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저 몰래 또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ㅠㅠ

새내기부인2009.10.29
조회15,519

  저는 결혼한지 7개월에 접어든 아직은 새내기(?) 부인입니다.

신랑은 워낙 성격도 좋고 착해서 주위에 친구들도 많고 저한테도 정말 잘해줍니다.

하지만 다 좋은데 너무 착한게 문제인지 아니면 그 남자들만의 우정이라는거 때문인지 뭔지, 신랑과 어렸을때부터 알고 지낸 절친한 친구 둘에게 돈을 빌려주고 1년이상 지난 지금까지 돈을 못 돌려받고 있습니다.

 

  결혼전 우연히 그 사실을 알았을때는 왜 친구들과 돈으로 얽히는지 그 자체가 좀 화가 났습니다. 그것도 돈을 한번 빌려준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여러 번을 거쳐 빌려줬다 돌려받았다 했다고 하는데, 돈을 얼마를 빌려주고 그 중 일부를 돌려받았다가,

돈을 다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빌려주는 식으로 해서 결국 한명에겐 몇십만원, 다른 한명에겐 거의 400만원이라는 돈을 빌려주고 받지를 못하고 있었더군요.  

  신랑이 돈을 많이 버는 직업도 아니고 돈을 많이 모아놓아서 여유가 많은 것도 아닌데 친구들이 왜 신랑에게 그렇게 돈을 빌렸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이 상황이 너무 어려워서 미안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돈을 빌리곤 한걸까요?

아니면 신랑이 한번 돈을 선뜻 빌려주니까 그런 제 남편이 쉽고 만만해서 미안한 생각도 없이 가볍게 돈을 빌리곤 했던 걸까요?

  처음엔 별의별 생각이 다 들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했는데, 저희 둘 다 일을 하고 있으니 당장 돈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고, 신랑은 요즘 다들 상황도 어려운데 그 친구들과는 어려울때 그렇게 도와주는 사이라고 이야기하니, 금방 못받는다고 해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하기로 했습니다.

 

  뭐, 결혼한지 7개월여가 지난 지금도 돈은 못 돌려받았습니다.

어렸을때 절친한 친구라는 사람중에 한명은 아예 저희 결혼식에도 오지 않았고 가족과도 연락이 끊어져서 신랑과 연락도 잘 안된다고 합니다.

또 다른 친구는 자기도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그걸 돌려받지 못해서 우리 신랑에게도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고 전화를 하면 잘 받지도 않는다고 하네요.

저로서는 그 친구들이 진정한 절친이었는지 의심이 가기도 합니다. -_-

그런데 의리왕인 우리 남편은 제가 가끔 그 친구들을 뭐라 하면 자기도 이런 상황이 힘들다고, 돈때문에 의리도 끊긴다고 그러지 말라 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그럴거면 차라리 첨부터 인간관계에는 돈을 관여치 않게 했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는데 우리 신랑은 그런 걸 이해하지 못하나봅니다. OTL

아무리 친해도 돈 문제가 얽히면 사이가 안좋아지기 마련 아닌가요?

 

  이런 상황에서 어제 빵하고 일이 터졌는데요.

어제 신랑이 컴퓨터를 하고 있길래 잠깐 기웃했는데 통장 입출금 내역을 보고 있어서 저도 잠깐 봤습니다.

아직은 제가 돈관리를 다 하는건 아니고 돈이 얼마정도 모이면 이자율 큰 다른 통장에 모아놓곤 했었는데, 간만에 본 신랑의 통장입금내역에 얼마전에 만난 신랑 친구이름 (정확하게는 지금 돈을 못 받고 있는 친구 둘 중 한 명의 형-원래 형제 둘 다 같이 친했다고 하네요)이 적혀 있는 겁니다.

게다가 적은 금액도 아닌 50만원입니다.

그래서 이게 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신랑은 머뭇머뭇하더니 얼마전 그 형이랑 만나서 그 형이 살 집을 같이 보러 다녔다고 하네요. 그것도 전세가 아닌 매매로 구하는 중이었는데 마침 괜찮은 집을 하나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동산에서 가계약을 걸기로 했다는데 가계약금을 100만원을 달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형 수중에는 50만원밖에 없다고 하니까 신랑이 자처해서 은행에서 돈을 뽑아다가 50만원을 빌려주었고 다시 돌려받은거라고 합니다.

저한테 한마디 말도 없이요.

그걸 듣고는 제가 불같이 화를 내니까 이러니깐 이야기를 안했답니다. -_-

그리고 빌려준지 삼일만에 돌려받았다고 둘러대는데 통장 내역에는 분명히 10일만에 돌려받았더군요. 

 

  어차피 들통날거 차라리 솔직하게 미리 이야기했으면 이해하고 넘어갔을텐데, 한마디 말도 없다가 거짓말까지 하니 정말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친구들에게 돈도 빌려주고 1년여 넘는 시간동안 받지도 못하는 상황에 아무리 친해도 그렇지 그런 친구중 한 명의 형한테 또 돈을 빌려주고...

그 형제는 우리 신랑이 봉으로 보이는지..

1억넘는 집을 구하러 다닌다는 사람이 단 돈 50만원만 있었다는것도 이상하구요. -_-

아무리 금방 돌려받았다고 하지만 그렇게 쉽게 남에게 또 돈을 빌려주는 신랑이 정말 이해가 가질 않더라구요.

  제가 화를 내니까, 너무하는거 아니냐고 그럴 수도 있는데 왜 과민반응이나고 합니다.

오히려 자기를 왜그리 잡느냐고 자기는 자존심도 없냐고 합니다.

그런 이야길 들으니 저는 눈물만 나는 겁니다.

제 입장에선 아내가 있고 둘이 같이 열심히 모으려는 돈을 그것도 쉽게 남에게 빌려줄 수 있나라는 생각을 하는데, 신랑은 가정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자기가 잘못했다는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자기는 응당 해야할 일을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니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

돌려받았으니 그만 아니냐, 그리고 왜 자길 못 믿냐, 오히려 왜 그런걸로 제가 화를 내는지 그게 더 이상하다고 하네요. ㅜㅠ

 

  어제 밤에 그렇게 한바탕 싸우고 나서 냉하게 오늘 아침을 맞았는데, 신랑이 출근전에 잘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걸 듣는 저는 정말 미안하다는 마음에서 그러는게 아니라 단지 이 냉랭한 상황을 좋게 끝내려고 하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더군요. 

그렇다고 이런 일로 계속 꽁하고 있을 거는 아니지만 신랑이 앞으로도 또 그럴까봐 저는 걱정이 앞서네요.

그래서 앞으로는 신랑통장에 월급이 들어올때마다 용돈만 남기고 싹 가져가버릴지 생각중입니다. 어쩌면 벌써 제가 돈을 관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고 남편을 너무 믿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몇 년 열심히 돈을 모은다고 해도 바로 집을 살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는 입장도 아닌데 빨리 아기를 가져야 더 책임감 있는 가장이 될 건지... 한숨만 나네요..

 

여러분 제가 너무 나쁘고 돈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아내인가요?

아니면 제 남편이 아직 철이 덜 든걸까요?

저는 정말 모르겠네요.... ㅠㅠ

정말 긴 글을 읽어주신 분들 너무 감사하구요,

결혼하신 분들은 선배님 입장에서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

 

  조회수는 그리 많지 않은데 톡톡에 선정이 됐네요. ^^

어제 저녁에 신랑과는 화해를 했습니다.

신랑이 아무데나 돈을 쓰는 타입도 아니지만, 제가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니

앞으로는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받아냈구요.

그리고 통장에 용돈 얼마를 남겨주고 대부분의 월급은 제가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월급 얼마를 가져간다고 하니까 용돈은 좀 넉넉히 남겨달라며 웃더라구요. ㅋㅋ

둘이서 착실하게 모아서 열심히 살아가야죠.

이번에는 한바탕 싸웠지만 신랑에게 좀 더 잘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조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