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얼굴의 택시기사...

추녀.2009.10.21
조회70,466

(기사님이라고 하려다 그분한테는 님자 붙이기 거북해서 일단 제목에는 기사라고..소심한 복수를....)

 

프리랜서로 일 하고 있는 저는

일주일에 한두번 수원을 내려갑니다. 수원에 있는 대기업 S로 일을 하러 가지요.

 

영등포에서 기차타고 20분이면 수원에 도착하고.

택시를 이용해 15분가량 더 가야합니다.

 

어제 제가 S기업에서 늦게까지 일을하고 12시 10분 기차를 탈 생각에 부리나케 정리하고 나왔습죠.

 

근데 제가 어제 30000원 든 교통카드와 5500원 든 체크카드와 현금 500원이 전부였어요.

(체크카드에 그것밖에 안 들어있을 사연까지는 패스!)

그래서 교통카드 되는 택시를 타려고 기다리느라 12시 10분차는 이미 포기하고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친절하신 택시기사님이 제 앞에 정차하시길래, 저 교통카드택시 타야한다고 했더니

카드 된다고 하셔서. 일단 탔어요. 참고로 밤에는 할증 붙고 어쩌고 해서

제가 탄데서 수원역까지 한 5000~6000원 나옵니다.

11시 59분에 승차완료. 아주 잠시 주춤하던 기사님이

아저씨가 "어~ 12시네..."하시고...

일단 기본료가 할증 기본료가 되고 난 후에 출발을 했습니다.

 

가는 내내 저에게 무슨일 하냐 부터 신종플루얘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기사님과

나누면서 왔어요.

어느정도냐면

기사님 딸이 서강대 나와서 지금 토지공사에 있고 곧 과장 단다는 얘기까지?

좋으시겠다며 하하호호 수원역에 오니 12시 12분인가? 암튼.

 

택시요금은 오천사백 얼마... 교통카드를 내밀었습니다.

근데 자세히 보니 저는 스마트티머니고.

그 기계는 이비 티머니입니다

(모르시는 분들에게 잠시 설명드리자면 스마트기계랑 이비 기계는 해당 교통카드만 결제 된다고 하네요.)

 

일단 여기서부터 기사님 목소리와 말투가 변합니다.

 

기사님이 저를 의심하는지. 이거 무조건 다 되는 기계인데 안될리 없다며

돈 얼마 들었냐고...

저는 삼만원정도 들었다고...

근데 왜 안되냐고... 말도안된다고.... 빈정상한 저는

이비여서 그런가봐요.했더니

- 아닌데...이런식임...

제가

- 체크카드드릴게요...

하고 기업은행 체크카드를 내밀었습니다.

 

근데 이게 왠일?

오류가 난 거예요. 요금은 5520원인가?

암튼.

그래서 혹시나 해서. 기사님께 5000원만 결제하고.

500원은 현금으로 드릴게요 했더니 일단 해 주시더라고요.

근데 그것도 안되는거예요.

일단 아저씨 번개보다 빠른 속도로 바로 미터기 다시 켜십니다.

그리고는 혼잣말로 투덜거리고

제게 하는 말투도 더 퉁명스러워집니다.

 

아차...

기업은행 체크카드는 00시부터 00시 20분인가? 암튼 무슨 처리한다고

카드사용이 안된다는 사실... 시간은 00시 15분정도?

전에 편의점에서 돈뽑으면서 경험한 일이기에...

"기사님, 12시부터 20분까지 이 카드 안먹는것같아요. 지난번에..."

그랬더니 말끝나기가 무섭게

- 그런게 어딨어요? 이거 24시간 무조건 되는 기계인데...

- 아니요,.. 이거 은행카드여서...

- 은행카드고 뭐고 이건 다 되는건데! 그럼 어떡해요?

하시길래 일단

- 돈 있는건 확실하니 카드 되는 시간까지는 기다리셔야할것같아요...

했더니...

1분도 안되어서

 "아가씨! 돈 언제 줄거예요?!" 이러는검.

"지금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카드가 안돼서잖아요. 2-3분만 기다리시면 되는데..."

했더니

"아가씨가 지금 내 영업 방해하고있는거예요"

이러는거예요.

밤이고. 택시고. 아저씨가 퉁명스럽고 해서. 쫄아있던 저는 주변에 다른 차도 많고 해서

한마디 했습니다.

"어차피 지금 미터기 켜고 기다리고 있잖아요..."했더니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아가씨 내리고 새손님 태우면 기본료가 얼만데그래?"

이러시는검.

그러면서

"지금 내 영업 방해하고 있는거잖아요!안그래요?

교통카드에 돈 얼마있어요? 저기 편의점 가서 얼마있는지 확인하고

택시비 뺀 금액을 내가 주면 되잖아."

이러면서...

편의점쪽으로 가시려고하시는데

솔직히.

교통카드 얼마 안하지만 새로 사려면... 교통카드잔액을 주는거지 교통카드값도

주는건 아니잖아요(참고로 교통카드가 8000원인가 주고 샀거든요) 

아저씨가 괘씸해서.그리고. 기차도 놓친 마당에 급할거 없고

- 그냥 20분될때까지 미터기 켜시고 그때 계산할게요...

했더니 확~~!!! 짜증내면서 또 영업방해라며...  

휴.

일단 열이 잔뜩 받은 저,

20분 땡 되자마자 동생이 보내준 20000원 입금 알림 메시지가 뜹니다.

아 이제 카드도 되겠다 싶어서 카드 내밀었어요.

도착했을때 계산만 됐어서 5520원 계산하면 됐을것을

미터기 보니 7920원.

일단 계산했어요. 당연히 되더라고요.

 

5400원에서부터 7920원어치가 될 때 까지.

심기불편하게 미터기 돈 올라감과 동시에 제 짜증게이지도 팍팍 올라가고.

 

계산 되자마자 아저씨.

아까 오면서 대화나눴던 다정한 톤으로

여깄습니다~

이러심. 완전 두얼굴. 대답도 안하고 내렸어요.

내리자마자 택시회사 전화번호랑 번호판 적었죠.

일부러 아저씨가 보란듯이 택시 뒤에 서서.

 

일단 다음기차시간을 확보하려고 수원역으로 텨 올라가서 확인.

2시 5분...헐. 한시간 반 넘게 기다려야함.

마음을 진정시키고 숨을 고른 후 택시회사에 전화를 합니다.

 

띠로롱

- 네~

중저음의 피곤에 쩐 아저씨 목소리...

- 엽떼요? 거기 희망교통이죠?

- 네

- 저 방금 그 택시 탔던 승객인데요. 문의드릴게 있어서요

- 말씀하세요

- 제가 수원역에 왔는데 카드가 안되는 시간이어서. 카드 될때까지 기다리는동안

   기사님이 저더러 영업을 방해하니, 새손님 기본요금이 얼만데 그러니 하면서

   짜증을 내시는거예요. 미터기 켜고 기다리는데도 내내 그러시는거예요.

하고 일러댔습니다

근데 어이없는 이분

- 당연히 기사 입장에서는 그럴수밖에 없죠..... 돈 벌어야하는 입장에서...

- 아저씨! 그럼 제가 잘못했다는 거예요?

빈정상한 저는 더 중저음으로 말을 해봅니다.

하지만 이아저씨왈

- 제가 아가씨한테 무조건 사과해야하는건 아니잖아요?

요러심.

아 욕나올뻔.

- 제가 아저씨더러 사과하라는게 아니라

   택시회사도 엄연히 서비스업인데 회사측에 전화해서 이렇게 항의를하면

   서비스를...

- 지금 대표 없어요. 저 경빈데요?

ㅡㅡ;;;;

- 그럼 대표님께 직접 전화할게요.

 

이렇게 일단락 됐습니다.

 

물론 00시부터 20분동안 체크카드 안되는거 까먹고 탄 제잘못.

카드 된다고하는 아저씨 말 믿고 이비카드인지 스마트카드인지 체크 안 하고 탄 제 잘못. 일단 인정할게요.(쳇.)

근데 뭐 이딴식입니까?

미터기 켜놓고 기다리고있으면서 퉁명떨고있는 두얼굴의 기사님

 

원래 동네에서도 돈 없으면 엄마가 갖고 내려올때까지 미터기 켜놓고 기다리지만

그러면서 "영업방해"라며 뭐라고 하신 기사님 한분도 안계셨어요.

죄송한 마음에 많은 돈은 아니어도 천원이라도 더 드리게 되고...

 

물론 저는 일산에 살고있고.

저 기사님은 수원기사님이니.

수원 택시 법은 어떤지 모르죠.

물론

수원에계신 택시기사님이 다 그런 것 아니니까 싸잡아 욕하고싶진 않아요.

저희 외삼촌, 큰아빠, 등등

택시기사님 몇분 계시거든요.

돈 벌어야하는 마음은 알지만. 엄연히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인데....

어제 카드결제 안되는 5-6분이 저에겐 지옥과도 같았어요.

 

중간에 시동걸고 이리저리 차를 댔다 뺐다하는 기사님보고 열받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저는 2시 5분차 타고 영등포 와서

일산콜택시를 불러타고 오는내내 그 기사님얘기로

뒷담화를 해댔죠.

시청에 항의 글 올리려다가

토지공사 다닌다는 따님에게 손벌리기 싫으실 아빠뻘 되는 기사님이 불쌍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고자 일단 여기다 올리고.

소망교통 대표와 일단 통화를 해야겠네요.

 

경비가 더싫어!

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