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호][습작4]life like penalty kick!! (2001/9/25)

라져다져2009.10.12
조회774

 

 

삼화고속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언제나 잠깐 앉아서 쉬고 가는 우리집 앞의 초등학교 벤취에 앉았다..

카프리 한병 사가지고 담배를 안주삼아 차가운 바람을 쐬고 맑은 밤 하늘을 바라보니까 기분이 좀 좋아졌다..

갑자기 걷고 싶어져서 좀 걸었다..

 

 

학교 운동장을 느린 걸음으로 걷다가 어느새 축구 골대 앞에 서 있었다..

 그동안의 머리 속에 복잡한 생각들이

 마치 축구골대의 그물처럼 잘 짜여지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시한번 담배한대 물고 다시 한번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 오늘도 참 blue한 날이었다..

그동안의 마음속에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기 일보직전이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부지런히 간 학교의 일본어 시간은 '휴강'..

그때부터 꼬였나부다..

 

그동안 액정이 깨진채로 놔두었던 나의 '저나바드세여~~' 최신형(한달밖에 안되었으나 아무도 믿지 않는다)

핸드펀이..

친구들과의 식사중에 '영동분식'의 '냄비우동'에 빠져버렸다..

바닷물에 버려졌던 내 3살짜리 cion핸드펀이 생생히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콱 던져버려서 부셔버리고 싶었지만...

아직 11개월 남은 할부 요금 때문에 참았다..(아직도 40만원..ㅠ.ㅠ)

 눈물을 머금고 광화문 AS센터에 맡겼다..

 

 연욱군과 종로에서 야구공을 때리고..

덕수궁을 거닐면서 기분을 풀려고 했지만..

그와 헤어지고 나서 혼자가 되자 또 기분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종로 2가에서-

서울역까지 전철역으로도 3정거장이나 되는 길을 걸으며 기분을 삭혀보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케이에프씨에서 트위스터랑 치킨팝콘이랑 혼자먹으면서 풀어도 실패.

싸구려 책을 세권이나 사고 '좋은생각'을 사도...

역시 기분이 풀리지 않았다..

 

 .... 그래.. 휴강하고 핸펀 고장나고..

이런것 때문에 내가 이러는 것은 아니다..

 어짜피 휴강하면 놀면되고 물질:같은 것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그렇구나... 또 그 계절이 온것이다..

 

 난 유난히 가을을 많이 탄다.

가을은 내 최고의 슬럼프의 계절이다..

보기보다 낭만적인(멜랑꼴리하다는게 더 잘어울리는듯) 성격 때문에..

늘 가을은 나에게 힘든 계절이었다..

 

더구나 올해는 많은 X알 친구들이 군대에갔다.

한동안 나에게 힘을 주었던 그녀는 목마를 타고 사라지고

언젠가 부터..

나는 더구나 나에 대한 자신감을 점점 잃어가고 있었다..

요즘은 늘.. '힘들다' '괴롭다'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자꾸 쉬고 싶고 그럴수록 현실에서 탈피하고 싶어 졌다..

 

그냥 누군가 날 잘 이해해주는 사람을 껴안고 편안히 누워있고 싶었다..

 방금 전 까지만해도 난 파멸 직전까지 가 있었다..

군대에 대한 두려움.

알 수 없는 미래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잉여의 삶

 

..............................................

패널티킥...

 인생은 패널티킥이다..

 실제로 축구에서 패널티킥의 성공률은 약 95%라고 한다..

 약 10M의 거리에서는 축구 선수라면 대충 차도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넣지 못하는 것은 [불안감]과 [자신감 결여]..

그리고 [노골에 대한 부담]이라고 한다.

나는 키커다..

 

내 앞에는 '산처럼 넓은 골대에' '성냥개비 만한 골키퍼가' 있다..

거기서 골을 못 넣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나는 못 넣고 있다.

. '골대가 성냥개비같고' '키퍼가 산 같아 보인다'

 

 

 왜냐면 지금까지의 내 마음이 앞에서 말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저 구석으로 집어넣을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면서도

난 흔들리는 마음 때문에 계속 실축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키퍼가 성냥개비같고' '골대가 산 같아 보인다'

 

왜 그러냐구?????????????

 

 훗... 잘 모르겠다..

그런데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누군가 버리고 간 다 터진 축구공이 보인다.

11미터에 살포시 넣는다

 

 

외쳐본다.

 

 

넣을 수 있다 넣을 수 있다.

 

골대는 한없이 넓고

 

키퍼는 한없이 작다

 

 

 

그래! 난... 극복한 것 같다..

내일은 좀더 가을 같았으면 좋겠다..

 좀더 강해질 수 있으니까..

글구 좀더 강해져야 하니까...

 

슛~~~~~~~~~~~~~ 골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