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면접본 웃음밖에 안나오는 이야기

쿄쿄쿄2009.12.23
조회17,701

그냥 글 읽다가 예전에 면접본 회사가 떠올라 몇자 적습니다.

 

제 얘기 좀 하면... 그럭저럭 지방 4년제 전산과 나와서 운좋게 4학년 2학기에 취업했습죠......

나름 컨텐츠 분야에서 기획 운영으로 경력 쌓이다보니 이래저래 6년 차가 되어있더군요....

 

어째든... 작년 가을에 이직 좀 하려고 면접 좀 보러 다녔습니다.

연차도 있고, 일했던 회사들이 이름 좀 있다보니 그럭저럭 면접은 잘 들어옵디다...

그러다 한 회사에서 면접보러 오라더군요.

 

근데 면접보는데 참 웃음밖에 안나오는거 있죠....

 

우리 회사 업무는 거래처 특성상 주 6일 근무고, 토요일도 4시까지는 있어야 하며, 화,수,목은 일단 저녁9시까지는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뭐.. 그러마 했습니다... 사실...그 때 매일 야근하면서 죽도록 고생했는데 이정도는 껌이죠..

 

현재 전산관련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일 도와줄 사람 없으니 알아서 해야합니다. 고객사 홈페이지를 계속 개발 관리 해줘야 하고, 간단한 포토샵 작업은 직접 해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각 거래처에 설치된 업무용 프로그램이 오류가 많은데 그 개발 업체랑 추가 개발하는데 도와줘야 합니다.

->좀 뜨아 했지만 이전 자료들이 많고 어차피 개발은 업체가 한다길래 뭐 넘어갔습니다.

 

 관리 업무 외에도 관리하는 거래처에서 부르면 가서 해결 해줘야 할 일이 많습니다.

거래처는 대부분 컴맹이라 전화와서 가보면 스피커가 빠진 경우도 있고, 인터넷이 안된다며 봐줘야 할 수도 있고, 간단한 프로그램 하나 못 깔아서 깔아줘야 하는 경우도 있고, 심할 때는 포맺해주고 다시 세팅해줘야 합니다.

서울, 인천, 경기 여기저기 있으니 하루종일 외근일 때도 있습니다. 차량지원은 안되고요.

-> 이사람들 장난하나 싶더군요. 고객사 홈페이지 개발 관리에, 엄청난 잡무에 그것도 서울 경기 여기저기 뛰랍니다...그래서 어디까지 가나 그냥 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사람 뽑았는데 연봉 문제로 신입을 뽑았는데 대부분 업무가 버거워서 나가서 공백기가 너무 길어 당장 밀린일이 많아 서너달은 엄청 바쁠 껍니다.

그래서 조금 무리해도 OO씨 같은 경력자를 뽑아 해보려고 합니다. 혹시 업무가 맞지 않아 관두시더라도 일단 그동안 업무 정리와 자료 정리, 관련 문서와 파일 작업은 다 해주셨으면 합니다.

-> 어이가 없더군요.. 그거 다 해주려면 적어도 6개월은 걸리겠더라고요. 웃기더군요....

 

그리고 경력자를 뽑아 본 적이 없어서 연봉을 얼마나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말씀해주신것 보니 2천OO 이상 원하시는데 저희가 좀 버겁습니다. 어느정도 낮춰 주실 수 있나요?

-> 이제는 미쳤구나 싶더라고요.... 3년 이상 경력자 원하면서 주 6일에 3일 고정 야근에 교통비 지원 없는 외근에....그러고는 연봉은 깎아 달라니요...

어이가 없지만 더 들어볼까 해서.... 한 200 낮춰 말했습니다.

 

심각하게 말이 없더니....

저희가 생각한 연봉은 1700 정도거든요..... 합디다.......

 

더이상 어이가 없어서 서로 어색한 웃음만 흘리면 끝냈습니다.

 

제대로 미친듯한 회사더군요.... 저런 엄청난 업무에... 적어도 경력 3년 이상을 원하는데다가 포토샵, 일러스트, 웹프로그래밍까지 할 수 있고, 웹기획에 온라인 마케팅까지 하는 사람을 원하더군요......

저도 주요 기술이 웹 운영/기획이고, 일하다보니 포샵에 간단한 프로그래밍에 마케팅은 합니다만..... 저도 그냥 그런 실력인데..... 그돈 받고 일 안합니다.

 

이후에 그 회사는 사람을 뽑았는지 문을 닫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어이없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