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문득 부끄러워 지는 것은눈이 쌓여 세상이 하얗게 변해서 만은 아니다. 세상이 나를 지치게 할 때마다세상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발버둥 쳐온 나는쇳바람 한줄기에도 가슴이 시리다. 저 하얀 눈위에 누워 生을 조금이라도 닦아낼 수 있다면. 추운손 호호 불어가며열리지 않는 문을 두드려보지만, 쿵쿵쿵 돌아오는 성에낀 메아리에가슴속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낄 뿐이다. 어제 웃음으로 마주본 너의 얼굴이 오늘 서글픔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수염이 가뭇해진 이제서야좀 알 것만 같다. 내가 외친 함성보다 돌아오는 메아리는 작기 마련이거늘 나보다 더 크게 내 이름을 불러줄 누군가가 있어주기를 있어주기를흰 입김 내뿜으며 속삭인다. 아득한 새벽 종소리 저렇게 검은 하늘에서도이렇게 하이얀 눈이 내릴 수 있구나 눈이 내린다. 삶이 문득 부끄러워 지는 것은눈이 쌓여 세상이 하얗게 변했기 때문이다. 2009. 12. 28Doo
눈 오는 날
삶이 문득 부끄러워 지는 것은
눈이 쌓여 세상이 하얗게 변해서 만은 아니다.
세상이 나를 지치게 할 때마다
세상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발버둥 쳐온 나는
쇳바람 한줄기에도 가슴이 시리다.
저 하얀 눈위에 누워
生을 조금이라도 닦아낼 수 있다면.
추운손 호호 불어가며
열리지 않는 문을 두드려보지만,
쿵쿵쿵 돌아오는 성에낀 메아리에
가슴속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낄 뿐이다.
어제 웃음으로 마주본 너의 얼굴이
오늘 서글픔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수염이 가뭇해진 이제서야
좀 알 것만 같다.
내가 외친 함성보다
돌아오는 메아리는 작기 마련이거늘
나보다 더 크게 내 이름을 불러줄
누군가가 있어주기를 있어주기를
흰 입김 내뿜으며 속삭인다.
아득한 새벽 종소리
저렇게 검은 하늘에서도
이렇게 하이얀 눈이 내릴 수 있구나
눈이 내린다.
삶이 문득 부끄러워 지는 것은
눈이 쌓여 세상이 하얗게 변했기 때문이다.
2009. 12. 28
Doo