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만 명의 수험생들이 길고 긴 터널을 지나드디어 출구를 앞둔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준비해온 대로 실력발휘를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시험을 잘 못 봐서 잠시 좌절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더구나 신종플루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을이번 수험생들이다.모두의 진심어린 격려가 필요한 때다. 그런데 얼마 전 MBC 무한도전에서 한 출연자가"수능 한 번 볼까?"라고 지나가는 말로 던진 것이 부풀려져서'무한도전 멤버들이 수능을 본다', '안 본다'는 논란이 일더니기사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다.들리는 말로는 '실제로 시험을 보는 게 아니고, 문제지만 구해서 푼다'고도 하고,'기자들의 스포일링에 기획이 무산됐다'고도 한다.지금으로서는 안 하는 쪽으로 결정된 듯하다. 잘 된 일이다.만약 무한도전 멤버들이 수능 시험 문제를 풀고그것을 예능 소재로 삼아 키득대로 비난하고 농담을 주고받는다면과연 어떻게 될까?정형돈은 문제 풀다가 귀찮다며 대놓고 줄세우기를 한다.정준하는 은근하면서도 대놓고 티나게 컨닝을 하려다박명수에게 응징을 당하고, 길은 노홍철과 짜고 컨닝을 한다.유재석은 "그래도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지켜보시는 시청자 분들, 또 우리 예비 대학생 여러분들이 응원해 주시지 않겠습니까"하며끙끙대고 문제를 풀다가 시간이 다 되자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답안지를 제출한다.체점 결과, 성적 순위를 발표하면, 답을 한 줄로 찍은 정형돈이 4등,그보다 낮은 성적이 나온 사람이 누구냐를 놓고 긴장된 분위기가 연출된다.정준하는 4수 했을 때보다 더 낮게 나온 성적에 '해골X100'이 뜨고,박명수가 옆에서 "그때 그만 두길 잘 했지"라고 염장을 지른다.그래도 정준하는 3등. 의외로 박명수가 1등, 유재석이 2등을 하고,노홍철과 길이 5, 6등을 다투는데, 둘 다 어차피, 다 찍은 정형돈 보다 낮은 점수다.그런데, 노홍철이 일부러 길에게 잘못된 답을 알려주고 자신은 정답을 선택하려던 것이나중에 알고보니 길에게 알려준 답이 정답이고 자신이 쓴 답이 오답이어서길이 5등, 노홍철이 6등. 노홍철의 씁쓸한 표정.고교 진학 담당 교사 중 한 사람을 섭외해서 각자의 점수를 놓고,"저... 선생님. 이 점수로... 가능 하겠습니까?"라는 대사를 한다.혹은 오답 문제 풀이를 하며, 서로 그것도 모르냐며 상대방의 무식을 비웃거나 비난한다.대충 이 정도의 그림이 떠오른다.정형돈이 대충 찍어서 150점 정도 나왔다면,열심히 풀었는데도 그보다 못 나온 학생과 그 부모는 어떤 심정일까?12년 동안 책상머리에 앉아 참고서와 씨름하고,허리가 휘도록 사교육비를 쏟아 붇고 나서 시험 본 점수가방송을 위해 한두 달 속성으로 공부하고 치른 시험 점수보다 낮게 나온다면?방송 다음 날 어떤 뉴스가 나올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무한도전 제작진이 수능시험을 안 보기로 결정한 것에는 이런 점도 고려한 결과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 아이템을 살릴 방법은 없을까?수능시험을 직접 치르고, 앞으로 치러야 할 10대부터 30대까지, 그리고 그것을 뒷바라지하며 간접적으로 겪었을 부모 세대까지광범위한 시청층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매력적인 아이템을그냥 버리기엔 너무 아깝지 않나?그래서 방법을 생각해 봤다.바로, 쩌리짱이 5수를 하는 것이다.아무 동기나 이유도 없이 수능시험을 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하지만, 4수 끝에 대학 진학에 실패한 정준하에게는다시 수능 준비를 해도 될 만한 충분한 동기와 이유가 있다.못 다 이룬 꿈을 위해 도전하는 것은 무한도전의 기획의도와도 맞고,대학 가겠다고 수능시험 준비를 하는 것을 비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이 아이템을 살리려면, 벼농사 프로젝트처럼 장기 계획을 세워서 진행해야 한다.당장 내년 초부터 정준하가 보습 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이 과정에서 정준하의 '꿈'을 이야기해야 하고,책과 씨름하는 우리 '아이들'과 우리 시대의 '경쟁'이 지닌 의미를 보여줘야 한다.중간에 다른 멤버들은 정준하를 응원하며 개인교사를 자청하기도 하고,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방법을 찾아 물심양면으로 조력할 수 있을 것이다.스케줄이 빡빡한데 어느 틈에 학원을 다니고 어느 틈에 공부를 하냐며현실적인 어려움과 비용 대비 효율을 얘기할 수도 있다.하지만, 요새 쩌리짱 나오는 프로그램도 별로 없던데 이렇게만 만들면,2주 내지 3주 정도는 단독샷을 질리게 받을 수 있고,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그리고 그 어느 프로그램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꿈'에 대한 도전을 보여줄 수 있다. 물론, 정준하 씨가 내켜하지 않으면 모두 무의미한 상상일 뿐이다.하지만, 정준하가 4수까지 해서 진학하고자 했던 분야가 무엇이고,무엇이 되고 싶었는지, 왜 4수에서 그만뒀는지 알고 싶은 사람은나뿐만이 아닐 것이다.그리고 기왕이면, 중간에 그만둔 그 '꿈'에다시한번 도전하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그 모습을 보고싶은 것이다. 수능시험을 치른 모든 수험생들에게 행운이 있기를,부디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빈다. (어제 올린 글을 판으로 옮겼습니다;)1
[무한도전] 무한도전이 수능시험을 보면 안 되는 이유
69만 명의 수험생들이 길고 긴 터널을 지나
드디어 출구를 앞둔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
준비해온 대로 실력발휘를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시험을 잘 못 봐서 잠시 좌절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더구나 신종플루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을
이번 수험생들이다.
모두의 진심어린 격려가 필요한 때다.
그런데 얼마 전 MBC 무한도전에서 한 출연자가
"수능 한 번 볼까?"라고 지나가는 말로 던진 것이 부풀려져서
'무한도전 멤버들이 수능을 본다', '안 본다'는 논란이 일더니
기사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다.
들리는 말로는 '실제로 시험을 보는 게 아니고, 문제지만 구해서 푼다'고도 하고,
'기자들의 스포일링에 기획이 무산됐다'고도 한다.
지금으로서는 안 하는 쪽으로 결정된 듯하다.
잘 된 일이다.
만약 무한도전 멤버들이 수능 시험 문제를 풀고
그것을 예능 소재로 삼아 키득대로 비난하고 농담을 주고받는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정형돈은 문제 풀다가 귀찮다며 대놓고 줄세우기를 한다.
정준하는 은근하면서도 대놓고 티나게 컨닝을 하려다
박명수에게 응징을 당하고, 길은 노홍철과 짜고 컨닝을 한다.
유재석은 "그래도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지켜보시는 시청자 분들,
또 우리 예비 대학생 여러분들이 응원해 주시지 않겠습니까"하며
끙끙대고 문제를 풀다가 시간이 다 되자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답안지를 제출한다.
체점 결과, 성적 순위를 발표하면, 답을 한 줄로 찍은 정형돈이 4등,
그보다 낮은 성적이 나온 사람이 누구냐를 놓고 긴장된 분위기가 연출된다.
정준하는 4수 했을 때보다 더 낮게 나온 성적에 '해골X100'이 뜨고,
박명수가 옆에서 "그때 그만 두길 잘 했지"라고 염장을 지른다.
그래도 정준하는 3등. 의외로 박명수가 1등, 유재석이 2등을 하고,
노홍철과 길이 5, 6등을 다투는데, 둘 다 어차피,
다 찍은 정형돈 보다 낮은 점수다.
그런데, 노홍철이 일부러 길에게 잘못된 답을 알려주고 자신은 정답을 선택하려던 것이
나중에 알고보니 길에게 알려준 답이 정답이고 자신이 쓴 답이 오답이어서
길이 5등, 노홍철이 6등. 노홍철의 씁쓸한 표정.
고교 진학 담당 교사 중 한 사람을 섭외해서 각자의 점수를 놓고,
"저... 선생님. 이 점수로... 가능 하겠습니까?"라는 대사를 한다.
혹은 오답 문제 풀이를 하며,
서로 그것도 모르냐며 상대방의 무식을 비웃거나 비난한다.
대충 이 정도의 그림이 떠오른다.
정형돈이 대충 찍어서 150점 정도 나왔다면,
열심히 풀었는데도 그보다 못 나온 학생과 그 부모는 어떤 심정일까?
12년 동안 책상머리에 앉아 참고서와 씨름하고,
허리가 휘도록 사교육비를 쏟아 붇고 나서 시험 본 점수가
방송을 위해 한두 달 속성으로 공부하고 치른 시험 점수보다 낮게 나온다면?
방송 다음 날 어떤 뉴스가 나올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무한도전 제작진이 수능시험을 안 보기로 결정한 것에는 이런 점도 고려한 결과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 아이템을 살릴 방법은 없을까?
수능시험을 직접 치르고, 앞으로 치러야 할 10대부터 30대까지,
그리고 그것을 뒷바라지하며 간접적으로 겪었을 부모 세대까지
광범위한 시청층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매력적인 아이템을
그냥 버리기엔 너무 아깝지 않나?
그래서 방법을 생각해 봤다.
바로, 쩌리짱이 5수를 하는 것이다.
아무 동기나 이유도 없이 수능시험을 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4수 끝에 대학 진학에 실패한 정준하에게는
다시 수능 준비를 해도 될 만한 충분한 동기와 이유가 있다.
못 다 이룬 꿈을 위해 도전하는 것은 무한도전의 기획의도와도 맞고,
대학 가겠다고 수능시험 준비를 하는 것을 비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아이템을 살리려면, 벼농사 프로젝트처럼 장기 계획을 세워서 진행해야 한다.
당장 내년 초부터 정준하가 보습 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준하의 '꿈'을 이야기해야 하고,
책과 씨름하는 우리 '아이들'과 우리 시대의 '경쟁'이 지닌 의미를 보여줘야 한다.
중간에 다른 멤버들은 정준하를 응원하며 개인교사를 자청하기도 하고,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방법을 찾아 물심양면으로 조력할 수 있을 것이다.
스케줄이 빡빡한데 어느 틈에 학원을 다니고 어느 틈에 공부를 하냐며
현실적인 어려움과 비용 대비 효율을 얘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요새 쩌리짱 나오는 프로그램도 별로 없던데 이렇게만 만들면,
2주 내지 3주 정도는 단독샷을 질리게 받을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어느 프로그램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꿈'에 대한 도전을 보여줄 수 있다.
물론, 정준하 씨가 내켜하지 않으면 모두 무의미한 상상일 뿐이다.
하지만, 정준하가 4수까지 해서 진학하고자 했던 분야가 무엇이고,
무엇이 되고 싶었는지, 왜 4수에서 그만뒀는지 알고 싶은 사람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기왕이면, 중간에 그만둔 그 '꿈'에
다시한번 도전하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그 모습을 보고싶은 것이다.
수능시험을 치른 모든 수험생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부디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빈다.
(어제 올린 글을 판으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