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hristmas Carol.《크리스마스 캐롤.》

손민홍200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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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롤. (A Christmas Carol 2009.)

 

로버트 저메키스 - 짐 캐리, 게리 올드만, 콜린 퍼스, 로빈 라이트 펜.

 

8.5

 

'폴라 익스프레스'때의 의외로 음울했던 기운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로버트 저메키스는 다시 한 번 필요 이상으로 진지했다.

 

3D고글을 쓰고 영화를 보면

감수해야 될 불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스크린이 전체적으로 어두워지는 느낌은 물론

(크리스마스 캐롤은 특히나 어두워 도통 보이질 않는다.)

나처럼 영화를 볼 때 안경을 쓰는 사람은

그에 더해진 고글의 무게 때문에

결코 가볍지 않은 스트레스가 러닝타임 내내 코뼈를 짓누른다.

집중을 할 수 없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봤다.

내가 사랑해 마지않은 짐캐리가

무려 1인 '다'역을 맡았고,

진보하는 기술에 대한 두려움 따위는

쌈싸먹은 듯한 로버트 저메키스의 신작이기도 하며,

이제 곧 개봉하는 'The' 아바타가

다른 모든 3D상영관을 잡아먹기 전에 얼른 봐야만 했다.

 

하지만 그다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지 않는

이 영화에 대해 굳이 끄적이자면

어느 영화 주간지의 칼럼에 인용된,

헐리웃 B급 무비의 거장 조지 A. 로메로의

1968년 작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스크루지와 그 외 몇몇 그다지 사랑스럽지 않은 캐릭터들의

좀비스러운 몸동작과 스산한 표정들은

(심지어 말리의 혼령이 등장했을 땐 나도 무서웠다.)

이 날 극장을 가득 메운 나름대로 아동복 모델들의 치기어린 관심을

앞좌석을 발로 차는 것으로 대신하게 만들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를 찾는 아이들의

잔뜩 겁먹은 울부짖음이 이해가 감이다.

 

과거 혼령의 심히 촛불스러운 무브먼트처럼

번뜩이는 순간도 있었지만

제목에서부터 풍겨오는 이 실망감의 향기를

어떻게 지워버려야 할지 모르겠다.

 

bb.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