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명전 이름 에피소드

. 2009.10.16
조회1,701

오늘 톡보니까 종교적인 이름때문에 억울하다는 사연이 있네요..

(그분은 끝내 이름이 뭔지 공개를 안하시더군요)

그래서 저도 개명하기전 이름에 대한 몇가지 에피소드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지금은 베풀고 도우며 살라는 뜻에

베풀 '선'(宣) 도울 '우'(佑)를 따서 '선우'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중인데요,,

개명허가받은 2008년 1월이전엔 '김다롱'이란 이름이었습니다.

처음들으면 여자이름같기도 하고..

또 동물농장에 주로 등장하는 이름(?)이기도 하지요-_-;;

암튼..애완견이름or여성틱한 이름 이게 무슨 문제겠습니까..

근데 문제는..제가 남자라는겁니다..

1986년 24살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입니다..

자체가 특이한 이름에다 성별에 맞지않은 이 이름때문에 저는

어려서부터 엄청난 고통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지금부터 몇가지 사연 꺼내볼께요.

 

에피소드1

한번은 휴대폰이 고장나서 AS를 갔는데 접수증을 써달라는겁니다.

이름에 당당하게 김다롱이라고 썼더니

그 직원은 한참을 웃으시더니 하는말이..

"어머, 정말 고객님 성함이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아 농담하지 마시구요ㅋㅋㅋㅋㅋ"

"아- 진짜예요!!ㅋㅋㅋㅋ-_-"

 

에피소드2

저는 여자가 귀하디 귀하다는 공대에 입학했습니다.

하루는 엠티를 갔는데 당시 학회장이던 선배님이

한참을 저를 찾으시더라구요.

그러더니 장난+살짝섭섭한말투로 술을 따라주시면서 하는말이,

"공대에 왠 여자애가 오나싶어서 우리 선배들은

3년만에 멋좀 부리고 왔더니 왠 머스매가 떡하니 있는거야.

너같았으면 기분 좋겄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랫습니다. 그 선배는 여자애가 오는줄알고

온갖 멋을 다부리고 오셨던거래요. 근데 왠 남자애가 있으니..

그 남자애가 자기가 김다롱이라고 하니..얼마나 당황스러우셨을지..ㅋㅋ

 

에피소드3

여자친구사진을 싸이메인에 올려놨더니

랜덤으로 돌아다니던 사람이 이름이랑 사진보고 여자앤줄 알았나봅니다.

그러더니 쪽지로 저랑 친해지고싶다고..계속 연락하더라구요.

그렇게 3주정도 서로 일촌사이로 지냈나?

메인사진을 당시 가장 좋아하던 연예인 박보영으로 바꾸고.

대문글에 '오빤 요즘 너때문에 산다'라고 바꿨습니다.

그러자 그 일촌이 쪽지를 보내더니..한다는말이..

너 남자였냐고..그렇다고 했죠,ㅋㅋ

그러고서 바로 일촌수 하나가 줄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마..싸이에 나오는 남,녀 표시도 몰랐나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에피소드4

모 사이트에서 닉네임을 '김다롱'으로 쓰던 저는,

어느 카페회원이라면서 정모에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쪽지를 받았습니다.

계속된 설득끝에 먼길떠나 참석을 했는데

남자4명이 나오셨더라구요.

그때 자기나이가 28살이라고 밝힌 한 남자가

저한테 꽃다발을 줍니다.

알고봤더니,

이름보고 여자앤줄알고 정모에 나오라고 했는데

분명 여자앤줄 알았는데 남자가 오더니 자기가 김다롱이라고 해서

아주 황당했었댑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 꽃한다발하고 여자들이 쓰는 털모자(?)그거를 저한테 주는데..

어차피 김다롱이란 사람 주기로 해서 가져온가면서 저한테 줬습니다.

2시간뒤에 카페회원중 여자한분이 오시길래 저는...

그 꽃다발하고 털모자를 그사람몰래 반갑습니다라며 그 여자분한테 드렸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면 그남자분들 얼마나 당황하셨을지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지금도 연락은 하고 지내요^^

 

에피소드5

이건 좀 대박입니다.

하루는 친구녀석이 막 화를내더니 자기좀 도와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무슨일이냐해서 물어보니 사건인즉슨 이랬습니다.

친구가 여친하고 데이트를 하는 도중 폰을 맡기고 잠깐 화장실을 갔대요.

그때 저는 친구한테 전화를 했는데 여자가 받길래 전화를 끊었고

다시 전화했는데 또 여친이 받더라구요..

전화가 잘못갔나싶어서 또 끊었고..그렇게 전화하고 끊길 3번을 반복했습니다.

그게 화근이었습니다.

여자애는 지 남자친구한테 전화가 왔는데 자기가 받으면 전화를 계속 끊으니까

화가났고..설상가상 그 폰에는 '김다롱'으로 이름이 뜨니까,,

이게 어떤 여자냐며..너 나몰래 누구 만나냐면서 둘이 대판 싸웠다는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는 얘 남자애라고 하면 그짓말까지 친다고 더 화내고 해서

1시간뒤에 제가 걔들앞에가서 이름이 진짜 김다롱맞냐고

친구여자친구앞에서 신분증까지 꺼내보여주고-_-;;

 

암튼 이런 이름때문에 전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은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덕분에 새로운 이름을 얻어 살아가곤 있지만,

가끔은 김다롱이란 이름을 사용하던 그때가 그립기도 해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어느 7박8일간의 캠프에서 만났던 사람이

이름이 특이해서 생각나서 싸이일촌을 걸어왔던 일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름이지만 이렇게 기억해줘서 좋다는걸 느끼게도 해줬죠.

 

자기꺼지만 상대방이 더 많이사용하는게 이름인만큼,

모두들 자기이름에 자부심을 가지고 멋진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는 말씀 드립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