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전문점 '다빈치' -4

주동희2009.10.09
조회251

 

혹시나..하는 마음을 지워버려야 하는데,

그게 생각처럼 잘 안 돼요.

그 사람으로 꽉 차 있는 나를 비워내고,

이젠 내 삶을 살아가야 하는데..

아직까지 난 온통 그 사람으로 가득 차 있어요.



오늘도, 수 십 번..아니, 수 백 번..그를 추억하고, 상상해 봐요.

어쩌면 오늘은 그가 저 문을 열고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상상,

그리고 그가 좋아하던 에스프레소를

나에게 주문할지도 모른다는 상상..

그럼, 난 그를 위해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상상..

이렇게 매일 똑같은 상상 속에서 살아요.

이렇게 매일 똑같은 기대와 기다림 속에서 살아요. 



여기..커피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 한지는 두 달 정도 됐어요.

마음이 힘들 땐 몸을 힘들게 해야 한다는..친구의 조언대로

작지만 제법 바쁜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근데 여전히 마음은 힘들어요.

그래도 집에서 혼자 지낼 때보다는..훨씬 좋아졌어요.

석 달 전..그와 헤어졌어요. 그것도 내 생일 날..헤어졌어요.

친구들이 생일파티하자는 데도 거절하고,

그와의 시간을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런데..그는 내 생일인 것도 잊은 것 같더라구요.

그러니까..그런 날..내게 이별을 말했겠죠.

하지만..울지 않았어요. 실감이 나지 않았으니까요..

그냥.. 알겠다고..너의 마음 알았으니까..그만 가보라고..

그러곤 그 자리에 앉아서 한참을 그냥 멍하게 앉아있었어요.

그와 헤어진 후..한동안은 슬프지도..아프지도..않았어요.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해서..내 일이 아닌 것 같아서..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별을 실감하게 됐고,

그러면서 한동안 패닉상태에 빠져 있었어요.

그런 날..지켜보던 친구가,

제발 나가서 아르바이트라도 하라고..졸라대는 바람에,

여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는데..

친구는 왜 그 많은 커피 전문점 중에서

굳이 여기냐고..말렸지만,

결국은 내 고집을 꺾지 못했어요.



여긴..그 사람과 자주 오던 곳..이에요.

우리의 추억이 짙은 커피 향처럼 쌓여있는 곳이에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그냥 내버려두라고,

지우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더

선명해지는 게 미련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