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하다 #21

허하나2009.11.23
조회287
사랑을 말하다 #21

 

 

며칠전이었습니다.

길거리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던 두 사람.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지켜보던 남자가 문득 여자친구에게 물었죠.

 

- 참, 근데 너 왜 치마 안입어? 한번도 못 본것 같애. 진짜 그렇네.

 

근데 그 무심한 질문에 그녀는 좀 과하다 싶을만큼 단호히,

 

- 난 원래 치마 안입어. 절대로.

 

'절대로' 란 말에 남자가 이상해서 되물었겠죠?

 

- 왜? 왜 절대로 안입는데?

 

- 그냥, 그냥 안 입어. 입기 싫어. 불편해. 짜증나.

 

사건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남자 입장에선 일단 궁금했겠죠.

왜 치마를 그냥도 아니고 절대로 안 입는다는 건지.

그리고 기분도 좀 나빴겠죠?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질색을 하며 '절대로' 안 입는다니.

 

- 왜? 왜 안입는데? 아니 뭐 이유가 있을거 아니야.

다리에 흉터 있어? 흉터 있으면 어때? 뭐 굵어서 그래? 굵으면 어때?

그러지 말고 한번 입고 나와봐봐.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어? 어?

 

하지만 여자는 얼굴을 찡그린 채,

 

- 그만해. 싫어. 그만해. 아이, 그만하라니까.

 

사실 치마야 입어도 그만, 안 입어도 그만이겠지만

두 사람의 싸움은 이미 치마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 남자친구가 그렇게 보고 싶다는데 그것도 못해줘?

 

- 여자친구가 그렇게 싫다는데 꼭 입으라고 해야겠어?

 

- 알았어, 그럼 입지마.

 

- 안입어. 안 입는다니까.

 

어느새 감정싸움으로 번져버린거죠.

그 사건 이후 내내 서로 마음이 불편했던 두 사람이 오늘 처음으로 다시 만나는 자리

근데 전철역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자는 계단 올라오는 여자친구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 졌습니다.

여자친구가 치마를 입고 나타났거든요.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리로 향했고,

순간 그녀가 왜 치마를 입지 않겠다고 했는지 대번에 알 것도 같았습니다.

얼굴에 비해 상체에 비해 다리가 좀, 심하게 튼튼하다 싶은 그녀.

남자는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리고 맙니다.

 

일부러 더 뾰로통해 있는 그녀에게 다가가서는,

 

- 야, 진짜 이쁘다, 내가 예쁠줄 알았어.

그리고 너 다리보니까 내가 이제 안심이 된다.

나는 니가 맨날 어디가서 픽픽 쓰러질까봐 되게 겁났었거든.

이야, 우리 애인 최고다. 우리 애인 얼굴 예뻐, 다리 튼튼해, 완벽하다 완벽해.

 

그제야 못 이기는 척 배시시 웃어보이는 여자.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의 손을 잡고 마구 앞뒤로 흔들면서 그럽니다.

 

- 그리구 혹시...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너 고등학교 때 별명이 혹시 성수대교 아니었어? 아님 한남대교?

아, 그 교각이 유난히 튼튼한 다리가 뭐였더라?

엇, 아파. 나 때리지마. 아니야 아니야.

팔로는 때려도 되는데 다리로는 차지마.

아, 진짜 아퍼.

 

예쁜 것만 보여주는 사이보다는

미운점까지 놀려대는 사이가 더 오래 뜻뜻한 법이죠.

 

 

 

사랑을 말하다

 

사랑을 말하다 #21

 

-푸른밤,그리고성시경입니다<사랑을말하다>

 

일촌신청부분일촌공개 즐겨찾기퍼가요~♡

 

출저: 나나님의 싸2월드★`

 

http://www.cyworld.com/lovehana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