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빚을 대신 갚겠다는 남친.

복잡하다..200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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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이 하도 답답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올해 25이구요. 전문대 졸업하고 직장 4년 차 접어들고 있는 평범한 여자 입니다.. 만난 지 2년 되어가고 결혼은 전제로 만나는 친구가 있습니다.처음부터 시작이 순탄치 만은 않았습니다.. 만난 지 6개월 만에 생각에도 없던 임신으로 결혼까지 생각하고 양 쪽 부모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저희 아빠만 이 사실 모르고 계십니다.) 그 당시 저는 작은 무역회사 다니는 상태였고. 남자친구는 4년제 대학 졸업반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던 남자친구 상황, 그나마 전 2년간 직장 생활해와서 손 벌리고 가질 않을 만큼의 결혼자금은 모아두었지만, 집도 얻어줄 형편 되지 않는다며, 일단 애기는 낳고 나중에 맞춰서 해결하자는 남친부모님말에 당장은 결혼여건이 힘들꺼 같아 엄마를 잡고 울고 불며 미안하다고 말하며 수술대 올랐습니다.(얘기를 길게 썼으나, 생략할께요.) 최소한 어디서 살든 시집가는 딸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은 보여드리고 싶었는데..(당시 형이 상견례 날짜 잡아 논 상태라 미루자고 하더라고요.)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저를 욕하셔도 당연합니다. 실망시켜 드린 만큼 서로 노력하자고 했습니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이 남친 저희 집에 모자란 거 섭섭한 거 없이 잘 했습니다. 서글서글한 성격 탓에 엄마는 아들이라 여길 정도로, 무뚝뚝한 아빠는 맛있는 거 있으면 불러서 같이 먹자며 할 정도로 싹싹한 사람이었습니다.(참고로, 전 장녀에 막둥이 남동생 하나 있습니다.)처음부터 실망 시켜 드린 부분이 있어 서로 죄지은 마음으로 결혼 전까지 니부모 내 부모 할 거 없어 잘하자. 무조건 부모한테 손 벌리지 말고, 최대한 아끼고 저축하면서 결혼자금 모으자. 이게 저희둘 생각입니다. 남친이 졸업하고 나서 무릎 연골 이식 수술로 당장 취업이 어려워서 (군대면제) 이일 저일 아르바이트 식으로 일하다가 저희 엄마 조그만 식당에 밤 장사 3개월 동안 도와줬습니다. 엄마는 다른 사람 쓰는 거 보다 내 식구 한테 맡기는 게 월급도 아깝지 않고 좋다고 하시면서 맡기셨습니다. 적다면 적은 돈이지만 용돈 하라며 3개월 동안 150 만원씩 통장으로 넣어줬고요 남친네 부모님은 중국집 하십니다. 그 중국집에 요즘 장사도 안되고,직원들이 속을 썩여 이리저리 빛만 잔뜩 늘어 상태에 보증금도 까먹은 상태라 저희 집에서 월급 받은 족족 엄마 다 드렸습니다. 옛날 일이지만,아버지는 경마로 이리저리 재산을 다 날렸다고 하더라고요.  그 여파가 아직 있는 듯 하구요. 형 이름으로 엄마가 이리저리 돈 얻어서 대출도 안된 상황이라 당장 차를 사야 하는데 못 사서 남친이름으로 대부업체 사채로 차 샀습니다.(집은 서울이고, 가게가 일산인지라, 당장 급했습니다) 월급 150으로 차값내고 엄마갖다주고 막상 밤새고 꼬박 벌어서 저축하는게 없더군요.전 내심 못마땅 했습니다. 저희 엄마가 남친한테 월급주면서 다만 얼마라도  저축했음 좋겠다. 통장에 다만 얼마라도 있는 게 어떻겠냐 하셨지만, 돈이 전부가 아니기에, 니맘 편한게 제일이라며 저희 엄마도 저를 달래더군요.
식당일 관두고 운이 좋게 SBS 외주 업체 FD로 들어가 막 일을 배우고 있습니다.이제 3개월 다 되가는 듯 해요. 근데 일이 터졌네요.남친이름으로 만든 카드로 엄마가 500만원 현금서비스 받고 지금 갚은 능력이 되질 않는다고 하네요.(남친엄마가 계주인데계주 한 사람이 곗돈 가지고 도망갔다네요.그래서 그 돈을 메꿔야 하는 상황, 이리저리 사채 빛까지..)남친 엄마는 신경 쓰지 말아라.. 알아서 한다 ...걱정하지 말아라..남친한테 얘기하지만, 자기 엄마 마음 아프고 고생스러운 게 보기 싫은지 자기가 다 갚는 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털썩 자기엄마한테 말해놓은 상태네요.남친도 500이란 돈이 당장 없어 은행 쪽에다가 한달 얼마씩 메꾸겠다 말해 놓은 상태 구요.고작 80만원 받아서 80만원 다 엄마주고 자기보험료 핸드폰 값 몇 달 씩 밀려서 독촉전화 받고 있는 모습 보고 있느라면 속이 터집니다.그래서 남친엄마한테 얘기했습니다. 난 너무 속상하다. 이 친구랑 결혼할 맘 먹고 바라만 보고 있는데 기껏 한 달에 30만원도 안된 액수에 절절 매는 모습이날 자꾸 불안하게 만든다..  아무리 어려워도 자기아들 보험료만 핸드폰 값까지 빛으로 나가는 꼴이 우스워 일부러 말했습니다.듣고서 이렇게 얘기 하시네요. 사회생활한지 얼마냐 되었다고 그러냐 ..그 돈 얼마나 된다고 그러냐.. 내가 너네들 당장 결혼 시켜주고 싶지만 돈 빌린 곳도 없고 상황이 너무 아니다. 이렇게 말하십니다. 그거 돈 얼마 되지 않는 거 아시는 분이 핸드폰 값도 밀려도 빌빌대는 아들 그냥 보고만 있습니까..?그 돈 절대 작은 돈 아닙니다. 절대로.. 할말이 없어 그냥 투정 부렸다고 속상해서 그랬다고 말하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남친 쉬는 날 가게 들렸다 온 남친이 회사 앞으로 데릴러 온 남친이 이렇게 물어보더군요자기엄마랑 무슨 얘기했냐..그런 얘기가 너무 경솔했다고 생각하지 않냐.. 자기엄마가 돈 때문에 그렇게 괴로워 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싫다 . 이렇게 말하네요. 그래서 말했습니다. 지금 당장 결혼은 안 해도 좋다. 니가 날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으로 그 돈 넣는 게 어렵냐.속이 까맣게 타 들어가는 우리엄마 심정 알면 너도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 나는 딸로써 엄마한테 너무 큰 죄를 지어서 엄마 얼굴도 못 보겠고, 힘들게 일해서 번 돈 우리미래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저축하는 모습 보고 싶었다고. 그게 엄마랑 나를 위한 최대한에 예의이고 니가 당장 나한테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라고..너네 엄마가 나에 대해서 서운하게 너한테 얘기 했다면 좋게 돌려서 나한테 얘기 해줄 수도 있는 거고, 그게 아닐 거면 말도 꺼내지 말아라. 중간 역활 제대로 할 거 아니면 괜한 얘기도 오해 만들지 말라고 얘기 했습니다. 헤어진다는 생각으로 모질게 말 하고 난 후,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하였습니다.결혼할 마음으로 만나고 있지만, 결혼하고 나서 걱정입니다.  부모가 힘들면 자식 된 도리로써 백 번 천 번 당연하게 도와드려야 합니다.도와드리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최소한의 자기생활의 자금은 계산하고 나머지로 도와드려도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미치겠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을 거라는 장담은 못하겠고, 일이 흘러가는 상황을 보니 족히 3~4년은 ..이대로 제자리 걸음 만 할꺼같습니다.아픈 상처를 감싸주지 못하는 거 같아 넘 속상하고, 돈 앞에서 자꾸 계산하는 제 자신을 보면 왜 이렇게 변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욕심 아닌 욕심이 생기고.. 효자 아닌 효자 남친 보면서 내 속만 타 들어 가고..  저를 욕해도 좋습니다.  멍하게....있다가..보고 싶다는 남친문자에..눈물이 흐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