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럿 브론테(소설 '제인 에어'의 작가)의 사랑

강혜선2009.10.15
조회530
샬럿 브론테(소설 '제인 에어'의 작가)의 사랑

 샬럿 브론테는 1816년 영국 북부 요크셔 주 도온톤에서 아버지 패트릭 브론테와 어머니 마리아 브란웰 사이의 1남 5녀 중 셋째로 출생했다. 그녀가 출생한지 4년 후에, 아버지는 호워드 교구의 목사로 부임하게 되었다.

 

 샬럿이 5살 되던 해에, 어머니 마리아가 암으로 사망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마리아, 엘리자베드, 샬럿, 에밀리 네 자매가 코원 브리지라는 기숙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이곳은 소설 '제인 에어'에서 나온 로드 기숙학교의 모델이기도 했다. 사실 소설의 주인공 제인의 경험도 작가인 샬럿의 자서전적 경험에서 대부분 비롯되었다. 제인은 샬럿 그 자신이라 해도 좋았던 것이다.

 목사의 자녀들에 한해 학비가 면제되기는 하였으나 습기가 많은 자연 환경과, 엄격한 교육환경 때문에 마리아와 엘리자베드는 폐병으로 이 곳에서 사망했다. 겁이 난 아버지는 샬럿과 에밀리를 즉시 집으로 데려왔다.

 

 이후 두 자매는 로헤드 기숙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조교로 취임한 26세의 샬럿은 이 학교 원장의 남편인 불어과 교수 에제 씨(33세)에게 남모르는 연정을 품게 된다. 

 그러나 교수는 그녀의 탁월한 문학적 재능을 인정할 망정, 그녀에게 마음을 열지는 않았다. 그 사이에 아름다운 샬럿에게 몇 사람이 청혼했지만, 그녀는 재미없다던가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청혼을 거듭 거절했다. 더불어 에제 씨의 무반응은 그녀를 낙담하게 만들었다.

 

 엄격한 가치관을 지닌 목사의 딸로서 유부남을 사랑하게 된 제인의 마음이 어떠했을지는 상상에 맡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랑이란 것이 언제나 스스로의 의지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음을 샬럿의 삶에서 엿볼 수 있다. '제인 에어'의 로체스터 씨의 모델은 바로 그녀가 사랑한 에제 씨였으며, 제인과 로체스터 씨의 사랑을 통해 샬럿이 교수와의 사랑의 성취를 소망했을 때를 짐작해 봄 직하다. 샬럿의 처녀작 '교수'도 그녀에게 미친 에제 씨의 큰 영향력을 엿볼 수 있게 해 주는 작품이라 하겠다.

 

 샬럿('교수', '제인 에어')은 동생 에밀리('폭풍의 언덕')와 앤('아그네스 그레이') 등과 함께 자서전적 작품을 집필했고, 남자의 필명으로 소설을 출판사에 보냈으나 반환되었다. 그러나 샬럿은 포기하지 않고 스미드 출판사에 '제인 에어'를 송부했다. 출판사에서는 작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여 출판하였고, 당대 영국의 문학 비평가들 사이에서 드디어 인정을 받아 영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겼다.

 

 이후 '셜리', '빌렛' 등 다른 작품들을 완성하고 인정받는 소설가로서 이름을 남기고 있었지만, 38세가 되도록 그녀는 미혼이었다. 더구나 동생인 브란웰, 에밀리와 앤 등이 사망하고 70세가 된 아버지와 단둘이 된 그녀의 외로움과 허탈함은 얼마나 컸을지 짐작해 볼 만 하다. 몇몇 구혼자가 나타났지만, 샬럿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8년 전에 아버지의 목사보로 부임해 온 아더 벨 니콜즈와 결혼식을 올린다.

 

 평범한 사람이긴 했지만, 니콜즈는 헌신적으로 아내에게 사랑을 바쳤다. 결혼생활은 행복했다. 그러나 얼마 후에 친구 집을 방문한 샬럿은 열병을 얻어 자리에 몸져누웠다. 남편이 극진히 간호했으나, 결국 샬럿은 결혼한지 불과 9~10개월 만에 향년 39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오늘날 영국에서 가장 유명하고도 친숙한 소설가인 그녀의 사랑은 자신의 소설과도 비슷했다. 단, 그 사랑의 대상이 실제로 달랐다는 것만 제외하고 말이다. 예민하면서도 섬세한 감수성을 지님과 동시에 불과 같은 열정을 지녔던 샬럿 브론테. 자신의 길이 아니면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던 고집을 지닌 그녀의 삶이 불행으로 얼룩지게 보였다면 그러한 것이고, 마지막 한 줄기 바람과 같은 행복한 결혼생활과 문학 사상에 길이 남을 이름을 위한 것이었다면 그녀를 행복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녀에게 다가올 생애 잠시의 행복을 찾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 샬럿의 가장 뛰어난 역작 '제인 에어'에서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비록 스스로 예상하지 못했으나, 샬럿 브론테는 파란 많은 운명의 파도 속에서 인고의 시간을 거쳐 자신이 갈망하던 행복을 찾는 데에 승리했으며, 그녀의 작품을 통하여 많은 여성들에게 공감과 희망을 나눠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