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면 살것이가?! 기아 씨드 1.4 ISG~!!

사다리타기2009.10.09
조회3,605

처음으로 한국 메이커의 유럽차를 시승해 봤습니다. 바로 기아 씨드 1.4 ISG입니다. ISG에서 알 수 있듯 최근 연식의 모델입니다.

시승차는 유럽차답게(?) 당연히 수동. 마치 골프와도 같은 감각이고 시트는 지금까지 경험한 것 중 가장 딱딱합니다.

 하체가 단단한 것은 물론이구요. 제가 탔던 씨드는 완전 깡통 모델인데 ESP가 기본, 에어백은 6개나 됩니다.

시장에 따른 접근이 완전히 다르지요. 근데 실내등도 없어요.

시승 말미에 ‘이대로 나오면 살 거냐’라고 자문해 봤는데 답을 못하겠더군요.

 

 

나오면 살것이가?! 기아 씨드 1.4 ISG~!!

 

 

이렇게 보니 카니발 같군요;;

 


기아의 씨드는 국내에도 관심이 많은 차종이죠. 유럽에만 팔리는

차지만 디자인이 예쁘다고 해서,

주행 성능이 골프 같다고 해서 마니아들의 관심을 특히 받았습니다.

 씨드는 이전에도 국내에 몇 대 돌아 다닌적이 있는데

 ISG가 적용된 모델은 별로 시승한 사람이 없는 걸로 압니다.

제가 타본 씨드는 기아가 ISG 개발을 위해

연구용으로 들여온 모델입니다. 택시에게 스톱

-스타트 적용을 위한 연구 목적이랍니다. 씨드 자체의

판매 계획은 전혀 없으니 관심 끄시길.. 시승 중 궁금한 점이 있어 기아에 물어보니

가능한 자동차에 관한 부분은 언급을 자제해 달라고 하더군요. 그럼 뭘 말하라는건지..

 

 나오면 살것이가?! 기아 씨드 1.4 ISG~!!


우선 씨드의 탄생 배경을 알아보겠습니다. 아시는 대로 씨드는

유럽 C 세그먼트를 겨냥한 전략 모델입니다.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에서 개발과 생산을 모두 진행한 유럽차인 것이죠.

 C 세그먼트는 골프와 포커스, 아스트라,

메간, 308 등 쟁쟁한 모델이 즐비하기 때문에

직접 개발해야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었겠죠.

씨드에 쓰이는 1.6 & 2리터 디젤의 개발도 독일 러셀하임의

 R&D 센터에서 주도했습니다.

 현대는 러셀하임에 R&D 센터를 짓고 타사의 엔지니어들을

 다수 스카웃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씨드는 유럽의 최근 트렌드에 맞춰 2009년형부터

 ISG(Idling Stop & Go)를 적용하고 있다. I

SG는 스톱-스타트를 뜻하며 기아는 보쉬에게서 공급받습니다.

ISG가 적용된 씨드 1.4리터는 CO2 배출량이

145g/km에서 137g/km으로, 1.6 CRDi는 104g/km으로 감소합니다.

 

나오면 살것이가?! 기아 씨드 1.4 ISG~!! 

 

 

 

 

참으로 오랜 만에 보는 스틸 휠입니다

 


씨드는 그 자체로도 신선하죠. 근데 이모조모 살펴보면

신선하면서도 낯선 요소가 참 많아요.

앞서 밝힌 것처럼 시승차는 깡통입니다.

외관만 봐도 최하위 트림인 게 티가 팍팍 나요. 우선 휠 캡이 달린 스틸 휠!

아 스틸 휠을 본 게 언제가 마지막인지. 범퍼의 안개등 자리도 막혀 있네요.

당연히 보닛 리프트도 작대기입니다.

 타이어는 195/65R/15 사이즈의 미쉐린 에너지가 달려 있었습니다.

 

나오면 살것이가?! 기아 씨드 1.4 ISG~!!

 

 
실내는 아이러니한 요소가 더 많아요. (좋게 말하면)검소함을 숨기지 않고 있는데 반해 ESP도 달려 있고

에어백이 무려 6개나 있어요. 에어백은 듀얼은 물론 2열까지 펼쳐지는 커튼, 시트에 내장된 사이드까지 총 6개입니다.

국내 기준으로 에어백만 본다면 최고급 사양이죠. 얼마 전 출시된 YF 쏘나타도 에어백이 기본 2개인데,

역시 규제가 차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 반면 사이드 미러는 양쪽 모두 수동입니다.

손 뻗어서 사이드 미러 조절하는 건 아마 티코 이후 처음인 것 같네요.

거기다 실내등이 없어요. 실내등 없는 차 보신 분 손 좀!

 

 

 

 나오면 살것이가?! 기아 씨드 1.4 ISG~!!


그리고 실내의 소재도 플랫폼을 공유하는 i30이나 아반떼와 비교 시 급이 다릅니다.

눈으로 보기에도 싼 티가 나고 실제로 만져도 상당히 딱딱합니다.

 그런 거에 비해 주행 중 잡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아

패널의 조립 단차가 상당히 치밀하게 느껴집니다.

유일한 내장재 소음은 스티어링 휠입니다.

운전대의 림을 손으로 잡고 좀만 힘을 줘도 잡소리가 발생합니다.

국내 기준에서는 용납이 안 되는 부분이죠.

 

실내등 없는 것 보다 더 인상적인 건 시트입니다. 쿠션이 거의 없다시피해요.

이렇게 단단한 시트가 있었나 싶네요(아 로터스 엑시즈). 앉자마자

그 단단함에 놀랐습니다. 마치 구들장에 앉은 느낌이구요,

그런데 은근 편해요. 등의 밀착도가 상당히 좋습니다.

  나오면 살것이가?! 기아 씨드 1.4 ISG~!!

 

예전 대우차처럼 후진은 들어서 올리는 방식입니다

 

 

 

 

나오면 살것이가?! 기아 씨드 1.4 ISG~!!

 

나오면 살것이가?! 기아 씨드 1.4 ISG~!!

 

 


센터페시아는 상단에 작은 액정이 있고 바로 밑에

오디오 패널이 있는 단순한 구성입니다.

이 액정을 통해서는 도어 열림부터 실시간 연비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오디오는 6CD 체인저가 내장된 제품입니다.

변속기는 5단 수동 사양으로 후진은 들어 올린 후 위로 밀어야 하는 타입입니다.

유리는 고맙게도 2열만 뺑뺑이죠.

 

1.4리터 가솔린은 105마력의 힘을 냅니다. 배기량은 1,396cc로 국내에서

 팔리는 1.4리터(클릭, 베르나, 프라이드)와 큰 차이 없지만 세팅은 많이 다릅니다.

우선 최고 출력이 6,200 rpm에서 나오고

13.9kg.m의 최대 토크도 5천 rpm에서 발휘됩니다.

국내의 1.4리터(95마력/6천 rpm, 12.7kg.m/4,700 rpm)와

비교해 봐도 고회전 지향인 것을 알 수 있죠.

 

아이들링 소음은 생각 보다 조용하지만 엔진 룸의 방음이

 부족해 회전수를 조금만 올려도 금세 요란해집니다.

1.4리터 엔진은 예상한 대로 3천 rpm으로 넘어야

제 힘이 나오고 저속에서는 토크가 부족합니다.

수동 변속기로 고회전 팡팡 써야 잘 달리는 타입이죠.

 그럴려면 기어비도 촘촘해야 합니다.

 

 

나오면 살것이가?! 기아 씨드 1.4 ISG~!!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40, 80, 125, 160km/h로 크게

힘들이지 않고 속도가 붙습니다.

최고 속도는 180km/h를 약간 넘고 이때의 회전수는

5단 5,600 rpm 내외, 제원상 최고 속도도 185km/h입니다.

아무리 밟아도 더 이상은 안 나가더군요. 5단 100km/h 주행 시에도

회전수가 3천 rpm이어서 고속도로 달릴 때는 6단 생각이 절로 납니다.

 

그런데 씨드의 주행 느낌은 골프와 매우 흡사합니다.

 2003년 독일 출장 갔을 때 하숙집 아들 차(골프 1.4 수동)을

얻어 타고 프랑프푸르트에서 하이델베르그까지 간 적이 있습니다.

하숙집 아들은 운전대 잡는 폼이 뭔가 어설펐는데

고회전까지 팍팍 밟으면서 고속도로를 달리더군요.

그 골프 1.4도 최고 속도가 180km/h 내외였고

 씨드를 타니 그때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주행 성능에서 국산차와 가장 다른 점은 바로 하체입니다.

요즘 현대차도 많이 단단해졌다곤 하지만

씨드의 하체는 레벨이 다릅니다. 댐퍼 스트로크가 매우 짧아

그 단단함이 골프 보다도 더 한 것 같습니다.

씨드의 핸들링에 대한 외지의 칭찬을 많이 봤는데 실제로도 운동 성능이 좋습니다.

고속 주행 시 바닥에 들러붙는 느낌도 국산차에서 느낄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하체의 능력을 생각하면 EPS의 개입 시기를 더 늦춰도 좋을 것 같더군요.

ESP는 구형 버전인지 작동 시 진동이 상당합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긴 하지만 적어도 저한테는 승차감도 좋더군요.

 

나오면 살것이가?! 기아 씨드 1.4 ISG~!!

 
브레이크도 기대 이상의 수준입니다. 평범한 C 세그먼트

해치백으로서는 놀라울 만큼 제동력이 좋고

급제동 시 노즈다이브도 현상도 상당히 억제돼 있습니다.

급제동 시점은 170km/h 내외로 좌우 밸런스가 좋고

연속된 제동에서도 페이드 현상이 심하지 않습니다.

 비슷한 사이즈의 국산 기아는 최고 속도에서

 급제동 한 번만 해도 대번에 페이드가 나타나는 것과는 사뭇 다르죠.

 

요즘 스톱-스타트가 인기입니다. 많은 유럽차들이

스톱-스타트를 도입하고 있어서 저도 참 궁금했었는데

씨드 시승으로 인해 상당 부분 해소했습니다.

우선 보쉬의 스톱-스타트는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빨랐습니다.

주행 중 신호등에 걸려 차가 멈추게 되면 곧바로 시동이 꺼지고 클러치 페달을 밟거나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었다가 다시 밟으면 자동으로 시동이 켜집니다.

이 재시동에 걸리는 반응은 0.4초인데, 클러치 페달을 밟고

 기어를 1단에 넣기도 전에 시동이 걸립니다.

 

나오면 살것이가?! 기아 씨드 1.4 ISG~!!

 
오토 스톱 버튼을 눌러서 ISG 기능을 해제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여름철인데, 늘 에어컨을 키고 있기 때문에 시동이 꺼지면 팬만 돌아간다.

잠시는 에어컨의 냉기가 유지돼 견딜만 하지만 이를 못 참는다면

ISG의 기능을 해제하면 됩니다.

ISG는 정차 시 전장품이나 헤드램프 등의 전력 소비가 많을 경우

 전압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시동이 걸립니다.

즉 가다서다가 잦은 정체 구간에서는 ISG의 작동 시간도 짧아지고

출발 후 차의 속도가 10km/h 이상에서만 작동합니다.

이번에 느낀 건데 ISG는 배터리의 성능도 중요합니다.

 

씨드를 타보니 유럽의 기아차는 국산 기아와는 상당히 다름을 알겠더군요.

시장의 요구와 현지 규제에 맞추는 게 당연하겠지만

기본기에 충실한 차만들기가 참으로 마음에 들더군요.

그리고 최하위 트림이지만 ESP와 6개의 에어백이 채용된 것도

부러운 부분이구요. 반면 (가격이 문제겠지만) “이대로 나오면 넌 살 거냐”라고

자문 했을 때 선뜻 답은 못하겠더군요.

장점이 분명 많지만 국내 기준으로는 치명적인 단점도 많기 때문이죠.

자동차 좀 안다고 떠들지만

 저 역시 일반적인 한국 소비자의 취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겠죠.

 

 

출처  http://autocstory.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