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딸년?!!!

아우씨~2009.12.27
조회78

도와주세요 톡커님들..

다 늙으신 부모님께 마음이 착하게 먹어지질 않습니다

 

특히 엄마가 미치도록 짜증나 돌아버리겠습니다

외갓집.. 그 옛날에 식모(요새 파출부)를 둘이나 둘정도로 잘 살았다고 합니다

엄마 그야말로 손끝에 물한방울 안 묻히고 자랐구요

그래서 완전 세상물정 모르는 만년 공주에 소녀세요..

그런데 그런 분이 지지리도 가난한 울아빠를 만나서 만원짜리 옷한벌 바들바들 떨면서도 잘 못 사고 백화점은 구경도 못해본지 10년이 넘어간답니다

 

그니까 제 말의 요지인 즉슨, 생활력 하나 없고 생활고 하나 모르던 사람이

억척부리고 살려니까 되지도 않고 방법도 모르고..

완전 살림은 자포자기격으로 내팽개친지 오래라는 거죠

 

예를 들면 단적으로 이런 상황입니다..

우리엄마 조미료 한번 사면 유통기한 살펴서 버릴줄도 모르고

살뜰하고 깔끔하게 용기에 담는 법도 잘 모릅니다, 보관방법도 당근 모르시구요

정말이지 맨날 냉장고에서 음식이 썩어나가고..

제가 몇번이나 욕해가며 썩은 음식들 치우고 헹궈야 했는지 모릅니다

물론 지금은 제가 살필수도 있는 나이지만.. 더 어릴때부터 그랬어요

항상 집에는 3분요리나 넘치고..반찬은 이상하게 변색되어있고..

 

얼마전 이사를 했을때도 정말 울컥 터지고 말았습니다..

유통기한이 2년 5년 7년까지... 조미료등이 끈적끈적 말라붙어 나오는 거에요

제가 눈에 띄는 냉장고는 치우고도.. 나머지 박혀있던 살림들이 그렇더라구요

얼마전엔 유통기한 두달 지난 참기름으로 요리를 해서 나눠 먹곤.. 속이 거북했구요

엄마더러 내가 장볼시간 없으니 계란 좀 사놓으시라고 하면

냉장고에 있다고 살필요 없다고 하십니다

그냥 냉장고에 계란이 있으면.. 그게 얼마나 됐든 상관이 없는거에요

그 계란은 무려..2주나 지난 계란이었는데도요..

 

지금은 내가 욕하면서라도 해결보고 도울 수 있다지만..

갑자기 너무 서러웠습니다..울고 싶어질 정도로요

이사하면서 큰 스트레스를 받았나봐요

어릴때부터 단 한번도 김밥을 싸준적 없는 엄마가 생각이 나고

(항상 어딘가에서 사다주셨죠)

한번도 다른애들처럼 살뜰하게 우리엄마가 뭐 해주셨다고 자랑못해본 내가 왠지 슬펐습니다, 김밥한줄 못 싸시니 김장이야 꿈도 못꿔봤죠..( 그래서 저는 나중에 집에서 식구들이랑 오손도손 김장해먹는 게 꿈입니다.. 별게 다 꿈이죠 ㅎㅎ ^^a)

맨날 냉장고 열면 시무룩해지고..악취에 기분이 나빠져..

늘 포기하고 밥을 사먹거나 3분요리를 지겹도록 부어먹던 사춘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난 엄마가 무식한 사람이어도 좋으니..

다른 엄마들처럼 따뜻한 밥도 해주고..

반찬투정한다고 혼낼지언정..엄마표 요리하나정도 가르쳐주시고..

등짝을 자주 두들겨패는 억척스런 엄마라도 좋으니

엄마의 정성어린 도시락이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엄마랑 찜질방도 가보고.. 엄마랑 쇼핑도 가보고..

이게 이쁘다 저게 이쁘다 그게뭐냐 서로 정답게 타박도 하고

돈없는 아이쇼핑이어도 모녀지간이라 해볼 수 있는 그런것들이 해보고 싶었는데..

우리엄마는 어디서부터 잘못되고 뭐가 그리 소심해지셨는지..

 

딸내미랑 장한번 쇼핑한번 안가시고..

내 옷차림에 신경도 안써주시고

냉장고청소는 늘 썩어나도록 하시지 않고..

살림이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십니다

냄비한번 그릇한번 꺼내다 닦는 일도 없으시구요..

 

그런 엄마밑에서 큰 저여서 그런지

저도 매사에 여자로서 자신감이 없어요

멋도 잘 부릴 줄 모르구요..쇼핑은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요리도 낯설구요

참 뭔가 많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여자로서..

 

엄마가 계시지만.. 반쪽짜리 상징으로서의 엄마만 있는 거 같아요

항상.. 엄마라기보단 어쩔줄 모르는 아이둘이 서있는 느낌이었어요 엄마하고 나..

 

그래도 나중에 엄마처럼 되지 말아야지 싶어서

요리학원도 다닐 생각이고 부엌청소는 이제 자주 합니다

그래도 이 매번 허하고 짜증나는 느낌은..어찌 해소해야 할까요

 

애가 있고도 그렇게 살아오신 엄마가 바뀌실리는 없고

저라도 마음을 잘 먹어야 되는데..

이 울컥울컥 서러운 느낌대신 엄마를 사랑하고 보듬어줄 수 있는 저가 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도와주세요 톡커님들 ㅜ_ㅜ

 

그리구.. 이런 저.. 노력하면 엄마와 달리 사랑받는 여자가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