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곰신에게 :)

윤다다2009.12.14
조회1,277

 

저는 현재 군대에 남자친구를 보낸 지 10개월정도 밖에 안된 곰신입니다.

 

저희 커플은 이제 만난지 15개월 정도 된 커플인데, 15개월 중, 10개월을 떨어져 보낸 그런 커플입니다.

오늘 이것저것 군대관련 판을 보면서 저에 대해서도 생각 해보다가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끄적이기 시작하네요. 

 

 

 

처음 남자친구가 군대에 갔을 때, 늘 함께 있던 남자친구가 갑자기 없어졌다는 생각에 참 많이 힘들었어요.

사람들이 이별하고 힘들다는 가장 큰 이유가 늘 무언가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졌다라는 공허함에서 온다잖아요.

저도 정말 처음에는 이별한 사람 처럼 막 굉장히 힘들어했었어요. 

 

그러다 자대배치 받고, 통화하고, 면회가고, 외박나오고, 휴가나오고.. 그러면서 괜찮아지더라구요.

처음 훈련소는 연락조차 하기 힘든 그런 두절된 곳이지만 자대는 그렇지는 않으니까요.

 

 

제가 곰신분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하나에요.

 

몇몇 곰신분들께서 군대간 남자친구 기다리면 본인이 먼저 버림받지 않을까..에 대해서 고민많이 하시더라구요.

특히 곧 군 입대를 앞둔 남자친구를 두신분들이요. (웃음)

 

솔직히 저도 처음 남자친구가 군대 갈 때, 고민 정말 많이 했었어요.

군대 가 있는 약 2년이라는 시간동안을 내가 과연 기다릴 수 있을지, 기다린 후에 내가 버림받진 않을까,

특히 남자친구랑 보냈던 시간에 친구들 만나다보면 다른 남자 만날 기회도 잦아지는 법이잖아요.

더 좋은 남자 만날 수도 있는데 내가 꼭 기다려야하는지가 참 많이 고민됐었어요.

 

 

제 남자친구도 다른 군화랑 별반 다를게 없어요.

근무시간과 자유시간 안 겹치면 전화하고, 만나면 군대얘기..

 

저도 여자인지라 솔직히 그런 얘기가 달갑게 느껴지진 않아요.

군대에 대해서 알아봤자 얼마나 안다고, 남자들끼리 있는 얘기 들어봤자 흥미가 생기진않으니까요.

정말 사회에 있는 저로써는 대수롭지 않은일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남자친구가 가끔은 이상해보이기도해요.

전화해서 나한테 하는 말이 겨우 이런얘기인가 싶을때도 있구요.

 

 

하지만요, 남자들 군대에서 정말 많이 힘들어요.

아무리 짧아졌다고는 해도 늘 반복되는 일상에 시간도 정말 안가는 것 같고,

남자끼리 있다보니 이야기거리도 늘 여자, 군대생활, 미래.. 이렇게 한정되어있구요.

또 맘대로 하고싶은 거 다할수 있는것도 아닌 그런 고립같지않은 고립생활이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추운 겨울에 밖에서는 멋부린다고 티한장에 바지하나, 외투하나 걸치고 나갔었는데..

더 춥다고 느껴져서인지 타이즈에 핫팩, 깔깔이까지 두둑히 챙겨입고 두세시간 찬바람 맞으며 있다는거..

별거 아니라고 말할지 몰라도 너무 힘들거에요.

 

군대가 작은 사회라고 할 만큼 계급에 대한 차이도 많이 느낄것이구요.

 

남자들은 그래도 난 남자니까.. 하면서 그런거 모두 이겨내요.

어차피 겪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요.

 

이럴 때, 의지하고 투정부리며 기댈 수 있는 건 여자친구일 뿐이에요.

 

사격 한 발 더 맞춰봤자 좋은 기록 얻고,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포상휴가 한 번이라도 더 받아서 여자친구 보고싶어하는 거,

근무 가라 서면서 편하게 할 수 있지만, 혹시라도 간부한테 걸려서 휴가 짤리면 여자친구 못 보니까..

괜히 불안해서면서 가라도 맘대로 못서고..

춥거나 덥고, 너무 힘들 때.. 담배 한 대 피우면서 여자친구 생각하고 사진보는거..

그게 정말 군인들이 군대에서 버티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여자분들 떨어져 있는 시간동안, 정말 남자만나고 어울릴 기회 많을거에요.

저도 남자친구가 있고 군대에 있는 거 알지만, 가끔은 아는 남자친구들이나 오빠들 만나서 어울리니까요.

 

하지만 전 늘 사람들을 만나면 말해요.

다른 남자든, 친구든, 회사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세상에 얼마나 좋은 남자가 많은지 아직 어려서 모를 수도 있지만, 지금 나한테 가장 좋은 내 사람은..

군대에 있다고..

나중에 그 사람 마음이 변하고, 내가 변해서.. 헤어질 수도 있지만, 지금은 이 사람밖에 안 보인다고..

늘 핸드폰 속 사진 보여주면서 자랑하고 남자친구 얘기만 늘어놔요.

 

중요한 건.. 본인의 행동일거에요.

두려움이 있는만큼.. 남자친구한테 조금만 더 신경써주세요.

 

 

군인... 군생활 짧아졌다, 편해졌다고는 해도 솔직히 너무 힘들어요.

여자분들 가끔 남자들이 여자도 군대가야한다고 하면 그럼 남자들도 생리하고 출산해라.

이렇게 말씀하시죠?

정말 신체적인 문제와 의무적인 행태는 조금 다르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저도 군대에 가라고 하면 반발하겠죠. 당연하게요.

 

제가 말씀드리려는 건.. 그냥 참 군인들 힘들다는 거에요.

 

 

저도 남자친구 군대에 가 있으면서 헤어지겠다는 생각, 딱 한 번 해봤었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다른 남자 때문은 아니었지만, 그 때 반대로 생각 해 봤어요.

 

내가 지금 힘들다고 남자친구 손을 놓아버리면, 과연 나중에 웃을 수 있을까?

지금 내가 힘든것보다 남자친구는 더 힘들지 않을까 하구요.

그랬더니, 남자친구한테 너무 미안하더라구요.

잠시나마 그렇게 생각했던 제가요.

 

 

사람들은 죽을 걸 알면서도 살아간다잖아요.

사랑도 마찬가지로 언젠간 헤어질 것을 알면서 사랑하는 것 같아요.

 

언젠간 군화랑 헤어질 때가 있겠지만, 적어도 후회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내가 저 사람은 정말 사랑했고, 저 사람한텐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그러니까 힘들어도, 생각이 많아도 한번만 믿고, 그 사랑 지켜주세요.

 

 

이제 전역까지 386일 남은 우리 보야!

매일 통화하면 틱틱대고 뭐라하는 철없는 여자친구 늘 이해해줘서 고맙고 미안해.

추운데 근무서고 들어와서 힘들텐데 전화 잊지 않고 해주는 것도 너무 고마워.

따뜻한 한마디 해주는 게 낯간지러워서 퉁명대는 거 이해해주는것도 고맙구요.

 

여태까지 잘 버텨온 만큼.. 이제 1년정도만 더 힘내요.

나도 너한테 화내고 그러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여자친구 될게.

 

오늘 못다 준 사랑 보다 내일 더 많이 사랑할게, 사랑해요♥

 

 

 

대한민국 모든 육군장병 곰신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