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싸서 다니면 인생이 불쌍?

알뜰녀2009.10.25
조회397

 

안녕하세요

저는 판에 처음 글을 올리는

새내기 공무원입니다.

 

제 직장은 저의 연고지에서 시외버스로 3~4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있어서

자취를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집은 사택이 있어서 집값은 들지 않고 다닐수가 있지만

2만여원 하는 편도 차비가 (주말에만 집에 가긴하지만) 정말 부담스러워요.ㅎㅎ

 

솔직한 월급을 우선 까자면

세후 130만원에서 당직할경우 하루1만 5천원정도 더 들어오는게 다입니다.

급수가 올라간다고 해도 공무원 월급..정말 얼마 안됩니다.

오래 할수있다는걸 빼면 정말 박봉중에 박봉입니다.

 

각설하고,

 

이제 시집갈 나이도 다 되었고..

남자친구도 있고..

최소한 시집갈때 비용과, 더불어 부모님께도 드리고 가야 하는게 도리라 생각하고 있고,

또 어릴때부터 어머니의 절약정신이 몸에 베어

저는 특별한 의식없이 그냥 매사에 아끼고 삽니다.그냥 그게 습관이 돼었어요.

 

예를 들어서,

마트에 가면 조금 상태가 안좋지만,먹는데는 지장이 없는 과일을

굉장히 싸게  팝니다.

저 그런거 거리낌 없이 사서 나옵니다.

커피도 스타벅스커피같은 거 왠만하면 안사먹습니다.

물론 제 입이 고급도 아닐뿐더러,그냥 믹스돼서 태워먹는 커피가 제일 맛있습니다.

신발..잘 안사신습니다.그냥 한번살때 좋은거 사서 주야장천 신고다닙니다.

굽 닳으면 갈고갈고갈아서 신고 다닙니다.

옷..왠만하면 이월상품 삽니다.같은 제품인데도 이쁘고 쌉니다.

점심밥값..솔직히 매일 사먹는 밥..한 몇개월 먹다보니 맛도없고 질리고

그런음식 돈주고 사먹는거 아까워서 저는 귀찮아도 도시락 싸서 다닙니다.

남들 다 밥먹으러 가도

전 그냥 점심시간 되면 도시락 들고 당직실 가서 티비보고 먹고

남는 시간엔 영어 공부합니다.

 

그게 문제인가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남한테 피해를 준것도 아니고

제 나름의 생활방식이니까요.

 

그런데 며칠전에

마침 도시락을 안싸워서 사람들하고 같이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밥을 먹고 있는데

사무실에서 가장 나이 많은 아줌마 하나가 이딴식으로 말하더군요

 

"나는,20대 30대 사람들이 돈이 없는것도 아니면서

돈 아낀다고 그러는거 보면 인생이 불쌍해.정말.

그돈 아껴서 50대 돼면 뭐하려고?

나처럼 먹고 싶은거 있을때 사먹고, 또 사주고 싶을때 쏘고,그러다 보면 얻어먹을수도있고 그런거 아냐?

뭘 그렇게 아껴서 어쩌겠다고? 그런 사람들 가만히 보면 정말 인생이 불쌍해"

 

이딴식으로..제 바로맞은편에서 지껄이는겁니다.

평소에 이 아줌마 저한테 굉장히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고

또 사무실에서 나이가 제일 많고 워낙 성격이 거세서 일반직 관리자분들도

왠만하면 안건드리는 편입니다.

성격때문에 남편이 못견뎌서 이혼하고 도망갔다고도 하더군요.

 

정말 어이가 없었지만

제가 짠밥이 제일 안되다 보니 그냥 묵묵히 밥을 먹고있는데

마침 옆에 앉은 다른 분이

"아니 바로앞에 그런 사람 두고 그런말을 하면 어쩌냐"면서

제 기분살피면서 눙을 치더군요.

차라리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속이 시원하대요

그러니 그 아줌마왈

"아니~XX씨는 아니고...."

 

 

ㅎㅎㅎ

제가 다른 사람이 그런말을 하면 말도 안합니다.

대출을 하도 많이하고 빚도 많아서 금융권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다던데..

 

얼마전에 일본남자들 도시락 싸서 오는거 뉴스에 나오던데..

우리나라에서 저렇게 하면 찌질남이라고 댓글 달리는거 봤어요.

난 그렇게 절약하는게 참 보기 좋던데..

그 아줌마 말 듣는 순간..내가 찌질녀가 되는 굴욕감마저 느껴지더군요.

생각같아서는 빚이나 갚고 큰소리치라고 따귀라도 때려주고 싶었지만

 

B사감과 러브레터에 나오는 노처녀 사감같은

그 아줌마의 인생이

정말 불쌍해서 꾹 참았습니다.

 

톡커님들 제가 도시락 싸서 다니는게

인생이 불쌍해보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