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버스에 두고내린...

뭉치팬더2009.12.24
조회492

2009년 12월 23일 바로 어제였죠..

업무마감일이 임박한 관계로 살짝 야근을 하고
회사앞에서 술 한잔한 뒤
밤 12경 462번 버스를 탔습니다.


전 평소와 같이 이어폰을 꼽고 엄청 크게 노래를 들으며

게임을 즐기면서 집으로 향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앞을 잠깐 봤는데...

기사님이 완전 똥씹은 표정으로 제 쪽을 쳐다보고계신겁니다.

(참고로 전 기사님 바로 뒷자리였음)

 

그래서 "뭐지뭐지 ? 아이팟 소리 밖에까지 나나?"

아직 아이팟에 적응을 못해서 이어폰 꽂았는데도 밖으로 소리가 나는건가 ???

뭐 이런 생각이 들어서 한쪽 이어폰을 빼봤습니다.
그런데 제 아이팟은 너무나 조용히 이어폰을 통해서만 저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이어폰을 꽂고 노래듣다가
자꾸 신경쓰여서 다시 앞을 봤는데

기사님이 또 계속 제 쪽을 째려봤다가 앞에 봤다가

제 쪽을 째려봤다가 앞에 봤다가 하시는겁니다.

 

맥주 몇잔 마셨는데.. ㅠㅠ 술냄새가 많이 나나 ?

오만가지 생각을 다했습니다.

 

(혼자 생각하다가 괜히 기분이 매우 상했습니다)

아 씨 뭐야.. 왜 자꾸 저러시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어폰 한쪽을 다시 빼고 기사님 시선을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그런데 뒤에서 물흐르는소리와 함께 턱턱 소리가 나는겁니다.

"뭐지?" 하고 뒤를 돌아봤는데
제 바로 뒤에 앉은 여자분께서 토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신호가 걸리자마자 기사님께서 문을열고 나오셔서는

"아가씨 어쩌려고 그래 ? 혼자 타고 가는것도 아니고 사람들도 많은데 말이야" 하시더라구요.

 

뒤에 앉아계셨던 여자분께서는 그때 상황을 마무리하고 생수를 마시고 계셨더랬습니다.

갑자기 그 여자분 기사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벌떡 일어나더니

정말 시크하게 뚜벅뚜벅 앞문으로 걸어나가시더라구요.


일을 벌려놓고 자기자신은 엄청 시크하게...

 

그리곤 그냥 신경끄고 양재->성남 까지 오고 있었죠.

내릴때가 되어 일어서려고 버스 바닥을 내려다 보는순간
전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좌회전, 우회전, 브레이크등을 통해
그 여자분께서 두고내린 국물이(내용물은 무거워서 안움직인 것 같음)

거의 예술작품수준으로 (작품명이라면 "버스의 실핏줄" 정도가 좋을 것 같네요;)

버스전체에 마구 퍼져 있더라구요..

난생처음 그런 대단한 광경을 목격하고

제 신발로 그걸 밟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거미줄과 같은 버스의 실핏줄은

어느한곳 제 신발이 자신을 지려밟지 않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지 않더라구요..

하........

그렇게 내려서 기사님께서 청소하실 생각하니 또 좀 그렇더라구요..

 

어제 그 여자분께서도 고의로 그러신건 아닐거라 믿습니다.

앞으론 몸생각해서 술은 조금씩만 드시길 바래요.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이고

요근래 연말이라고 다들 술약속 많으실텐데..

무리한 음주는 자신의 건강도 해칠 뿐 아니라

여러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일이니

자제해서 드시길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