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2009.11.27
조회331

동물병원에서 일한건 5년째이구요 이제 이달 지나면 횟수로 6년이 됩니다

 

좋은 일도 많고 좋은 분들도 많았지만 오늘은 기분 나빴던 일만 적으려고요

 

여러 차례 오시던 강아지 미용하러 오시던 아주머니가 계세요

 

강아지가 사실은 조금 아주 예쁜 편은 아이인데

 

엄마가 미용 스타일이 아주 까다로우시고 하이톤 목소리에

 

늘 명령 조시고

 

예쁘게 안 깎으면 돈을 안 주겠다 이렇게 협박(^^) 을 하시곤 하셨어요

 

미용할 때 우리 병원 미용 실장님 소심해서 늘 긴장했지만

 

다행히 미용 경력 7년에 실력이 괜찮은 편인 실장님이라

 

아주머니가 만족하셨어요

 

근데 그 아주머니가 몇달전 코카 스파니엘 유기견을 한명 업동이로 들이셨어요

 

제가 이 일을 업으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저 역시 애견인의 한 사람으로

 

아주머니께서 참 큰일 하셨다 생각했고 한편으론  감사했지요~

 

근데 그 아이 귀랑 피부가 매우 안 좋더라구요

 

얼마나 떠돌아 다닌 지 알수 없어서 심장사상충에 감염 됐을 지도 모르고

 

또 예방접종 상태도 어떤 지 알 수 없고..

 

그래서 이것저것 검사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털도 너무 지저분 해서 싹 밀어야 할 것 같아서 미용도 하구요

 

검사비하고 치료비하고 한 20만원 정도 나오더라구요

 

근데 업동이 들이신게 감사해서 10만원은 제가 부담했어요

 

그리고 아주머니는 돌아가셨고

 

그 코카 스파니엘은 귀랑 피부 때문에 여러 차례 내원 해야 할 상태였기 때문에

 

몇일 후 다시 오셨는데

 

그 날 진료비가 3만원 정도 나왔어요

 

근데 할인 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 제가 가능한 한 이것저것 빼고

2만원에 해 드리려고

2만원이라고 말씀 드리니까 갑자기 아주머니 정색 하시면서

 

"난 이런 일 하는 사람들이 좀 여유를 가지고 했으면 좋겠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야지 돈만 벌려고.." (버럭. 버럭)

 

마치 저를 돈 만 밝히는 사람처럼.. ㅜ

저 진짜 억울 하더라구요

몇일 전 제가 대신 내 드린 10만원은요?? ㅜ.ㅠ

 

유기견 출신이지만 본인이 키우시려고 데려오셨으면 자기 강아지 아닌가요??

 

한번 유기견은 끝까지 유기견도 아니고

 

가족으로 들이셨으면 이제 치료하고 그러는 데는 돈을 들이셔야 하는 거잖아요

형편 진짜 어려우신 분도 아니고 고급 차 끌고

딱 보기에도 값비싼 옷에 핸드백 들고 오시면서 ㅠ

 

가끔 동물 병원 오시는 분 중에서 큰 착각 하시는 분들 있는 거 같아요

동물병원도 생계를 위한 업이라는 걸 잊으셔요

동물을 사랑 해야 하는 건 맞지만

동물병원 한다고 해서 무조건 적으로 사랑으로 모든 걸 다 책임질 수 만은 없거든요

봉사활동도 가기도 하고

또 어려운 형편이신 분한테는 수술비 치료비 안 받기도 해요

대학생 자녀 두명이다 근데 수술비 부담된다

이렇게 말씀 하시는 어머니 수술비 최대한 저렴하게도 해드리고

독거노인이신 할머니 강아지 공짜로 치료에 수술에 접종도 다 해드렸어요

(생색아니구요 ㅡ.ㅡ)

그냥 어차피 다른 거 다 마찬가지잖아요

식당하시는 분이라고 배고픈 사람 모두에게 밥 공짜로 줄 수 없는거고

사람 병원에서도 어려운 사람 무조건 공짜로는 못 해주잖아요

 

두서없게 써 버렸네요

 

 

그때 엄청엄청 화를 내고

몇달간 발길 끊으셨던 그 보호자님이.

내일 미용 예약 하셨더라구요 ^^ (맘에 드는 곳 못 찾으셨나봐요)

 

암튼 그래서 그때 생각이 나서 끄적여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