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뚫는 후배

주드2009.12.16
조회2,131

 

 

제 이야기가 아님을 알려드리면서...

(이래 봤자 다들 자기 얘기라고 생각 하시긴 하더라만... )

 

 

 

 

 

 

촌에서 살다가 도시로 이사온지 4년차가 된 저는

근처에 친구는 있었으나 고향 친구나, 선후배가 없었습니다

 

 

그러던중에 한해 밑 친한 후배가 제가 있는 지역으로

학교를 편입해서 오게 되었죠.

 

 

정말 너무나 반갑더군요!

그때부터 저는 짬이 나는대로 후배 자취방에 들려서

같이 맛있는것도 시켜먹고,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는 말동무가 되어줬습니다

 

 

그런데 같이 그렇게 자주 지내다보니

이놈의 후배놈은 치명적인 단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너- 무나

너어- 무나도 지저분 하다는거죠-_-!

 

 

여름날에 집을 놀러가면 온갖 옷과 양말, 수건, 쓰레기들이 방에 즐비하고

그것들이 뿜어내는 악취들... (..게다가 이 후배놈의 집은 반지하..)

 

 

햇빛이 해질녘쯤에 겨우 한 두시간 들어오는 이방에서는

도저히 환기조차 기대하기 힘들었습니다-_-윀..

 

 

치우라고 말을 해도 어차피 자기 혼자 사는 공간인데

제가 뭐라 해봐야 통하지도 않구요, 오죽하면 자주 놀러오던 사촌형도

그때 무렵부터 발길을 뚝......

 

 

그러던 어느날...

사건은 터졌습니다...

 

 

점심 무렵 어김없이 후배집에 들려서 라면을 끓여먹자고 요청을 하고

후배는 승낙하여 우리는 라면을 끓였습니다 (둘이서 4개...)

 

 

나  "야 라면 다 끓였다! 상 차리라!"

 

후배 "어~! 행님 여기다 라면 놔라"

 

나 "야이- 수박도적질아 상 꼬라지 뭐고?-_-"

 

후배 "왜? 어차피 먹으면 또 치워야 하는데 그냥 먹자!"

 

 

미친 후배놈... 네발짜리 상에는 여태껏

후배의 식사의 히스토리가 그대로 묻어나 있었습니다.....

닦으라고 해도 어차피 먹고 나면 또 닦아야 하는건데 그냥 먹자는 후배

 

 

태어나면 죽는건데 태어나지도 말지 드른년 하고 생각 했습니다 -_-

 

 

여튼 그러고 주위를 둘러보니 이건 뭐

미처 보지 못한 음식 쓰레기물들이 장난 아닌겁니다

 

 

과일 깎아먹고 버려진 껍데기들과 온갖 잔반들....

그 위로 한가로이 노니는 날파리들...'·… '

 

 

나 "아우 좀 치워라 이 종말아 어째 버릴건데?"

 

후배 "아 - 놔둬라 그거 다 버리는 방법있다!"

 

나 "뭔 방법이 있어!? 쓰레기 봉투나 사와서 버리라 빨리!"

 

후배 "아 있어봐 돈 아깝다이가! 다 방법이 있다니깐~"

 

 

 

방법.....

 

그거슨......미친.......방법........

 

 

갑자기 후배가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는게 아니겠습니까

 

 

뭐하는건지 잘 몰라서 그냥 멍하니 보다가

후배가 이렇게 하는 거라며 각종 음식 쓰레기물들을 변기에다 붓고 있더군요.......

참 별짓을 다한다 싶었지만 이쉐키 어떻게 하는가 보자며 있었지요

 

 

후배 "이리 하면 되는데 뭘 봉투를 사!!"

 

 

 

위엄있는 말투로 위풍당당하게 말하는 후배

그리고는 손잡이를 내려 물을 내렸습지요...

 

 

 

....네, 맞습니다

막혀버렸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닌지라

여러번의 농락을 당한 변기는 되려 쓰레기를 뱉고 있더군요

 

 

저는 똥 씹은 표정으로 -_- 어쩔거냐고 물었죠

 

 

후배 "아~~ 괜찮다 또 방법이 있다!!"

 

 

갑자기 어디선가 커다란 봉지와 테이프를 가지고 와서는

능숙한 솜씨로 변기를 틀어 막고는 테이프로 미친듯이 감더군요...

 

 

그러더니 입구(?)를 완전 봉한 그 변기에 붙은 커다란 봉지를

인공 호흡 하듯 두손으로 꾹꾹 눌러주더군요 막 눌르면 또 안된다며 -_-.....

 

 

결국 변기는 "웁! 웁!" 하는 소리와 함께 뚫려가는듯 했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뭔가 지금 이것은 너무나도 어색하고

...모순이 있는듯 보였습니다......

 

 

 

어이없는 후배의 행동과, 뭔가 모순이 있는듯한 이 광경을 자꾸만 멍하니 쳐다보다가

땀을 뻘뻘 흘리며 뿌듯하게 웃으며 인공호흡(?)하는 후배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저는 알아 내고야 말았습니다.....

 

 

후배에게 물었습니다..

 

 

나 "... 니 왜이렇게 하는건데?"

 

 

후배 "혼자 사는데 돈을 조금이라도 아끼야 될꺼 아이가?

   이래야 좀 아끼고 좋지!"

 

 

나 ".. 니.... 지금 눌리고 있는 봉투 봐바...."

 

 

후배 "... "

 

 

나 " ...... -_-"

 

 

 

 

후배 "...... 행님 내 바본갑다....."

 

 

 

 

 

 

 

 

 

 

 

 

 

변기에는 테이프로 미칠듯이 감겨있는 안쓰러운 쓰레기 봉투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50리터로 말입니다..... 겨우 음식 쓰레기는 5리터가 채 될까 말까 였는데 말이죠....

 

 

 

 

 

그 후로 후배는 자기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쓰레기 봉지가 아닌 다른 봉지로 저 짓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