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 자리 박차고 나왔습니다.

정말싫다2009.11.10
조회136,719

점심에 잠깐 글을 지우러 들어왔는데 톡이 되었네요...

 

혹시라도... 혹시라도 그 사람 보고 상처 받을까봐...

글 지웁니다... 다른 분들께는 정말 죄송합니다... 

 

글 쓴날 저녁 엄마 아빠를 위해서 간만에 실력 발휘를 해서

울 엄마 아빠 좋아하시는 얼큰한 해물탕에

시집간 언니까지 불러서 쏘주 한잔 했어요^^

술 잘 못하는데 그래도 그날은 뭔가 해야 할거 같았어요.

상견례 얘긴 일체 안하고 아빠, 오늘 나 뭐했는데 ~

엄마 나 오늘 출근하는데~ 이러면서 일상적인 얘기만 한거 같아요.

평소처럼요...^^

 

근데... 술 쎈 우리 아빠가 몇 잔 못 잡수시고 취하셔서는

제가 침대에 눕히러 가는데 저한테 ..."**아 미안해...아빠가 못나서..."

라고 하셔서 저 눕혀드리고...그 옆에 앉아서 막 울면서

"아빠, 나 아빠밖에 없어요. 세상 누가 와도 우리 아빠가 세상에서 최고야

내가 얼마나 자랑스러워 하는지 알잖아요. 세상사람들 다 등돌려도 우리 가족만 아빠편이라면 아빠 세상 살 이유가 있는 사람이라며... 나이먹더니 왜 이렇게 약해졌어요...난 아빠 손이 참 좋다..."

이러면서 한참동안 잠든 아빠 옆에 미주알 고주알 그동안 하고 싶었던 얘기 다 했습니다. 

그거 보고 있던 엄마께서 언니랑 같이 이야기 하다가 오셔서...

너 좋은집 시집 가는게 엄마아빠 마지막 남은 꿈이라고

@@이 (언니) 시집가서 잘 사는거 보면서 너무 이른나이에 간다 싶어 반대했지만

지금은 딱 그만한 시집 자리만 됬음 좋겠다고 생각하셨다고..

(언니는 25살 이른 나이에 시집갔고요. 전 지금 28살이예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 숙취에 머리아파 죽겠어서 멍하게 침대에 앉아 있는데

아빠가 손수 꿀물 타오셔서 그러시더라구요.

"너만 괜찮다 하면 엄마 아빠 괜찮아, 그깟 게 대수냐 우리 딸 위한건데"

아침부터 눈 퉁퉁 부어서 -ㅂ-;; 출근했네요 ㅎㅎ

 

저 이제 힘내보려구요.

그 사람... 오늘 한번만 만나자는데 미안하다고 그러지 못하겠다고 했어요.

저, 이 사람보다 좋은 사람 만날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전 ...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