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담배가게 아가씨

던힐2009.12.19
조회1,089

 저는 던힐 freeze를 피웁니다.

퇴근 후 집 앞에 편의점에 항상 담배를 사러 갑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알바를 하는데,

외모는 지극히 평범하여 어떠한 감정의 동요도 일으키게 하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 일이 서툴더군요.

예를 들어 앞의 손님의 계산을 정산을 하지 않고 던힐 바코드를 찍어

2500원 짜리 담배를 1만 7천원까지 확대재생산 하시는 능력을 보유하신 분입니다.

그러고도 저에게 '1만 7천원입니다.' 라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말씀하십니다.

더불어

제가 던힐 freeze를 달라고하면 항상 헤멥니다.

뭔지 모르는 것 같더군요.

그럼 제가 친절하게 케이스의 모양을 설명한 후 구입을 합니다.

이틀에 한 갑 사러 가니 갈 때마다 똑같은 설명을 한 후 담배를 구입니다.

보름을 이렇게 구입했으니 이제 부연 설명없이 구입이 가능할까 생각을 하지만,

역시나 부연설명 후 구입을 합니다.

멘트도 정해져 있습니다.

 

처음에는 '던힐 프리즈요'로 출발해서

이튿 날에는 '던힐 프리즈요 파란색입니다.'

다음 날에는 손가락으로 '저 담배요.'

이제는

'좌측 세번째 줄을 기준으로 해서 두번째에 위치한 연한 파란색 눈꽃배경의 담배요'

 

어제는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밤 늦은 시간 집 옥상에서 함박눈을 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마침 집 앞 편의점에서 항상 저에게 담배를 파시는 알바분이 퇴근을 하시더군요.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없이 그 알바생을 응시하고 있었는데,

한적한 골목을 혼자 걷는 그 분이 왠지 쓸쓸해보이기도 하고,

고생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약간의 연민의 감정이 솟아올랐습니다.

눈이 많이 내려 온 천지가 하얗고 가로등 불 켜져 '형설지공'의 환경이 만들어진

그 순간.....

 

 

 

 

외롭게 퇴근하시던 그 분은 가로등불 아래에서 담배를 꺼내 한 개피 입에 물고

길빵을 하시면서 퇴근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