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만에 병원에서 밝혀진 실체.

2009.12.23
조회114,307

 

일갔다왔더니 톡됐네요. 읽어주신 5만여분 쌩유.

내일도 출근하는데 참 거시기 합니다. 메리크리스마스,톡커님들.

 

대한민국육군화이팅.

 

http://cyworld.com/--728 << 귀염둥이싸이월드놀람

간단히 클릭만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23.9세 처자입니다. 23살도 몇일 안남았군요.

슬픔의 쓰나미가 심장을 쥐었다 놨다 나도 이제 20대 중반. 제길.

 

본론들어가죠. 이번 5월 말 경 있었던 일이지요.

저는 아빠가 B형, 엄마가 A형입니다. 나올수 있는 경우의 수는

꽤 여러가지가 되죠. ABO혈액형계산법따위 다 잊어버렸으니 양해말씀좀.

 

초등학교 입학당시, 혈액형검사를 하죠. 그때 그 의사분의 말씀은

"당신은 RH+A형이다" 였습니다. 아.. 아빠는 B형, 엄마는 A형인데

나는 엄마의 피를 받았구나. 초 간단하게 생각을 했죠.

 

그리고 시간이 흘러 중학교 피검사때, 또 "RH+A형입니다" 라고 분명히

소릴 들었고, 23년을 A형이라고 굳게 믿으며 살았습니다.

주변사람들이 혈액형을 물어보면 "RH+A형이다"라고 말했고,

주변사람들은 믿을수없다는 눈으로 쳐다보곤 했죠. 기본적인 A형의 성향과는

너무나도 다른 성향을 띄는 외계생물체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절대 A형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어" 라는 말과 함께.

 

그리고 제 동생이 혈액형검사를 했을때, 동생도 A형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우리집 여자들은 참 A형이 많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죠.

그냥 피가 뭐가 중요하냐. 그냥 먹고 사는데 지장만 없으면 되지. 이정도.

 

아빠는 B형이 섞이지 않은것에 조금 아쉬워하는것같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5월. 내장이 꼬여서 병원에 갈 일이 생겼죠. 의사양반께서

"피검사를 좀 해야겠으니, 아랫층가서 피 좀 뽑고오세요." 라시더군요.

전 정말 피뽑는게 너무 싫습니다. 검사를 위해서 뽑는건 알겠지만,

너무 많이 뽑고, 또 너무 아프고, 내 피가 너무 아깝습니다.

플라스틱통에 가득찰정도로 뽑힌 피를 보고, 뭔가 해야겠다고.

검사만을 위해 쓰기엔 너무 많이 뽑힌 것 같다고 생각했죠.

 

피를 뽑아줬던 간호사언니에게 "나 피를 너무 많이뽑은것같다."라고하자

"........네?" 라고 하며 표정이 썩어들어가시더군요. 무시했습니다.

간호사도 나의 23년동안 박힌 고정관념을 건드릴 수 없어요. 난 소중하니까.

"피를 너무 많이뽑은것같으니까, 나 혈액형 확인을 좀 해달라"고 했습니다.

 

남자친구가 옆에서 "넌 A형이 아니야. 여기서 반전이 나타날수도 있어."라고

겁을 주기 시작하더군요. 난 A형이라고 믿고 살았는데, 그럴순없다고 외치며

당당하게 피검사에 임했습니다. 액체를 떨어뜨리고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좀 원시적인 방법으로 피검사를 하더군요.

 

피검사를 하는동안 남자친구가 "반전이 나타날거야. 너 알고보니 AB형인거아냐?"

이랬는데 간호사 언니 曰. "여자친구분이 AB형이 맞으시네요"

 

.........................-_-

저한테 혈액형도 모르고 23년을 살았냐며 구박을 하시는데,

전 23년 동안 가지고 살아왔던 A형에 대한 자부심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AB형들한테 소심한싸이코라고 놀렸던게 후회되고, 23년만에

내얼굴에 침을 뱉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낙담하게되더군요.

 

 

방금 어마마마께 전화해서 "엄마, 내 혈액형이 뭐야?"라고 물었더니

우리엄마 당당하게 "A형이지!!! 넌 유치원에서도 A형이라고 했어!!"

.........유치원이면 20년정도 된 얘기잖아, 아줌마.. 내 혈액형도 모른다고

뭐라했더니 바쁘다고 끊으라네요. 시크하시긴.

 

 

내 어린날의 잘못된 피검사, 어떻게 했길래 나를 A형으로 만들어놓은건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아요. 생활기록부에도 분명히 RH+A라고 써있는데.

그냥 전 지금도 제가 AB형인게 믿기질 않아요. 마냥 A형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