 적신다.

 

종이 한 장을 통해 더욱더 많은 감정을 전달받고 뿌듯해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은 한 평생 웃음을 잃지 않았던

금아 선생님이 원했던 것일께다.

 

난 생애 한번도 금아 선생님을 보지 못했으나.

이렇게 글을 통한 시공을 초월한 인연은, 인연이란 수필에서

말했던 사랑감정과 또 다른 애틋함을 가진다.

 

만났던 인연을 다시 보지 못한 그리움이야 말로

표현 할 수 없겠지만..

 

한번도 만나지 못한 인연을 영원히 볼 수 없는

그리움은 오죽 하겠는가?

 

요즘은 사람들이 인연이란 것을 너무나도 쉽게

여긴다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도 그 울타리에서 피해갈 수 없는 한 명 처럼.

 

내 뇌릿속 뚜렷히 박힌 가을의 인연들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잘 살아가고 있을까?

건강은? 직장은? 가족은? 결혼은?....

 

오늘은 내 가슴 속 가을 인연들을 꺼내어 본다.

가을바람 맞으며  백지위에 써내려 가는 글들처럼

바람결에 그내들의 기억들을 적어간다.

 

그리고 감사한다.

이렇게 문득 인연을 생각나게 해준.

오늘 만났던 나의 새로운 인연에게.

 

091001 가을바람에 인연들의 글을 써가며 G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