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의 학벌에 관한 짧은 글

안경사200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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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계 전문대를 다니다가 진로에 대한 고민을 격고 20대 후반의 나이에 안경사라는 새로운 길을 위해 대학입시를 하고있었습니다. 그때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것이 전문대와 4년제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주변에 안경사 혹은 안경원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분들은 입을 모아 2년제를 가라고 하시고 인터넷에도 졸업만 하면 국시 응시 자격이 생기는데 뭐하러 돈과 시간을 더 들이며 4년제를 가냐고 비아냥? 거리는 글이 대다수 더군요.

그걸 보고 전 조금, 슬퍼졌습니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그게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2년간 공부하고 빨리 사회에 진출해 더 빨리 돈을 벌면 그만큼 자리도 빨리 잡게 될 것이고 면허가 필요한 전문직이지만 판매와 서비스와 결합된 특수한 직종이기 떄문에 실무와 현장에서의 센스가 중요하기도 하죠. 하지만 그거 아십니까?

현재 전국에 2년제 안경광학과 개설대학이 작년 3군대에서 김천대가 올해부터 4년제로 승격된 후로는 단 두 군데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백석문화대(신설) 과 강릉영동대 입니다.

그 외에는 모두 일찌감찌 3년제로 바뀌어버린지 오래입니다. 두 가지 측면이 있겠지만 취업이 잘 되는 인기직종이었던 90년대 무분별하게 안경광학과 가 여러 대학에 신설되고 보건계열의 학과들이 점차 고학력화 되는 시점에서 학교측에서도 학생수급이 많아지고 재정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되어서 였을지 모르겠습니다만, 2년제이던 보건계열 학과들이 속속들이 3년제로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전문대와 4년제의 등록금과 시간에대한 그 논리들이 아직도 유효할까요?

1년간 등록금, 그 시간 무시 못하지만 예전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3년제와 4년제를 두고 고민한다면 4년제를 선택하기로 했고, 안경사가 된다고 해서 안경사들간의 인식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한 청년으로서 아직까지 사람들 인식에 남아있는 전문대와 4년제의 차별을 알고있었기에(과거 예체능 계열 전문대를 다녔던 경험이 있으니까요) 그런 선택을 했습니다. 제 글은 안경사가 되기 위해서 공부하는 신입생들이 4년제를 가라고 현혹하는 글이 아닙니다. 지금의 현실이 이러한데, 이미 오래 전에 안경사의 길로 접어든 선배들께서는 자신이 속한 직업군이 어떤 이유에서든 점점 고학력이 되어가는 것을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로 볼 것이 아니라, 아직도 예전의 이식에 얽매여 있다는 사실입니다.

4년제 나와서 전문대 나온 사람보다 판매나 서비스에 대해 더 능숙하지 못하면 그게 안경사들 사이에서 무슨 의미가 있냐구요?

좀 멀리, 큰 틀에서 봤으면 합니다.

안경광학과는 매년 개설된 학교수가 늘어나고 배출되는 학생들의 수는 늘어나는데도 적응하지 못하고 이탈하는 수가 엄청납니다. 그래서 매년 인력난에 허덕이고 얼마전엔 안경사학원까지 설립될 뻔 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전문대 이상 안경광학 관련 학과를 졸업해야 국시응시자격이 주어지는 것이 아닌 학원에서 자격증을 준비하는 시스템이 같이 도입되면 그 인력수급의 포화상태는 이루 말할수가 없게 됩니다.

안경사 협회의 미적지근한 행동,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야 부랴부랴 힘을 모으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마저도 안경테 자체가 공산품으로 지정되어서 인터넷, 심지어 리어카에서도 안경테를 파는 게 사실입니다. 어찌되었건 앞으로 4년제를 졸업한 안경사가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겁니다. 그렇다고 2년제를 졸업한 과거의 안경사 선배들의 위상이 낮아지거나 풍토에 어떤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좁은 시야라고 봅니다. 자신이 속한 직업군이 고학력화 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도 환영할 일이고, 사람들의 안경사에 대한 인식에 변화와 안경사 협회의 단결과 그 힘을 키우는 데 있어서도 큰 역할을 합니다. 단적 인 예로 초중고 학교 검안에 대해 안과의사와 안경사간의 마찰이 그렇습니다.

(안과의사의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단순한 시력측정이 아닌 교정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이 필요하기 때문에 검안을 안과의사가 해야한다는 입장이었고 안경사 협회에서는 4년제 안경광학과가 많이 개설되어있고 굴절학등 학습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안경사들이 검안을 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전문대를 가건, 4년제를 가건 본인이 능력이 있으면 면허를 따는 것은 같습니다. 그렇다고 그 시간과 돈을 더 들여 4년제를 가는 것을 무매한 짓으로 비아냥 거리는 태도를 가진 일부 선배님들이나 수험생들의 풍토는 정말 서글픕니다.

전문대를 가서는 더 빨리 사회에 진출하고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년제에 가서는 더 깊이 공부할 수 있고 기존 광학업체나 유통업체에서도 안경광학과가 아닌 물리학과 등의 출신자들과 경쟁에서 메리트가 없던 기존의 풍토를 바꿔놓을 수 있는 환경과 미래가 있습니다. 서로의 장단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글이 길어져 버렸네요. 재주가 없어 본질이 흐려질까 걱정입니다. 저는 그냥 제가 속한 직업군에 대한 사랑을 말하고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