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의 이중성

김진우2009.11.01
조회109

최근 일어난 일련의 외국인 기사의

댓글을 보고 있자니

실소를 금치 않을 수 없다.

 

 

미누를 아는가?

네팔 출신의 이주노동자. 본명은 미노드 목탄.

 

스무 살 때 한국에 건너와

18년 동안 한국에 거주하며 3D 업종 노동자,

KBS 외국인 예능경연대회 대상,

다국적 밴드인 '스탑 크랙다운'을 결성해 활동,

사회 공헌 감사패 수여,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한미 FTA 및 광우병 관련 촛불 시위,

반전 시위 경력 등.

 

지난주에 강제 추방되었다.

 

네티즌은 찬성함과 아울러

불법 체류자는 당연히 추방되어야 한다고,

불법 체류자들의 범법 행위를 언급하며

정부의 결정을 옹호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라는 수식 보다는

외국인 한옥 지킴이

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데이비드 킬번.

 

정부의 삽질 정책으로

한옥 마을이 사라질 위험에 이르자

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국인 보다 한국 전통을 더 사랑하는 외국인.

 

네티즌은 안타까워하며

그의 활동에 찬사를 보냈다.

 

 

 

 

여기서 나는 네티즌이라는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은 법치주의자인가 민족주의자인가.

 

 

미누가 강제 추방 당한 것에 대해

법적으로 크게 하자가 없다.

마찬가지로

한옥마을을 재개발하는 것은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

 

미누 추방을 옹호함과 동시에

킬번을 지지한다면

당신은 이미 법치주의자가 아니다.

 

그렇다면 혹시 민족주의자?

 

킬번은 한국을 사랑한다.

미누 역시 한국을 사랑하기에

인생의 반을 한국에 머물며

각종 문화 활동에 힘쓴 사람이다.

 

월드컵 때는 한국을 외치지만

정월 대보름이 언제인지도 모르면서

할로윈 데이 때 열광한다면

민족주의자가 아니다.

 

이번 정부의 결정은

미누가 단지 불법 체류자라서가 아니라

반정부적 시위에 가담한데서 보복한

표적 수사인 것이다.

 

여기서 오해를 부를 수 있는 건

나는 불법 체류자를 한국에 살게 하자는 게 아니다.

법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음에도

대중은 간과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가 범죄를 저지르니까 내쫓자고?

미국인이 범죄 저지른다고 내쫓자는 일반화와

무엇이 다른가?

 

A지역 시민들 중 일부가

B지역에 와서 범죄를 저지른다고

A지역 시민 모두를 내쫓아야 하는가?

 

 

 

마침 어제 이 영화를 봤다.

실제 남아공의 디스트릭트 6 이야기를

외계 SF로 표현한 영화.

 

흑인 내지는 난민을

외계인으로 탈바꿈하여

그들의 부당한 대우와 이데올로기를

적나라하게 그린 이야기.

 

개인의 인권보다

여론 혹은 강대국의 논리가

우월하다고 착각하는 대중에게

일침을 가하는 영화.

 

똑똑하다고 믿는 통제 집단의 오만은

결국 반목과 전쟁을 부를 뿐이다.

 

 

 

불법 체류는 말 그대로 불법이다.

그러므로 미누의 추방은 합법이다.

미디어법도 합법이다(헌재의 결정에 따르면).

그러나 우리는

미디어법에 동의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법에 문제가 있다면 그 법을 고쳐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가 모두 나간다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엄청난 타격을 입음과 동시에

내수시장은 전체적으로 파장을 일으킴이 자명하다.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게 우선이다.

반정부 외국인은 강제 추방,

반정부 연예인은 강제 사퇴.

 

이미 정부의 자정 비판 능력이 마비된 이 시점,

우리가 지녀야 할 지향점은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대중은 철저한 법치주의자가 아님은 드러났다.

민족주의자도 아니다.

 

대중은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

백인우월주의자이다.

 

그러나 또한 대중은 촛불을 든 혁명의 주체이기도 하다.

당신은 어떤 대중이 될 것인가?

 

마지막으로 김제동이 한 말이 생각난다.

"이란과 쌍용을 잊지 맙시다.

우리 모두 약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