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가 누님 같은 태도로 대했기 때문에 싫어졌고, 지금의 윤비가 바가지 긁는 아낙처럼 매사에 임금을 끌어들여 얽어매고 애소하며 앙탈을 부리니, 풍류를 즐기는 글 잘하고 여자의 맛과 멋을 아는 임금이 싫증을 내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임금은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해져서 그 이상 중전의 모습을 지켜보고 서 있지 못했다.” - 박광호, <궁>7권. 59쪽.
조선의 제9대 임금 성종은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자신의 아내 중전 윤비에 대해 마음이 멀어지고 있었다. 윤비는 세자 연산을 낳고나서, 그 이후에 남편의 마음을 빼앗는 후궁 정소용에 대한 분별없는 질투로 저주와 음모를 벌였다. 그러나 오히려 그녀의 질투는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모든 사실들이 백일하에 들통 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후회와 반성하지 않고, 세자를 낳은 국모(國母)라는 배경만을 믿고, 급기야 임금의 용안(龍顔)에 손톱자국을 내는 패악 등을 이유로 폐서인이 되어 궁궐 밖으로 쫓겨나가 사약을 받고 비통한 최후를 맞이한다. 그렇다면, 그녀의 연적(戀敵) 정소용은 어떻게 생동했을까? 정소용도 한 여자로 윤비에 맞서 자신의 사랑을 지키고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정소용은 윤비와 다르게 처신했다. 비록, 마음은 중전을 물러나게 하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할 욕심과 욕망이 내심으로 있었지만, 겉으로 절대 내색하지 않고, 임금에게 중전 윤비의 장점을 고하곤 했다. 중전과 갈등을 빚는 임금의 심란한 어심(御心)을 위로하고 달래면서, 결국은 자신이 임금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치밀한 계산이었다.
비록, 정씨는 자신이 뜻대로 중전의 자리를 차지하지도 못했고, 나중에 폐비 윤씨의 아들인 폭군 연산군에 의해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지만, 정씨의 치밀한 계획과 침착한 태도는 성종이 승하하기까지 한 남자의 마음을 자신의 곁에 둘 수 있었다. 궁(宮)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하나뿐인 남자. 한 임금을 두고서 수백 명의 여인들의 사랑과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치열한 암투(暗鬪)는 어쩔 수 없는 필연의 결과였을 것이다.
물론, 그 결과로 임금의 사랑을 차지한 승자와 패자로 엇갈린다. 그 승자와 패자는 과거의 <궁>에서만 있었을까? 아니다. 지금 우리가 숨을 쉬는 이 시간에도 끝임 없는 남녀의 사랑이 꽃이 피어나고 지고 있듯이, 자신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연쟁(戀爭, 사랑의 전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행형이다. 나는 비가 오락가락 하는 새벽에 <궁, 7권>을 읽고 있다.
잠시 책을 덮고 있는 틈새로, 나의 마음에 두 마리의 개가 달려오고 있었다. 한 마리는 늙었고, 다른 한 마리는 젊다. 두 놈은 나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그러나 어제 늙은 개는 죽어서 땅에 묻혔다. 무덤은 비에 젖었을 것이다. 언젠가 젊은 개도 땅에 묻힐 것이다. 나도 땅에 묻힐 것이다. 더 이상 다른 개를 키우지 않을 듯싶다. 과연 그렇게 될까? 아직, 나는 젊은데........
남자의 마음이 떠나는 이유.......
남자의 마음이 떠나는 이유.......
“한비가 누님 같은 태도로 대했기 때문에 싫어졌고, 지금의 윤비가 바가지 긁는 아낙처럼 매사에 임금을 끌어들여 얽어매고 애소하며 앙탈을 부리니, 풍류를 즐기는 글 잘하고 여자의 맛과 멋을 아는 임금이 싫증을 내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임금은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해져서 그 이상 중전의 모습을 지켜보고 서 있지 못했다.” - 박광호, <궁>7권. 59쪽.
조선의 제9대 임금 성종은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자신의 아내 중전 윤비에 대해 마음이 멀어지고 있었다. 윤비는 세자 연산을 낳고나서, 그 이후에 남편의 마음을 빼앗는 후궁 정소용에 대한 분별없는 질투로 저주와 음모를 벌였다. 그러나 오히려 그녀의 질투는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모든 사실들이 백일하에 들통 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후회와 반성하지 않고, 세자를 낳은 국모(國母)라는 배경만을 믿고, 급기야 임금의 용안(龍顔)에 손톱자국을 내는 패악 등을 이유로 폐서인이 되어 궁궐 밖으로 쫓겨나가 사약을 받고 비통한 최후를 맞이한다. 그렇다면, 그녀의 연적(戀敵) 정소용은 어떻게 생동했을까? 정소용도 한 여자로 윤비에 맞서 자신의 사랑을 지키고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정소용은 윤비와 다르게 처신했다. 비록, 마음은 중전을 물러나게 하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할 욕심과 욕망이 내심으로 있었지만, 겉으로 절대 내색하지 않고, 임금에게 중전 윤비의 장점을 고하곤 했다. 중전과 갈등을 빚는 임금의 심란한 어심(御心)을 위로하고 달래면서, 결국은 자신이 임금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치밀한 계산이었다.
비록, 정씨는 자신이 뜻대로 중전의 자리를 차지하지도 못했고, 나중에 폐비 윤씨의 아들인 폭군 연산군에 의해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지만, 정씨의 치밀한 계획과 침착한 태도는 성종이 승하하기까지 한 남자의 마음을 자신의 곁에 둘 수 있었다. 궁(宮)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하나뿐인 남자. 한 임금을 두고서 수백 명의 여인들의 사랑과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치열한 암투(暗鬪)는 어쩔 수 없는 필연의 결과였을 것이다.
물론, 그 결과로 임금의 사랑을 차지한 승자와 패자로 엇갈린다. 그 승자와 패자는 과거의 <궁>에서만 있었을까? 아니다. 지금 우리가 숨을 쉬는 이 시간에도 끝임 없는 남녀의 사랑이 꽃이 피어나고 지고 있듯이, 자신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연쟁(戀爭, 사랑의 전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행형이다. 나는 비가 오락가락 하는 새벽에 <궁, 7권>을 읽고 있다.
잠시 책을 덮고 있는 틈새로, 나의 마음에 두 마리의 개가 달려오고 있었다. 한 마리는 늙었고, 다른 한 마리는 젊다. 두 놈은 나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그러나 어제 늙은 개는 죽어서 땅에 묻혔다. 무덤은 비에 젖었을 것이다. 언젠가 젊은 개도 땅에 묻힐 것이다. 나도 땅에 묻힐 것이다. 더 이상 다른 개를 키우지 않을 듯싶다. 과연 그렇게 될까? 아직, 나는 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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