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장애인 아저씨..

무서웠어요2009.12.03
조회69,678

안녕하세요.

한달뒤면 스물다섯인ㅜㅜ 女입니다.

아.. 처음 써 보는 글이고 댓글도 한번 안 달아본 사람이라 긴장되네요..

 

어쨌든! 오늘 헤드라인을 보다가 갑자기 생각난 일이 있어서 적어봅니다.

그 헤드라인은 지하철의 이상한 장애인 아저씨? 였나? 제목이 그랬던거 같아요.

 

얼마전인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아마 3년? 4년? 쯤 집에 가는 저녁 지하철 안에서 있었던 일 같아요.

서울에서 일산까지 지하철로는 시간이 좀 걸리는 거리라

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mp3를 듣고 있었습니다.

(제가 음악을 크게 듣는걸 좋아하지 않아서

아주 적당한 소리의 크기로 음악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왼쪽에서 우당탕탕, 어쩌구저쩌구 요란스런 소리가 들리는겁니다.

그래서 이어폰을 빼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바닥엔 다리 한 쪽이 없는 장애인 아저씨가 넘어져 앉아있었고

그 아저씨를 향해서 한 남,녀가 무섭게 서 있는겁니다.

(커플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무슨일이지 하고 자세히 쳐다보니

여자분은 남자친구로 보이는 남자분에게 하지말라며 말리고있었고

장애인 아저씨는 바닥에 앉아서 나무로 된 목발을 남자에게 때릴듯이 휘두르며

욕을 퍼붓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격해진건지 남자분은 장애인 아저씨를 때리려는 상황까지 갔고

(때리지는 않았던걸로 기억됩니다..)

여자분이 남자친구를 끌어내려 그 커플은 다음역에서 바로 내렸습니다.

자세한 상황을 몰라 전 장애인 아저씨가 여자분에게 해코지를 했구나..

그래도 장애인한테 왜 저러지.. 라며 혼자 생각했습니다.

 

다시 지하철 문이 닫히고

장애인 아저씨가 일어서시려고 목발로 애를 쓰셨지만

역시 다리 하나가 없으셔선지 잘 일어서지 못하셨습니다.

주위엔 도와주는 사람도 없었고 간신히 일어서신 장애인 아저씨가

무섭게 제가 있는 쪽으로 걸어오시는겁니다!

저도 흠칫 놀라서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다시 고개를 숙이고 음악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눈으론 무슨 상황이었는지 보고 있었죠.

그 장애인 아저씨가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을 골라가며 돈을 달라고 하는겁니다.

여자분 위주로 해서요..

 

그런데 갑자기 제 바로 맞은편에 앉아있던 제 또래같아보인 여학생에게

목발을 무기삼아 여학생에게 휘두르며 욕을 하더니 때릴려고 하는겁니다!

돈을 달라고 했는데 안 주고 가만히 있었다는 이유로요..

그 아저씨는 끝까지 욕을 퍼부으며 문이 닫히려는데도 문 틈으로 목발을 쑤셔넣고

문이 열리더니 그렇게 내리셨습니다..

그 여학생은 놀랐는지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더니 울기 시작했습니다.

괜히 제가 다 안쓰럽고 미안해지더라구요..

 

그냥 제 추측이건데 그 장애인 아저씨, 갑자기 다리를 잃으셔서

세상에 못마땅해하며 사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그렇지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건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그 장애인 아저씨 지금은 뭐하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좋은 마음 가지고 사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