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특급 거짓말로 입양한 우리집강아지.

햄햄햄2009.11.09
조회783

안녕하세요. 톡에 처음쓰는 학생이에요.

톡들을 보면서 저도 우리집 강아지를 소개해보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4년전 아버지의 친구분께서 술자리에서 아버지께 하신 말씀입니다.

'0과장, 우리집에 강아지가 한마리 있는데 혹시 가져가지 않을래? 재패니스 친이라고 일본황실강아지고 지금 한살인데 가방에 들고다닐수 있을정도로 작아. 할머니가 세계 명견챔피언이어서 순하고 사람말도 잘듣고 밥도 개밥밖에 안먹어'

나름 심각한 가족회의끝에 저와 동생의 강력한 찬성으로 강아지를 분양받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알아본 재패니스 친이란 강아지는 털도 길고 자그마한게 제 이상의 강아지였거든요.

 

친구분께서 대전에 사셨기 때문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대전까지 차를 타고 가셨습니다.

저와 동생은 새로올 가족을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다오실쯤에 전화를 하셨습니다.

"너무 기대랑 다르다고 실망하지 말어"

살짝 불안했지만 그래도 설마하는 마음에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차에서 예삐를 안은 어머니를 봤을때......

전 이렇게 비율이 쩌는 강아지를 본적이 없습니다.

얼굴은 주먹만한게 몸통이랑 다리는 어찌나 긴지, 분명 인간이었으면 모델이 되었을 재목이었습니다.

가방에 담고 다닐 수는 있겠어요. 대형쇼핑가방이나 여행용가방(캐리어)에는요.

하루는 너무 궁금해서 머리를 뺀 몸통길이를 재 보니까 45cm가 나오데요.

집에 데려와서 배고픈 예삐에게 밥을 줬지만 절대먹지않는 예삐.

그리고는 배달시킨 짜장면을 반짝거리면서 바라보다가 한젓갈 주자마자 해치웠습니다.

상당히 당황했지만 그래도 첫날이라 예쁘고 귀여워보였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위의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예삐가 우리집에 온것은 2005년.

강아지한테 예방접종 맞히면 기록되는것 있잖아요.

예삐의 집을 정리하다가 발견됬는데 거기에 적혀있는것은 마지막 접종일 2000년.

심지어 1999년에도 맞았다는 기록이 있었습니다.

이런젠장...... 이녀석은 적어도 6살이 넘은 강아지도 아닌 개였습니다.

그날부터 어머니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름 동네에서 개 전문가라는 친구들에게는 다 예삐를 보여주면서 나이를 감정받았습니다.

전문가들마다 다 대답은 달랐죠. 이빨을보니 8살은 된것같다,

얼굴은 1살이다, 발바닥을보니 1살이다 등등......

결국 포기를 하고 4년이 넘게 키우고 있습니다.

혹시 모르죠. 이녀석이 벌써 10살일지도.

 

예삐는 이외에도 정말 정말 진짜 특이한 강아지입니다.

우선 다른개들과는 다르게 애교가 없습니다.

가장좋아하는 저한테나 혹은 고기를 줄때 빼고는 전혀 애교를 피지 않습니다.

아, 예삐는 아직도 자기밥을 하나도 안먹습니다.

오히려 요즘은 입이 더 높아져서 가끔 저질햄을 주면 냄새만 맡고 가버립니다.

예삐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어두운 테이블 밑에입니다.

그래서 제사때마다 난감합니다. 제사상밑으로 들어가거든요.

가장 이상한점은 사람말을 정말로 잘 알아듣는다는 것입니다. 머리가 엄청나게 좋아요.

가끔 저와 어머니가 자기 뒷담을 하고 있을때면 갑자기 고개를 뒤로 홱 돌리고 째려보기도 해요.

어머니가 확 갖다버리고 싶다고 하면 또 째려보고....

집에서는 완전 밉상으로 행동하는데 밖에 나오면 또 샤방샤방 1살도 안된 강아지 얼굴로 주변사람들의 시선을 다 사로잡고 있습니다.

좋은건지 나쁜건지....

이제는 미운정도 다 들어버린 우리집 예삐.

솔직히 몇년 더 살지도 모르겠지만 보면볼수록 재밌고 귀여운 예삐

그래도 가끔은 애교도 피우고 자기밥도 제대로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삐 사진입니다.

 

 

사진으로 보이진 않지만 저속에 엄청난 기럭지를 숨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