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사랑은65

미처리200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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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부 : 베버리 힐즈]

 

이곳은 서울에 위치한 S대학의 이사장실

[이번에 '베버리'에서 있을 "국제 패션쇼 패스티발"에서 우리 학교의 자랑인 "사신"이 초청되었다니 얼마나 큰 기쁨이고 영광인지 모릅니다. 이에따라 저희 이사회에서는 모든 경비와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떴습니까?]

[감사합니다. 아낌없는 지원에 저희또한 매번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럼 시간과 장소는 추후 통지하기로 하고, 아직 휴식도 제대로 못한듯 하니 편히들 쉬도록 하세요]

[그럼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문을 나서자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던 이들은 기쁨에 몸서리치며 쾌재를 부르짓는다.

[각자 집으로 갔다가 이따 저녁에 뒷풀이 할까?]

환호하던 이들의 눈빛이 금새 반색하며 석이를 바라본다.

[지겹다. 자유시간좀 갖자]

[그래. 아직 시차 적응도 안된다. 좀 쉬자..말그대로...]

지수와 준영의 말에 석이는 풀이 죽는다.

[연락오면 문자 할테니까 그동안 각자 여독풀고 나중에 아지트에서 보자!]

[진짜 그러기야??]

[에이그~눈치 없기는...알았어! 그때보자!!]

[어? 왜..왜이래??]

준영이 석이를 반 강제로 데리고 돌아가며 태민을 향해 손을흔들어 인사한다.

지수도 태민과 재희에게 의미있는 웃음을 보내며 자리를 떠난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재희는 장난스런 웃음을 지으며 태민의 팔에 팔장을 끼고 입을 열었다.

[석이씬 아직두 모르나? 다들 눈치챈거 같은데]

[ㅋㅋ워낙 그런쪽엔 관심이 없는 녀석이니까]

[호호호..아참! 엄마가 보고싶대... 태민씬 어때?]

[그래? 이번 공연 끝나는 즉시 뵙기로 하자]

[좋아! 태민씨 오늘은 여기서 헤어져]

[뭐야? 다들 데이트하라고 비켜준건데...갈꺼야?]

토라진 태민의 볼에 입을 맞추고는 부끄러운듯 미소를 짓는 재희.

[미안~ 이따 전화할께!]

재희는 서둘러 택시를 잡아타며 다시 태민을 돌아보며 손을 흔든다.

태민은 그런 재희를 환하게 웃으며 바라보고 있다.

사랑스런 나의 연인....

태민의 발길은 황량하고 낡고 허름한 건물앞에 우뚝 멈춰서 있다.

고교시절 완성하지 못한 음악을 연주하던 장소...

그땐 음악이 좋았고 그들과 어울릴수 있는 공간이 소중했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빛만으로도 모든걸 알수 있었던 그때

[유...진....]

신음처럼 태민의 입속에서 새어나온 이름.

막상 내뱉어 보니 더욱 그 시간들이 그리워진다.

웃으며 장난하며 마냥 즐거웠던 그 시절의 그들...곧이어 태민은 3년전 그 악몽의 시간들을 지우려는듯 고개를 가볍게 흔들어 댔다.

3년전 갑작스런 유진의 잠적...

태식에게 애원하고 구치소에 수감된 사람을 만나 어떻게 된거냐고 목 놓아 울었던 날들...

아수라장이 되버린 그들의 공간...그리고 M.K...

모든 공연은 취소가 되었고, 맴버들 또한 그 긴시간동안 서로 부둥켜안고 울기만 할뿐...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유진의 생사조차도 알수없는 두려움의 시간.

미친듯이 찾아헤메던 그의 앞에 홀연히 나타난 재희

마치 유진이 영영 돌아오지 않을것처럼 그렇게 원망하며 울어대던 재희....

먹지도, 자지도 않고 그저 날이면 날마다 눈물로 범벅이 되어 살아가던 재희...

영영 끝날것 같지 않던 지옥의 시간들이...

3년이 흐르자 어느정도 지나가고 있었다.

측은지심이라 했던가....

서로 의지하며 격려하며 다독이며 그렇게 보내온 시간동안, 둘의 사이엔 작은 사랑이 싹튼것이다.

그것이 사랑인지...정인지....구분할 정도로 여유가 그들에겐 없었다.

그저 그 감정에 부둥켜안고 긴 아픔을 그만 정리하고 싶었는지도...

그리고 그들은 연인이 되었고, 지금까지 서로에게 충실하다.

M.K가 사라지고 태민은 또다시 음악에 열중했다.

그건 친구를 찾고자 하는 간절한 바램의 노래였다.

그 마음을 담아 곡을 만들고 음을 만들고 다시 노래를 부르고...

그래서 다시금 "사신"이란 동아리 그룹이 탄생했다.

지수와 준영의 편입, 그리고 석이의 1년재수뒤의 합체...그리고 재희...

1년동안은 미친듯이 떠돌며 노래했다.

행여 그들 만나지 않을까 기대하며...그러나 1년 6개월간의 공연은 그들이 가지고 있던 자금들을 모조리 탕진하게 했고...가난한 밴드의 모습이 되어 돌아왔다.

뜻밖의 횡재...대학가요제 출전과 입상...그것을 계기로 공중파를 타던 이들은 인터넷 파파라치에 의해 지난 시절 M.K의 전설의 주인공이란 타이틀이 기사화되면서 인기는 하늘로 급부상했다.

다행인지...불행인지...유진의 존재는 잊혀진채...

그래서 그들도 조금씩 지워내고 있었다.

조금씩 기억속에, 추억속에, 가둬두려고...그렇게 그를 지우려고....

[뭐하시요? 비켜요!! 위험하게...여긴 곧 철거될 건물이요. 벽이 얇아 언제 무너질지 모르니 저리 가시요!!]

어느 공사인부의 부름에 그제서야 다시 현실로 돌아온 태민은 마지막 눈길을 주곤 무거운 걸음을 옮겨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