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거부할 수 없는 이야기, 영화 <브로큰 임브레이스>

Archimista2009.12.24
조회180

 

별점: ★★★★☆(8.0/10)

한마디 평: 관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영화

 

  영화 <브로큰 임브레이스>는 하루 전날 본 <줄리&줄리아>와 2시간 전에 본<솔로이스트>에 이어서 두달여만에 본 3번째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브로큰 임브레이스>를 보면서 <줄리&줄리아>와 <솔로이스트>순서에 이어 보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인터뷰에서 언급하였듯이 "이야기 흐름이 연결되지 않고, 캐릭터들의 변화가 심하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히 힘들다"는 말에 생각보다 머리아픈 영화겠구나 하고 관람한 결과 역시나 생각'만큼' 머리아픈 영화였다. 영화 내내 과거와 현재는 계속 교차되고 동일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이름은 과거와 현재가 다르며(그래서 영화정보에는 그들이 맡은 배역의 이름을 써놓지 않았다), 인물들의 캐릭터도 계속 변화하며 영화 속에 또 다른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존재한다. 정말로 관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사실, 계속 영화가 '골치아프다'는 말을 언급하였는데, 이는 생각'만큼'어렵다는 이야기이지, 어려워서 나중에 짜증내는 영화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님을 인식해주길 바란다. 그러니 혹시나 관심있었던 사람이라면 걱정하지 말고 관람하길 바란다.(곧 있으면 극장에서 내리니 얼른 보기를 바란다.)

  <브로큰 임브레이스>의 경우 씨네큐브 상영시간과 리뷰어의 시간이 맞지 않아 아쉽게도 아트하우스 모모를 찾아가서 보았다. 백두대간이 씨네큐브를 놓은 후로 씨네큐브와 모모사이에는 아무런 연관도 있지않아 씨네큐브 카드를 쓰지 못한다는(무려 모모에서 2편이나 연속으로 봤는데)사실이 너무나 아쉬웠다. <브로큰 임브레이스>의 경우 <솔로이스트>와 달리 오후 4시에 시작해서 그런지 대체로 많은 여성관객들이 찾아주었다. 요즘 영화관에는 왜 남성관객들이 없는지 의문이다(여자친구의 손에 끌려온 남성을 제외하고서).

 

  요번도 역시나 <줄리&줄리아>처럼 서론에서 너무나 많은 부분을 쓸데없는 이야기로 할애했으므로 본격적인 리뷰로 들어가기로 하자. 요번도 마찬가지로 줄거리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본 영화에서는 현재와 과거가 수없이 교차하지만, 그것을 줄거리로 그대로 쓰기에는 너무나 복잡하므로 크게 현재와 과거 두부분으로만 나누어서 줄거리를 소개하겠다. 결말 근처의 부분은 쓰지 않고서라도 지금까지 써온 영화 줄거리 중 아마 가장 길 것이다.

 

 

-현재-

영화 감독이자 작가이며 맹인인 해리 케인(과거에는 마테오)은 그를 옆에서 도와주는 매니저인 주디트와 그녀의 아들 디에고와 함께 작품활동을 한다. 어느날 신문을 통해 해리와 주디트는 어네스토라는 재벌이 죽은 것을 알게 되고 감정에 동요되는 모습을 보인다. 그로부터 몇일이 지난후 레이-X(과거에는 어네스토 마르텔 주니어)라는 청년이 찾아와 자신이 기획중인 스토리를 해리에게 들려주며 해리에게 영화로 만들자고 말한다. 하지만, 해리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매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단칼에 거절하고, 하지만 레이-X또한 곧 자신을 다시 찾게 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모습과 말을 남기며 돌아간다. 해리는 디에고를 시켜 예전 서랍을 뒤져 레이-X가 누구인지 기억해내고 그 이야기를 들은 주디트 또한 극한 불안감에 휩싸인다. 주디트가 출장을 간 사이 디에고는 기절하게 되고, 해리는 그를 도와준다. 디에고는 그동안 주디트와 해리가 항상 자신에게 과거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에 궁금해하며 해리를 통해 과거사를 듣게 된다.

-과거-

재벌 어네스토의 비서인 레나는 어느날 아버지가 위암에 걸려 위독하게 된 것을 알게되고, 어네스토에게 도움을 청하여 아버지를 수술시킨다. 그 이후 레나는 그녀를 욕망해오던 어네스토의 정부가 되고 그 둘은 같이 살게된다. 본래 꿈이 배우였던 레나는 영화감독 마테오가 새로운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어네스토의 아들인 어네스토 마르텔 주니어(이하 주니어)와 함께 그에게 오디션을 보러간다. 마테오는 레나에게 첫 눈에 반하게 되고, 그녀의 연기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다. 이 소식에 레나에게 집착하던 어네스토는 그 영화의 제작을 맡기로 하고 자신의 아들인 주니어를 시켜 메이킹 필름을 담당하도록 지시하며 매일 그 영상을 자신에게 보여달라고 한다. 영화가 진행되며 마테오와 레나는 본능적으로 서로에 끌려 열정적인 사랑을 하게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이킹 필름에 촬영되게 되고 어네스토에게 들키게 된다. 레나는 이를 알게 된 후 자신에게 집착하는 어네스토에게 떠나겠다고 말하지만, 어네스토는 그녀를 보내지 않는다. 레나와 마테오가 연인관계라는 사실은 그의 매니저이자 애인이였던 주디트도 알게되고 그들의 아들인 디에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밀애사실에 마음이 편치않다. 레나와 마테오는 영화촬영이 끝나자마자 어네스토에게서 벗어나 도망을 간다. 그들만의 밀월여행 중 어네스토는 그들의 영화를 최악의 컷만 뽑아 편집하여 개봉함으로써 그들에게 수치심을 안겨주고, 이를 안 마테오와 레나는 차를 타고 돌아오기로 결심한다. 늦은 밤 차를 타고 마드리드로 돌아가던 그들을 주니어는 미행을 하게되고, 마테오와 레나가 탄 차가 의문의 자동차에 의해 고의적인 교통 사고가 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데.. 

 

  내용이 워낙 복잡하고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보니, 후반부분의 상당수를 제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줄거리 양에 비해 절반이상 늘어났으니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관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그러나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이야기]

 

  앞서 <브로큰 임브레이스>는 관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영화라고 언급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점을 높게 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배려심이란 찾아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가지는 이야기의 매력때문이다. 위의 줄거리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아마 무엇인가를 생각했을 것이다. "이 영화, 막장 이야기 아니야?"라고. 물론, 현재 국내의 여러 드라마에서 다루고 있는 불륜이라는 소재를 <브로큰 임브레이스>에서는 한 두번도 아닌 3번이나 다루고 있으므로(어네스토->레나, 레나->마테오, 마테오->레나) 그들에게 이 영화는 '막장 이야기'가 아니야 라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옷도 같은 소재의 옷임에도 그것을 다루는 사람의 손에 따라 패션이 되거나 넝마가 되듯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같은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그것을 다루는 이에 따라 예술이 되거나 '쓰레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브로큰 임브레이스>의 경우 전자이다. 막장 드라마가 불륜을 "어떻게"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브로큰 임브레이스>는 "왜"그러한지에 대해 초점을 맞춘다. 즉, 영화는 '불륜'이 아닌 그들의 근원적인 욕망인 '사랑'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말에 누군가는 반박할 수 있다. 결국은 불륜을 사랑이라는 것으로 '미화'시키지 않냐고. 하지만,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영화는 그 어디에서도 그들의 사랑을 아름답고 미화시킬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그들의 불륜이 아닌 '사랑'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다만, 이들의 이러한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비극적으로 부숴지게 된다. 마치 영화의 제목인 브로큰 임브레이스 '부숴진 포옹'처럼. 위의 이미지중 왼쪽 상단의 사진을 보자. 레나와 마테오가 도망쳐나온후 서로를 껴안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지속 그들의 모습은 여느 연인들처럼 행복해보이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어딘가 불안해하는 모습의 그들인 것이다. 이들은 애초에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 속 곳곳에서 그들의 '부숴진' 사랑에 대한 모습은 드러나며, 그들의 맞추어질 수 없는 사랑을 맞추려는 모습도 존재한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그들의 사랑은 미화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비극적이고 숭고한 모습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그녀, 페넬로페 크루즈]

 

  사실, 페넬로페 크루즈를 정말 아름다운 배우라고 생각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올해 4월에 국내 개봉한 <Vicky Christina Barcelona>를 본 후에야 그녀가 정말 아름다운 배우일 뿐더러, 연기 또한 그녀의 아름다움 만큼이나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그때 영화에서 보여준 모습은 정말 놀라울 정도였으니까.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은 <브로큰 임브레이스>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스페인의 거장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와 그녀가 같이 작업하는 영화로는 요번이 네번째 작품이다. 그만큼 감독의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고, 그녀 또한 감독의 작품에 어떠한 이유도없이 하겠다는 후문이 있을정도로, 상호간에 큰 신뢰를 바탕으로 영화가 탄생한 것이다. 그만큼 영화 곳곳에서 그녀는 그 어느때보다 가장 아름답게 빛나며, 그녀의 연기는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사실, 어떠한 특정 배우를 칭찬하는 것은 '백문이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란 말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한다. 아무리 어떤 배우의 연기를 칭찬한다고해도 그것을 보지 않은 사람은 그것을 진실되게 수용할 수 없다. 즉, 리뷰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녀의 연기가 궁금하다면 실제로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보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곧이어, 뮤지컬 영화 <나인>에도 출연한다고 하니 그 영화에서도 그녀의 연기가 기대된다.

 

 

 

[마무리]

 

  모든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꼭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지는 않을 뿐더러 추천해 줄 수도 없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영화속 소재는 누군가에게는 특히 다분히 보수적인 한국 사회의 사람들에게 마냥 긍정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여질 소재는 아니기 때문이다. 리뷰어도 마찬가지로 다소 보수적인 가치관을 지니고 있었음으로 완벽히 객관적으로 영화를 수용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불륜'이라는 색안경을 벗어던지고 영화가 말하는 그들의 사랑의 모습 그 자체를 감상할 수만 있다면, 이 영화는 그 어느 누구에게보다도 그 사람에게 정말 잊지 못할 영화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p.s 이렇게 칭찬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평점이 10점이 아닌 8점인 이유는 이렇다. 우선, 관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너무나 복잡한 구성에서 -1, 모두가 이입될수 없다는 점에서 -1로 총 8점이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