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에서의 하루

다단계ㅗ2009.12.28
조회528

음..일년하고도 반개월이더 넘어가네요.

19살 고3여름방학때

학교추천으로 대기업S전자로 취업을 나갔습니다.

다 고만고만하고 처지도 비슷한 친구들이 모두 모이는곳이죠.

그만큼 마음도 잘 통하는 친구들입니다.

딱 3년채우고 친구A와 같이 일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딱히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않고 일이너무 고되서 대학이나나오자- 하는마음에

그만두고 집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저보다 한 3개월정도 먼저 그만두었던 친구B가 있었거든요,

그 친구에게서 자기 취업했다면서 연락이 오더군요,

서울 C*홈쇼핑 계열 회사에서 사무직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너무 축하한다면서 나도 일 그만두었다고 얘기를햇습니다.

그랬더니 여기 자리나게되면 연락준다고 하더군요.(그사이 친구B는벌써 친구A와도

얘기를 해 둔 상태였습니다.)

 

며칠후(이렇게 금방자리가났을까요?;;) 자리가 났다며 연락이왔습니다.

그런데 먼저 친구A랑 얘기를 했었다며 A먼저 소개를해준다더군요;;

A가먼저갔습니다. 한 일주일지났을까요?  갑자기 친구A에게서 연락이왔습니다.

자기일 그만뒀다고..엄마가 너무 아파서 집에가봐야한다고,,,,

저는 그 말에 그 회사어떠냐고 이것저것 물었습니다.

딱 사무직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더 의심을 안가지게 되었습니다.

만약 다단계였다면 얘기해줬을테니까요,

 

그 다음날, 친구B에게서 연락이오더니 날더러 오라더군요;;;;;

(당연히 그전에 이력서는 친구A와함께 냈던 상태였습니다.)

전 아무의심없이 취업했다는 기쁨에, 그것도 공장일이 아닌, 사무직이라는 기쁨에

당장 짐싸들고 서울로향했습니다.

 

친구B와 만났습니다. 그때가 점심때라, B가 밥먹자고하더군요.

밥을먹고 근처 카페도 갔습니다. 거의 2시간을 밖에서 돌아다녔습니다.

이렇게 오래 밖에있어도 되냐고 묻자 B는 괜찮다며, 자기는 아직 그렇게 일이 많지

않다더군요,

그러면서 회사이야기를 하기시작합니다.

먼저 미안하다는 말부터 하더라구요, 그때말했던 그 회사가 아니라고,,,,;;

내가 말하기도 전에 먼저 선수를 칩디다.

그 C*홈쇼핑에 다니는게 자기꿈이라면서 그전에 다른곳에서 일하고있었는데, 그 사무직 팀장이 친구B를 이쁘게 봤다며, 다른 더 좋은 일자리 추천해줘갖고 그 쪽으로 일을 다시 옮기고 나한테 오라며 연락을 준거라고..

귀얇고 친한 친구얘기라 저는 믿었습니다.

여기까진 다단계 초기단계..

 

커피다 마시고 회사로 향합니다. 사람들정말 좋다면서 얘기합니다.

왜 전 바보같이 회사이름이뭐냐, 이런것들을 안물어봤을까요;;;

어느 3층짜리 허름한 건물앞에 섰습니다. 건물1층엔 식당, 2층엔 전당포와 회사가 마주함;;

얼핏보기에 간판이 많은 길쭉한 건물이라 그 건물로 얼른 들어가자는 친구와 함께

계단을 올랐습니다. 처음 낯선 곳이라 아무것도 눈에 익지 않던터라, 처음 기억은

검은양복의 아저씨들(일명 깍두기들, 잘생긴사람도 몇 있던데;;)

안으로 들어가자 무슨 피아노학원 온줄알았음;;

방이 왜그리많은지;;

사무직이라며? 컴퓨터 한 대 찾아볼 수 없는 수많은 방 안에는 책상달랑하나랑 의자 여러개............

 

날 구석방으로 데려가는 친구B......... 날 정말 환하게 반겨주는 여자팀장이라는사람..;;;

얘기 시작........ 첨에 1주간은 입문교육을 해야 한다면서 친구는 벌써 입문교육 다 했다고, 다른 친구들과함께 교육듣게 될꺼라며, 동의 하냐고,, 기숙사도 물론 있고,

교육기간동안은 공동체라며 규칙이몇가지있다며...... 여기사람들 엄청 성격 좋다며...

그러곤 쓸데없는 얘기들.............

잠시 후 우르르 들어오는 무리들........ 다 내 또래들같아 보이는 정말 시골에서 온 것 같은 애들도 보이고, 고등학교 막 졸업하고 왔다는 애들도 몇몇 있고,

또 잠시 후 남자 팀장이 왔습니다. 이 사람이 기숙사도 안내해 줄꺼고, 나와함께 회사소개 등 같이 다닐꺼라더군요. 감이오시나요? ㅠㅠ정말 착하게 생겼는데, 무서움 ㅠ감시하는 사람입니다..

 

기숙사로 향합니다.. 이게뭔가요... 기숙사,,주변은 전부 모텔들로 둘러싸여있고, 골목으로 들어가서 어느 모텔 뒤에 있는 허름한 건물1층입니다.

이 이후부터 깜놀할 일들만 생깁니다.

여러명이 함께 살꺼라 했습니다. 18평덜 되보이는 부엌이붙어있는 거실, 방2개, 화장실 1개(변기에 앉으면 무릎이 반대편 벽에 닿는 좁고 길쭉한 화장실;;).

여러명 이 몇 명일까요?

처음 남자 7명, 여자 5명 남짓 되보입니다. 잠자기전에 열댓명이 더 들어옵니다;;; 세보진않았지만 족히 스무명은 넘는 사람들;; 그 좁은곳에;;

저를 열렬히; 환영하던 그분들;;; 저녁먹을 준비가 한창이더군요.

반찬은 한 접시에 쪼금씩담더니, 밥은 산더미에; 국은 쪼금;;

무슨 기도같은걸 하더니, 옆에앉던 애가 저에게 "기도하고 반찬많이집어와"하더군요,

무슨소린지 몰랐습니다.

기도가 끝남과 동시에 저는 무슨 며칠 굶은 사람들과 함께하는줄 알았습니다.

순식간에 눈앞에 반찬들이 동나더군요;; 자기밥그릇으로 향하느라;;

그래도 처음이라고 양옆친구들이 제 반찬도 좀 챙겨주더군요;;;;;;;

암튼, 그 많은밥을 반찬없이 꾸역꾸역 먹느라 고생했습니다;;

 

나와 함께 다닐꺼라던 팀장이 밥을 먹더니, 여기는 공동체 생활이라며 핸드폰은 모두

바구니에 담아 한곳에 둔다고 합니다.(뭐 이런데가 다있나..)

이 때부터 이상한 낌새를 챘습니다. 당연 부모님한테서 연락이 오죠. 서울엔 잘 도착했나, 회사엔 잘 들어갔나.. 옆에 붙습니다..그 팀장놈(너무싫어서 ㅠ 놈이라하겠습니다 ㅠ).. 아빠한테서 전화왔는데, 옆에 붙어서 듣습니다.ㅠㅠ

회사에 대해선 입문교육 다받기 전까진 말하지 말라던 말에 또 낌새를 챘기에, 어떻게 이 사실을 전할수 있을까 전화 받으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교차했습니다.

눈물이 나려던 것도 꾹 참고,

일단 도착했다고, 근데아직 처음이라 잘 모르겠어 여기..말이 잘 안나와 바쁘다고 하고끊음과 동시에

눈물이 주륵 나더라구요 . 그 팀장놈도 내가 막 우니 달래주기 시작하는 겁니다;;

자기도 어렸을적 부터 부모님이랑 떨어져서 일하러 와서 그 맘 잘 안다고;;;;;;;;;;;;;;

울지 마라고;;;;;;;;;; 내 참, 저는 더 엉엉 울면서 걷기시작했습니다. 주변을 살피려구요.

버스정류장 위치도 익혀두고, 주변에 모텔뿐인 곳도 울면서 팀장놈은 날 달래면서, 그렇게 그 귀신같은 집(기숙사) 주변을 2바퀴 돌았습니다.

 

그러고선, 건물 앞에서 계속 울다가 귀신집에서 여자 둘이 나와 팀장놈이 그 여자들한테 나 잘 달래주라면서 자기 화장실 급하다고 안으로 들어가더군요. 기회입니다. 동생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엄마한테 나한테 절대전화하지말고 나 지금 이상한데 온 것 같다고 말해.'

보내고 보낸문자 삭제.. 통화기록삭제.. 잠금설정..

 

다시 들어가서 폰을 반납하고 여기서 나갈생각만했습니다.

새벽이 되어도 잠이 오질 않더군요.. 새벽엔 주변에서 신음소리만 들리고;;;

아침 8시.. 아침부터 엄마한테서 걸려오는 수십통의 전화..

 

아정말 울분이 터집니다. 그 친구가 정말 원망스러웠습니다.

입문교육받으러 간 회사.

회사를 익혔습니다. 1층 식당,2층 전당포 , 회사..회사 간판은 어디있는걸까요? 회사안에 딱 들어서면 옆에 정수기가 있었습니다. 그 옆으로 보이는 에이포용지보다도 더 작은 간판..........푸***............

 

입문교육.. 좀 더 넓은 방에 칠판하나에 의자여러개..

자리 한개 났다며.. 그래서 나 소개해 줬자나.. 그런데 신입사원들로 꽉찬 방...

'네트워크 마케팅' 들어보셨나요? 다단계다녀온 분들은 아시죠?

여차 강조합니다. 그러더니 화장품 셋트 하나 들고오더니,

"이걸 여러분에게 팔라고할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네트워크 마케팅입니다."

ㅡㅡ..... 네트워크마케팅 만 수십번듣고 안되겠다 싶어서 방을 나왔습니다.

친구B랑 그 팀장놈..문앞에서 여러명과 수다중..

나오는 날 발견하고는 왜 나왔냐며..

 

건물밖으로 나갔습니다. 나 집에갈꺼라고.. 팀장놈.. 날 붙잡더니 왜그러냐고..얘기좀하자고..

더이상 할말없고 집에 가겠다고 울었습니다.. 갈때 가더라도 서류정리할꺼 있다며 일단안으로 들어가자고.. 들어가서 여자팀장이라는 사람과 얘기하면서 날 달래더군요..

계속 집에 가겠다고 울었습니다. 얼마후, 팀장보다 더 높은사람이라며 한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그 생김새..지금도 기억이납니다. ㅠ 얍삽하게 생긴 그 높은사람이라는 인간.. 예절을 따져 들더군요.. 제가 앉아서 울자, 인사안하냐면서, 높은사람에게 그렇게 하는게 예의라고 배웠냐면서.. 인사하라고;;

참.......... 아오 다시 생각하니 정말 열받습니다 ㅠ

저는 그사람이 무슨얘길하든 계속 울기만 했습니다. 그사람이 말하던 말중 하나가 생각나네요. "제가 지금 **씨 집에 못 가게 가두고 패기라도 하겠습니까? 왜 그리 웁니까?" 이말을 왜하는걸까요;; 더 무서워서 더 엉엉울었습니다 ㅠ

한 한시간가량을 그랬을까요.. 맘대로 하라더군요.. 그래서 다시 건물을 나와버렸습니다..

 

무작정 막 걸었습니다. 팀장놈이 따라오더니, 이렇게 그냥가면어떻하냐고..

내참, 계속 걸었습니다. 기숙사에 있는 짐이고뭐고, 집에가려고 도망가듯 빨리걸었습니다. 팀장놈, 폰을 만지작 하더니 그 높은새끼가 막 뛰어오더군요.

정말 그 순간 무서웠습니다. 절 죽일것만 같더군요;왜뛰어와;;;

오더니 기숙사가서 짐 싸가지고 가라더군요.. 그러더니 옆에있던 친구B에게도 너도집에가라면서, 너딴새끼들 필요없다고,가라고...정말 무서웠습니다..

 

그 팀장놈은 끝까지 붙어있더군요;; 그사이 틈틈이 엄마와 통화도 했습니다. 엄마는 일도 뿌리치고 문자받자마자 서울로 왔더라구요 ㅠㅠ

엄마한테 정확한 위치를 몰라서 터미널에서 기다리라고하고는, 나 나왔다고, 곧 간다고

하고 그 팀장놈과 친구B와 기숙사로 다시갔습니다. 가는내내 입 꾹 다물고 아무말도 안했습니다. 짐싸서 나오는데, 팀장놈이 입문교육도중 나가는 사람은 뭘 쓰고 직인까지찍어야 한다며;;;;;;;;;;; 종이를 내밀더라구요;;

거기엔 규칙이 3가지 적혀있었는데 지금 생각나는건 나가서 절대 신고하지않는다, 나가서 절대 주변사람들에게 회사를 누설하지 않는다, 등 이였습니다. 그러고는 저는 이 사항들을 꼭 지키겠습니다.라는 글과함께 직인.........;;

 

정말 무서웠습니다... 기숙사를 나와서 친구B는 신경도 쓰지않고 버스타고 갔습니다..

친구B도 알아서 갔겠죠.. 정말 원망스러웠습니다..나중에 알고보니 그 친구가 사무직을 하다가 중간에 다단계에 빠진 것이었습니다..

오만가지 생각과함께 처음엔 친구A도 괘씸했습니다.. 나중에 오해가 생겨 친구 A와는 풀었고, 아직도 친구B와는 연락도 안하고있습니다..

 

엄마도 그 문자보고나서 오만가지 생각에 잠도못자고 새벽같이 서울로왔다고 합니다 ㅠ 잘 눈치챘다고.. 다행이라고 ㅠ 다신 그 친구 만나지말라고...

그후 알게된 하나는, 엄마가 새벽부터 수십통의 전화를 했을때, 한 번 친구B가받더니,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지금 아침회의중이라 받을수 없습니다.나중에 다시연락하세요"하고 끊었다더군요;;;;;;;; 정말;;;;;;;;;; 다신 안 볼 친구입니다..

 

며칠 후 서울에서 걸려온 한 통의전화.. 받았더니 대뜸, "다른사람한테 말하지 말라고 분명 했을텐데요, **씨,**씨 에게 무슨얘길 하신겁니까?" 이러는겁니다..순간 가슴이 쿵 했습니다. 어떻게 알지? 통화내용들을 다 듣는걸까요?  다른 친구에게 말하면서 같이있는 친구와도함께 통화하면서 다단계얘길 했었거든요..

저도 막 소리쳤습니다. 그렇게 겁나냐고.. 내가 너네회사 떠벌릴까바그렇게겁나냐고.. 막 욕을하고 끊어버렸습니다. 손이 후들후들 떨리더라구요..

당장 집앞에 있는 핸드폰가게로 가서 번호를 바꿨습니다. 거기직원분들이 무슨일 있냐고, 왜이렇게 손도 떠시고 안색이 안좋으시냐고..

그래서 무서운 일을 좀 당했다고, 번호빨리바꿔달라고 했죠...

 

정말 이세상 믿을사람 하나 없습니다.. 그후로 저도 다른분들과마찬가지로 심한 우울증이랑 대인기피증때문에 엄청 고생했습니다 ㅠ

아직도 그때일 생각하면 손발이 후들거리네요 ㅠ 다단계..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