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도 못 하는 일을, 그녀는 "선배, 내가 밥 살게."라는 한 마디로 해치운다.
차봉군의 억울한 누명은 몇 번의 '서류 뒤적임'으로 벗겨지고,
모든 갈등을 착착 해결한다. 그때까지 왜 가만히 있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전지전능하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데우스 엑스 마키나[ deus ex machina ]
('기계장치로 온 신'이라는 뜻의 라틴어)
고대 그리스와 로마 연극에서 줄거리를 풀어나가고 해결하기 위해 신이 때맞춰 나타나는 것.
신이 기중기(그리스어로 '메카네')를 이용하여 하늘에서 나타났기 때문에 이 연극 장치를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고 부르게 되었다. 고대 이래로 예기치 않게 나타난 구조자나 혼란, 혹은 질서를 가져오는 뜻밖의 사건(예를 들면 미국 서부영화에서 결정적 순간에 기병대가 나타나 비극을 막는 것 따위)을 일컬을 때도 이 용어가 사용되어왔다. 이 연극장치는 BC 4세기부터 사용되었다. 소포클레스의 〈필록테테스 Philoctetes〉 연극에서도 여러 번 신이 등장하여 위기를 해결한다.
[맨땅에 헤딩] 윤호윤호의 첫 주연작, 축구 없는 축구 드라마 -②
장승우는 전지전능하다.
그는 능력있고 잘 나가는 변호사인데다 겸손하고 순수하기까지 하다.
영화 데블스 에드버킷의 영향을 받은 듯한 캐릭터로서,
모든 정보는 그의 손 안에 있으며, 사람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은
그의 말 한 마디로 충분하다.
이를 테면, 먼치킨(터무니없는 능력을 가진 캐릭터).
차봉군이 축구 좀 할라치면 누명 씌워서 감옥에 보내버리고,
다시 축구 좀 할라치면 정신병원으로 보내버리고,
구단에서 방출시려다 안 되니까 언론플레이로 또다시 곤경에 처하게 만든다.
CIA와 KGB, 모사드에 국정원을 합한 듯한 공작 능력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단 한 가지 약점이 있으니,
바로 강해빈(고아라)이다.
강해빈 앞에서만은 순수하고 선량한 사람이 되고싶어하는 장승우.
결국, 이 말도 안 되는 캐릭터는 강해빈 앞에서 무너지고 만다.
강해빈이 차봉군과 사랑에 빠지는 것을 질투해 차봉군을 사무실로 불러들이고,
원투 펀치를 날린 다음 "그래, 그때 내가 그랬어."라면서 누가 물어보지도 않은
자신의 과거, 유일한 약점을 스스로 고백하는데,
또 하필 그때 강해빈이 들어오다가 그 말을 듣는다.
GG.
장승우는 그걸로 끝났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강해빈은 장승우보다 더 말도 안 되는 캐릭터이다.
축구 드라마에서, 무려 '구단주의 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아버지로부터 떨어져 나와 축구 에이전트의 길을 걷는다.
아버지를 멀리 하는 이유는 어머니가 죽자마자 비서와 결혼했다는 것이지만,
축구 에이전트를 하는 데는 별 이유가 없다.
'에이전트 자격증이 있어서'라는 게 가장 들어맞는 설명인 듯하다.
'맨유', '올드트레포드', '루니', '호날두'……
축구 에이전트라는 그녀가 주워섬기는 말들은 여기까지다.
어설픈 축구광보다도 못해 보이는 축구 지식은 깊이 없는 강해빈의 캐릭터만큼이나 얕다.
작가의 한계가 보이는 부분이다.
15회까지 진행되는 동안 절대권력과도 같았던 장승우를 한 방에 무너뜨리는 그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도 못 하는 일을, 그녀는 "선배, 내가 밥 살게."라는 한 마디로 해치운다.
차봉군의 억울한 누명은 몇 번의 '서류 뒤적임'으로 벗겨지고,
모든 갈등을 착착 해결한다. 그때까지 왜 가만히 있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전지전능하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데우스 엑스 마키나[ deus ex machina ]
('기계장치로 온 신'이라는 뜻의 라틴어)
고대 그리스와 로마 연극에서 줄거리를 풀어나가고 해결하기 위해 신이 때맞춰 나타나는 것.
신이 기중기(그리스어로 '메카네')를 이용하여 하늘에서 나타났기 때문에 이 연극 장치를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고 부르게 되었다. 고대 이래로 예기치 않게 나타난 구조자나 혼란, 혹은 질서를 가져오는 뜻밖의 사건(예를 들면 미국 서부영화에서 결정적 순간에 기병대가 나타나 비극을 막는 것 따위)을 일컬을 때도 이 용어가 사용되어왔다. 이 연극장치는 BC 4세기부터 사용되었다. 소포클레스의 〈필록테테스 Philoctetes〉 연극에서도 여러 번 신이 등장하여 위기를 해결한다.
거기에다 매 신마다 헤어스타일과 패션이 바뀌는 고아라 양의 연기도 많이 아쉽다.
징징거리며 소리치거나, 울먹거리며 중얼거리거나, 모자란 듯 헤헤 웃거나.
아직 채워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이는 연기였다.
(20대 후반의 남자로서, 신마다 바뀌는 헤어스타일과 패션은 오히려 좋았지만……♡.)
화려한 의상과 '천변'과도 같은 메이크업, 헤어스타일을 보여주는 아라 양과 달리
오연이(이윤지)의 의상은 항상 저 옷이다.
막강한 소속사(SM)와 그냥 소속사(나무)의 차이일까.
어딘지 모르게 균형이 안 맞는 느낌이다.
예쁘고 깜찍한 여우(강해빈)와 우직하고 무딘 곰(오연이)을 보는 것 같다.
오연이는 내심 차봉군을 좋아하다가 이동호의 프로포즈를 받고 잠시 갈등하더니
그것을 거절하고 차봉군에게 들이대려다 여의치 않자 다시 이동호에게 가는,
'착하고 순진한 (것 같으면서도 뒤로 호박씨 까는) 캐릭터'이다.
워낙 바쁜 드라마인 탓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설명도 없다.
별 것 없는 캐릭터인 탓에, 이윤지 양의 연기도 한계가 있었다.
웃거나, 울거나.
자신을 표현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봐야겠다.
이동호의 캐릭터도 문제가 있다.
50% 가까운 시청률을 보였던 스포츠 드라마의 신화 '마지막 승부'로 치자면,
'손지창'이 맡았던 주인공의 라이벌이자 스포츠 엘리트인 캐릭터.
이동호를 살려서 차봉군과 치열한 라이벌 구도(연적 관계가 아니라 스포츠 중심으로)를
펼쳐나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이면서 사랑 한 번 못 해본, 숙맥 캐릭터라니……
왠지 캐릭터 자체의 존재 목적이 '오연이 처리반'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차봉군과 강해빈이 맺어지고, 남은 오연이를 책임지는, '호구' 캐릭터.
별 이유도 없이 차봉군을 적대시하다가 별 이유도 없이, 오히려 자신을 다치게 한 뒤로
따뜻하게 대하는, 마조히스트? 납득 안 가는 캐릭터.
대본 설정 자체가 문제였던 것 같다.
이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이동호와 차봉군이 땀 흘리고 복근을 맞부딪치며
치열하게 경쟁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